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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폭행 주민의 갑질, 목격자들 “제 정신 아니었다”

경비원 폭행 주민의 갑질, 목격자들 “제 정신 아니었다”
[민중의소리] 지형원 기자 | 발행 : 2016-07-04 08:51:53 | 수정 : 2016-07-04 08:51:53


▲ 경비원 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차량 진입소. ⓒ민중의소리


“당신들 뭐야, 나 입주자야!”

지난달 24일 오후 3시, 한 유명 브랜드 아파트의 차량 진입구에선 입주민 이모(66)씨가 50대 경비에게 침을 뱉고 얼굴을 수차례 가격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가해자를 말려봤지만 이씨는 “당신들 뭐야, 나 입주자야!”라는 말과 함께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사건의 발단은 ‘입주자 전용’ 출입 게이트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날 경비원 김모(58)씨는 내부 방침에 따라 외부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오후 3시쯤 아파트 진입로에는 외부 승용차 한 대가 접근했고 김모씨는 운전자에게 돌아갈 것을 부탁했다. 이후 뒤쪽에 따라붙은 입주자 차량에도 ‘앞차가 돌아나갈 수 있게 뒤로 물러서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입주자는 차를 뒤로 빼지 않고 버텼고 이 과정에서 후진하던 앞 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양쪽 운전자는 차량에서 내린 뒤 각자의 차량을 살폈다. 그러다 잠시 뒤 입주자인 이모씨가 경비원 김모씨를 향해 돌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모씨는 경비원 김모씨에게 “니 책임이다!”라며 윽박질렀고 폭행할 기세로 다그쳤다. 당황한 김모씨는 경비 초소 안으로 몸을 숨겼지만 이모씨는 끝까지 따라와 안경을 착용한 경비원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모씨는 폭행을 하면서도 경비원의 얼굴에 수차례 침을 뱉었다.

어린아이의 귀가를 기다리던 젊은 여성들은 이모씨를 뜯어말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모씨는 “당신들 뭐야, 나 입주자야!”라며 버럭 화를 냈고, 주민들은 “우리도 입주자에요”라고 받아쳤다. 접촉사고를 낸 외부차량 주인까지도 이 씨를 말렸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아파트 진입로에는 5~6대의 차량이 밀렸고, 욕설 섞인 고성이 아파트 가득 채웠다.


폭행 당사자 “흥분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폭행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이씨의 행동을 “술에 취한 듯 제정신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씨의 횡포는 주민 신고로 도착한 경찰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사건이 종료된 뒤 경비원 김모씨는 육체적 부상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가를 냈다. 젊은 시절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개인 사정으로 경비 일을 하게 된 김모씨였다. 신원 공개를 거부한 한 목격자는 “김모씨를 포함한 모든 경비원은 항상 친절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폭행을 당한 김모씨는 5일 뒤 서대문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인 이모씨는 CCTV에 찍힌 내용은 전반적으로 인정하지만 세부적인 행동들은 “흥분해서 잘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진술했다. 가해자 이모씨는 무직으로 확인됐다.

폭행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사건 당일부터 입주자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가해자 이모씨를 “고소해야 한다, 처벌해야 한다”라는 글들이 쏟아졌다.

현재 경찰은 가해자 이모씨와 피해자 김모씨를 불러내 조사를 마쳤으며 이후 현장 목격자를 중심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입주자커뮤니티에 따르면 사건발생 바로 다음날에도 택시에 탑승한 입주자가 다른 경비원에게 심한 욕설은 한 것으로 확인됐다.

▲ 경비원 폭행 사건을 목격한 입주자가 작성한 게시글. ⓒ민중의소리


▲ 경비원 폭행 소식에 분노하는 입주자들의 댓글. ⓒ민중의소리




출처  경비원 폭행 주민의 갑질, 목격자들 “제 정신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