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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신연희 구의회 출석 전날…직원들 ‘자화자찬 댓글’ 쏟아냈다

신연희 구의회 출석 전날…직원들 ‘자화자찬 댓글’ 쏟아냈다
‘시민의식선진화팀’ 팀장 등 일과시간에 수십개 ‘댓글질’
박원순 시장 겨냥 “비열한 정치꾼” “깡패 같은 행정” 비난
댓글 배포 막은 의장 “검정머리에 새치 뽑듯 유리한 것만…”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5-12-09 06:00:31ㅣ수정 : 2015-12-09 13:43:25


강남구청 ‘댓글부대’로 지목된 시민의식선진화팀 팀원들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10월 15일 구의회에 출석하기 하루 전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각종 현안 기사에 댓글 폭탄을 퍼부었다.

네이버에 달린 수십 개 댓글 중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열한 정치꾼”으로 비하하고 시정 운영을 “깡패 같은 행정”이라고 헐뜯은 대목도 있다. 댓글은 대부분 근무시간에 작성됐다.

팀원 김 모 씨(7급)는 신 구청장이 구의회에 출석하면서 “여론 왜곡이 심하다”며 들고나온 연합뉴스 기사에 댓글을 직접 달았다. 김 씨는 오전 11시 43분 아이디 ‘kij6****’로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 “내년 총선 출마 안 한다”’ 기사에 “구청장이 구민들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책무. 특히나 서울시가 이렇게 깡패 같은 행정을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구청장 자격이 없는 거지. 서울시는 이걸 언론플레이로 마녀 사냥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대화에 나서라”고 썼다.

▲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10월 15일 강남구의회에 출석해 자신의 ‘강남특별자치구’ 발언 기사에 댓글이 24개 달렸다고 밝히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김 씨는 그 8분 전에도 다른 기사에 “이렇게까지 해도 서울시장은 강남구를 끝까지 외면할 것인지. (중략) ‘나는 잘못 없소, 모든 잘못은 강남구청장이 하고 있소’라고 언론플레이만 하면 장땡인가? 서울시장이 아니라, 과거의 치졸하고 비열한 정치꾼이 부활한 모습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당시는 신 구청장이 박 시장을 향해 “이럴 바에는 차라리 강남특별자치구 설치를 중앙에 건의해 아예 강남구를 서울시에서 추방시킬 용의가 없으십니까?”라고 공개 질의해 여론이 악화했던 때다. 이를 의식한 듯 댓글은 신 구청장의 내년 총선 불출마 소식과 함께 특별자치구 발언이 나온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데 집중됐다.

팀장 이 모 씨(6급)는 오전 11시 42분 아이디 ‘jw28****’로 “강남특별자치구 건의는 강남구청장의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주장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가발전을 위한 표현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다…”라고 썼다. 11시 56분에는 “서울시장도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여 서울시장 공약사업인 서울시 소유의 종합운동장에 공공기여금 사용이 국가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믿을 수 있게…”라며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를 촉구했다.

댓글 곳곳에서 서울시의 ‘여론몰이’를 언급한 대목도 눈에 띈다. 김 씨는 오전 11시 47분 “구청장은 당연히 구민들을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 서울시는 언론플레이를 통한 마녀사냥을 당장 중지하고,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대화에 나서라”고 적었다.

▲ 그림을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은 점심시간을 전후한 업무시간에 주로 달렸다. 10월 14일은 다음 날 신 구청장의 구의회 출석을 예상한 듯 심야까지도 댓글이 많이 달렸다.

이튿날인 10월 15일 신 구청장은 새누리당 소속 김명옥 구의장 반대로 댓글 자료를 배포하지 못했다. 신 구청장이 “연합뉴스에 24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라면서 배포를 강행하자 김 구의장이 이를 막았고 두 사람은 “자중하십시오”, “똑바로 하십시오”라고 공박을 벌였다. 끝에 김 구의장이 “지금 저는 내용을 봤습니다. 지금 수천 개 댓글에서 검정 머리에서 새치 뽑듯이 유리한 그것만 지금…”이라고 질타하면서 회의는 마무리됐다.



출처  [단독] [강남구청 ‘댓글부대’] 신연희 구의회 출석 전날…직원들 ‘자화자찬 댓글’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