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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공격' 김진태·윤서인·일베... "부디, 사람의 길 포기 말아 달라"

'유족 공격' 김진태·윤서인·일베... "부디, 사람의 길 포기 말아 달라"
백도라지씨, '임종 때 발리 여행갔다'는 주장 반박... "동생은 휴양 아닌 '시댁행사' 간 것"
[오마이뉴스] 글: 이경태, 편집: 손지은 | 16.10.06 09:51 | 최종 업데이트 16.10.06 10:46


故 백남기 농민 딸 외신 기자 회견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오른쪽), 백민주화씨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고(故) 백남기씨의 딸 도라지씨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하루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은 그만 두기 바란다"며 "부디 '사람의 길'을 포기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우익 성향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등에서 자신의 동생 민주화씨가 백씨의 임종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고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백씨의 임종 이후 유가족에 대한 인신공격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백씨 임종 당시) 이때 백남기씨 딸은 어디 있었을까요.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이었다"면서 "딸은 아버지가 사망한 날 발리에 있으면서 페북에 '오늘밤 촛불을 들어주세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라고 쓴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김진태 "백남기씨 딸, 여행 갔으면서", 유족 비난)

'우익 성향' 웹툰작가 윤서인씨도 같은 날 "아버지는 중환자실 침대에, 나는 휴양지 리조트 썬베드에"라는 문구를 적은 자유경제원 한컷 만화를 통해 유족들을 비난했다.

MBC 제3조노 위원장인 김세의 기자는 아예 백씨의 죽음을 '안락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가 급성신부전으로 위독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투석치료를 하지 못했다. 바로 가족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다.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해외여행지 발리로 놀러갔다는 점"이라고 민주화씨를 비난했다.

그는 또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명대사가 떠오른다"면서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고도 적었다. 사실상 유가족이 정부에 대한 공세를 위해 백씨의 연명을 포기했다는 인신공격이다.

특히 이러한 공격은 유가족의 도덕성을 흠집내는 것과 함께 검·경의 부검영장 청구를 정당화 시키는 논리로도 활용되고 있다. 백씨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점은 도외시하고 "유가족의 적극적인 연명치료 의사가 없어 사인을 '외인사(外因死)'가 아닌 '병사(病死)'로 기재했다"는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 교수의 궤변을 두둔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시댁형님 아들 세례식 맞춰서 간 것, 더 이상 가족들 모욕하지 마라"

그는 "동생은 현재 남편, 네살짜리 아들과 함께 네덜란드에 살고 있다. 동생의 시댁식구들 역시 네덜란드에 살고 있다"며 "지난해 아버지께서 참담한 일을 당하시고 난 직후 한국에 와서 두달 넘게 아버지를 지키다가 네덜란드로 돌아갔고 5월에도 한국에 잠시 들러 아버지를 보고 갔다"고 밝혔다.

또 "그러다 지난 7월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고 하여 아들과 함께 한국에 왔다. 동생은 두 달 간 아버지 곁을 지켰고 그 때는 다행히 아버지께서 고비를 넘기셨다"고도 덧붙였다.

도라지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발리 여행에 대해서도 "예전부터 계획돼 있던 일정이었다"면서 단순한 휴양 목적의 방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동생의 시댁형님이 올해 1월 아들을 출산했다. 친정이 발리인 시댁형님은 새로 태어난 손자를 친정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자 발리에서 아들의 세례식을 하기로 하였고 동생의 시아주버니도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처가댁인 발리로 갔다"고 밝혔다.

이어, "4살짜리 조카가 아빠를 보고 싶어하고 아버지도 한 고비를 넘기셔서 동생은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발리로 가서 가족들을 만났다. 발리에서 가족들과 머물던 중,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지난 9월 27일 남편과 아들은 물론 시부모님까지 함께 한국으로 왔다"고 밝혔다.

결국, 네덜란드에 거주 중인 민주화씨가 지난해 11월 이후 귀국해 두어달씩 아버지의 곁을 지켰고, 발리 여행은 단순한 휴양 목적이 아니라 시댁 가족행사로 이미 예정돼 있던 일이었다는 얘기다.

도라지씨는 마지막으로 "단지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발리에 동생이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다"며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하루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은 그만 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책위 "모든 법적 수단 동원해 조치 취할 것"

▲ 故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가 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생 백민주화씨를 향한 일부 인사들의 비상식적인 비난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 백도라지씨 페이스북

한편, '백남기 대책위'도 백씨와 유가족들에 대한 음해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현재 고인이 되신 백남기 어르신과 그 유가족을 모욕하고 음해하는 내용의 게시물이나 댓글이 온라인 게시판을 비롯한 SNS에서 거리낌 없이 사용되고 또 가공되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심지어 오프라인에서도 그런 내용의 말을 하는 정치인과 언론인이 있고 그 모욕과 음해를 확산하는데 일조하는 분들도 계시다"며 "법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의 살인 물대포에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지신 이후에도 어르신을 모독하거나 음해하는 말과 글이 있었지만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은 어르신의 쾌유와 진상규명,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라며 "어르신이 돌아가신 지금, 그 모욕과 음해는 남편이자 아버지를 잃어 힘들어 하는 유가족들에게도 이어지고 있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백남기 투쟁본부의 판단"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고인과 유가족을 모독하고 음해한 게시물이나 댓글을 쓴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이 글을 보시고 난 뒤에 즉시 본인들이 쓴 온라인 게시물이나 댓글을 삭제하시라"면서 "고소, 고발조치 이후에 용서를 비는 것은 너무 늦은 일이고 취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유족 공격' 김진태·윤서인·일베... "부디, 사람의 길 포기 말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