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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한일 ‘위안부’ 협상, 국민 바람 철저히 배신한 담합”

정대협 “한일 ‘위안부’ 협상, 국민 바람 철저히 배신한 담합”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2-28 19:15:25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8일 서울 마포구 정대협 사무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의철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과 관련해 “피해자들과 국민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대협은 협상 내용 발표 직후 입장을 내 “일본 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군 ‘위안부’ 범죄가 일본 정부와 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범죄라는 점은 이번 합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대협은 “일본 정부가 범죄의 주체라는 사실과 군 ‘위안부’ 범죄의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않았고, 아베 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내각 총리로서 직접 사과해야 함에도 대독에 그쳤다. 사과의 대상도 너무 모호하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으나, ‘강제성’을 인정하는 대신 ‘관여 하에’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다.

정대협은 또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을 확인하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과 비판을 자제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되를 받고자 말로 줘버린 굴욕적 외교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피해자 지원재단 설립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범죄의 가해자로서 책임 인정과 배상 등 후속조치를 적극 이행해야 함에도 재단 설립으로 그 의무를 슬그머니 피해국 정부에 떠넘기고 손을 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 소녀상 이전 문제를 관련 단체와 협의한다는 한국 정부 발표에 대해서는 “평화비는 1천번이 넘는 수요시위의 정신을 기리는 산 역사의 상징물이자 공공의 재산”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대협은 끝으로 “피해자와 시민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번 합의를 두고 정부가 ‘최종 해결’ 확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광복 70년의 마지막 며칠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피해자들을 다시 한 번 고통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 측도 양국 협상 타결 내용을 비판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할머니들은 돈을 요구한 게 아니라 법적인 책임을 지라고 한 것인데, 한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협상 타결은 피해 할머니들을 생각하지 않은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는 “배상과 사죄는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한국 정부에 섭섭하다”면서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두가 죽어도 반드시 해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정대협 “한일 ‘위안부’ 협상, 국민 바람 철저히 배신한 담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