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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에 새긴 신영복 교수의 마지막 선물

소녀상에 새긴 신영복 교수의 마지막 선물
여고생이 세운 ‘위안부’ 소녀상에 생애 마지막 작품일 수도….
[민중의소리] 오민애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1-16 13:11:26


▲ 고등학생들이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새겨진 고 신영복 교수의 글씨. 신 교수는 투병중 직접 글씨를 써서 보내왔고, 현재 평화의 소녀상 옆에 새져겨 있다. ⓒ제공:성환철 교사


“아이들이 뜻깊은 일을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겠나”

고 신영복 교수가 투병 중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고등학생이 함께 세우는 평화비’에 직접 글을 새긴 사연이 전해지면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이화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만들어졌다. ‘위안부’ 문제를 함께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1년여의 시간 동안 이화여고를 중심으로 53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나비 모양 배지를 팔아 기금을 마련,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었고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인 11월 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앞에 소녀상을 세웠다. (▶ ‘소녀 나비’들이 지켜낸 ‘위안부’ 할머니의 소망)

고 신영복 교수는 투병 중 ‘고등학생이 함께 세우는 평화비’의 글을 직접 만들어주었다. 이화여고 성환철 교사는 “지난해 6월경 소녀상 제작을 준비하면서, 뜻있는 분이 평화비를 새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성공회대 홈페이지 이메일 주소를 찾아서 연락을 드리게 됐다”면서 “투병 중이신걸 몰랐는데, 메일을 보시고 ‘아이들이 뜻있는걸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평화비 문구를 직접 써주셨다”고 전했다.

▲ 고등학생들이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새겨진 고 신영복 교수의 글씨. 신 교수는 투병중 직접 글씨를 써서 보내왔고, 현재 평화의 소녀상 옆에 그대로 새져겨 있다. ⓒ제공:성환철 교사


▲ 고등학생이 함께 만드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지난 11월 3일 오후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서 열렸다. ⓒ민중의소리


신 교수는 어떤 게 좋을지 모르겠다며 평화비에 새길 문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장을 써서 보내왔다. 당시 신 교수는 투병 중 직접 연락을 하거나 나오기 어려워 동료 교수를 통해 글씨를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고등학생들이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는 소식에 손수 글씨를 써서 보내온 것이다.

성 교사는 고인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안타까움을 전했다.

“소녀상 제작이 아직 준비 단계였고 투병 중이신걸 알지 못한 채 드린 부탁이었는데 흔쾌히 들어주셨어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니 잘 진행되면 연락을 꼭 달라고도 하시고요. 제막식에 참석하지는 못하셨지만 많이 반가워하셨을텐데...”

생애 마지막 작품이었을지 모를 고인의 글씨는 오늘도 평화의 소녀상 옆을 지키고 있다.

▲ 고등학생들이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새겨진 고 신영복 교수의 글씨. 신 교수는 투병중 직접 글씨를 써서 보내왔고, 현재 평화의 소녀상 옆에 그대로 새져겨 있다. ⓒ제공:성환철 교사



출처  여고생이 세운 ‘위안부’ 소녀상에 새긴 신영복 교수의 마지막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