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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행진 “허가여부, 경찰 선심 쓸 일 아냐” 경고

청와대 행진 “허가여부, 경찰 선심 쓸 일 아냐” 경고
주최 측 행진코스 공개, 청와대 인근 포함 13곳
[민중의소리] 지형원 기자 | 발행 : 2016-11-23 19:10:48 | 수정 : 2016-11-23 19:10:48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종로를 돌아 서울시청을 통해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자료 사진) ⓒ김철수 기자


경찰이 오는 26일 열리는 5차 범국민행동 중 일부 행진 구간을 금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최 측은 헌법이 보장한 집회 자유는 “경찰이 선심 쓰듯”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며 행진 보장을 요구했다.

주최 측은 지난 12일 민중총궐기 당시 행진코스를 포함해 경복궁 좌·우 방향인 사직로·율곡로,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신고를 마친 상태다. 이날 5차 범국민행동에서는 사전대회·행진·본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2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은 5차 범국민행동 행진에 대한 금지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철성 경찰청장이 21일 기자브리핑에서 국민 300만 명이 넘게 모이면 율곡로 일대 행진을 허용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집회 자유는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 경찰이 선심 쓰듯 허용하고 말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행정법원이 5일·12일·19일 주말집회금지통고가 부당함을 여러 번 확인했던 바대로 경찰은 더는 교통소통을 근거로 집회시위를 금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집시법 제11조 규정에 따라 청와대 정문 앞 100m 지점 집회 시위를 보장해야 한다”며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것을 경찰이 가로막는 것은 위법이며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법원은 경찰이 지난 5일 행진을 금지한 것과 관련해 주최 측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의 집회·시위가 금지될 경우 불법 집회·시위로 보여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의 표현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민중총궐기 당시에도 경찰이 “교통질서 유지를 위함”이라며 사직·율곡로 행진을 제한했지만 법원은 “국민들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상 집회 제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건 없이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주최 측 손을 들어줬다.

19일 4차 범국민행동 역시 경찰이 금지통고 한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과 삼청동로길 행진을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부분 인정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삼청동·효자동·청운동 길과 환경운동연합(필운대로) 길까지 인간 띠 잇기 등을 진행하겠다. (경찰이) 금지할 경우 바로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며 “법원이 다시 국민 편에 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 사진) ⓒ김철수 기자



퇴진행동, 율곡·사직로와 청와대 인근 등 모두 13곳 행진신고

‘퇴진행동’은 이날 5차 범국민대회 행진코스를 공개했다. 박근혜가 국정복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주최 측은 서울만 15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참가할 것을 예상했다. 이에 경복궁 좌·우 도로인 율곡·사직로와 청와대 인근 등에 행진신고를 마쳤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26일 행진은 사전대회와 본 대회 행진을 포함해 총 13곳을 신고했다. 여기에 행진 중간에 항의행동을 할 수 있는 장소 4곳까지 모두 17곳에 집회신고를 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6시 본 대회 행진은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새문안로 5길, 대한문, 서울시청 교차로, 숭례문 오거리, 안국동 사거리, 종로2가 교차로, 소공로, 한국은행 앞 교차로, 남대문로 등으로 갈라져 경복궁역 교차로까지 진행한다.

앞서 열리는 사전집회 행진은 세종대로 사거리와 광화문 교차로를 거쳐 각각 정부종합청사 교차로, 경복궁역 교차로를 지나는 2개 코스와 삼청로, 신교동 교차로를 지나는 2개 코스로 이뤄진다.

본 대회에 앞서 진행하는 사전대회는 청소년·자영업자·시민 단체가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오후 1시부터는 시민평의회 기획단이 시청광장 또는 청계광장에서 사전대회를 시작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정의당·민중연합당 등이 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민주행동’, ‘6월항쟁계승사업회’ 등 단체들도 탑골공원에서 사전대회를 연다.

이밖에도 오후 3시부터 ‘박근혜 하야 전국청소년비상행동’, ‘중소상인 비상시국회의’, ‘4·16연대(특조위 앞)’에서도 사전대회를 준비 중이다.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 사진) ⓒ김철수 기자



‘퇴진행동’ “경찰, 악의적 인원추산 중단해야”

‘퇴진행동’은 5차 촛불집회와 관련해 경찰의 악의적 인원추산과 중단과 함께 “폭력과 비폭력 프레임으로 집회를 왜곡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경찰이 집회 참가 인원을 축소 발표하는 행위는 주최 측 임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경력 운용을 위한 내적 자료라면 외부에 발표할 이유가 없다”고 질타했다.

지난 12일 집회 당시 주최 측은 서울에서만 100만 명이 넘는 인파라고 발표했고, 경찰은 26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후 19일 집회에서도 주최 측은 서울에만 60만, 경찰은 17만이라고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인원 차이는) 경찰의 명백한 축소 공작”이라며 “다양한 빅데이터와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주최 측 추산은 오히려 겸손한 추산이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업체 조이코퍼레이션은 지난 19일 4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신호를 집계해 74만 명(주최 측 60만)이 광화문에 몰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사실 10만 명이 모이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이미 100만이 명이 모였으면 다른 나라는 벌써 (대통령이) 그만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날이 추워지면 50만 명이 나온다. 그럼 퇴진 열기 식었다고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퇴진행동’은 이날 5차 촛불집회와 관련해 “폭력과 비폭력 프레임으로 집회를 왜곡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저희는 (평화적 시위로 박근혜가) 내려올 것으로 믿고 있다”며 “(박근혜가 끝까지 버틴다면) 이후 25일부터 30일까지 노동자 총파업과 시민 불복종 행동 등을 통해 자신들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평화적 시위만으로는 박근혜가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폭력·비폭력을 떠나 시위 수준을 높여가겠다는 설명이다.


출처  5차 퇴진행동 청와대 행진 “허가여부, 경찰 선심 쓸 일 아냐”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