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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보다 33배'많은 고위공직자 병역면제···사유는?

'일반인보다 33배' 많은 고위공직자 병역면제···사유는?
[경향신문] 박용필 기자 | 입력 : 2016.09.11 14:30:01 | 수정 : 2016.09.11 16:06:35



대한민국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 비율이 일반인의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제 사유는 주로 고도근시나 불안정성 대관절 등 현재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완치율이 90%에 달해 병역 회피에 주로 악용되는 질환들이었다.

11일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병역 의무가 있는 4급 이상 고위 공직자 2만5388명 중 병역 면제자는 2,520명으로 전체의 9.9%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징병검사에서의 병역 면제 비율 0.3%에 비해 33배에 달하는 수치다.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병역 면제 비율 역시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병역 의무가 있는 고위공직자 직계비속 1만7689명 가운데 병역 면제자는 785명으로 4.4%에 달했다. 일반인 병역 면제 비율의 15배에 가까운 수치다.

고위공직자들이 병역 면제를 받은 사유는 고도근시(420명)가 전체의 22%를 차지했고, 신장 체중(123명), 수핵탈출증(88명), 폐결핵(47명), 부동시(43명) 등이었다. 고도근시는 안경 도수가 마이너스(-) 10디옵터 이상 되는 심한 근시로 1999년 1월 30일부터 병역 면제 사유에서 제외됐으며, 현재 병무청은 시력이 마이너스 11 이상인 인원에 대해 4급 처분을 내리고 보충역으로 배치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경우 불안정성 대관절로 면제를 받은 경우가 50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력장애(15명), 염증성 장 질환(13명), 사구체신염(11명) 순이었다. 불안정성 대관절은 십자인대 파열 등 무릎관절의 인대파열 또는 손상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완치율이 80∼90% 정도이며, 병역회피 우려가 커 병무청에서 ″중점관리대상 질환″으로 관리하는 질병이라고 김중로 의원실은 밝혔다.

현역 복무가 아닌 공공기관 근무를 하는 보충역 판정 비율 역시 일반인들과 차이를 보였다. 조사 대상 고위공직자 가운데 징병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은 5천722명으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징병검사에서 보충역 판정 비율 10.2%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고위공직자는 1만7146명으로 67.5%였다.

김중로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들이 병역 회피 의혹을 살만한 질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는 것은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의원실의 자료는 비교가 잘못됐다”며 “병역면제 대상이 되는 신체검사결과 급수가 4~5급 구간에 있는 사람들인데 낮은 수치로 나온 일반인 수치의 경우 6급만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등 수치 비교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급 이상 공직자의 병역이행률이 90.1%, 일반 국민이 73.9%로 고위공직자가 16.2%포인트 높고 병역면제비율 역시 고위공직자와 그의 자녀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낮다고 밝혔다.


출처  '일반인보다 33배'많은 고위공직자 병역면제···사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