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최순실의 남자들’ 말말말

‘최순실의 남자들’ 말말말
김진태 “바람 불면 꺼지는 촛불”
이정현 “장 지지겠다”

[민중의소리] 최지현 기자 | 발행 : 2016-12-12 19:42:00 | 수정 : 2016-12-12 19:42:00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위주 모임인 비상시국회의가 12일 지목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박근혜 탄핵 반대파'로 볼 수 있다. 물론 당내 의원 절반 가까이가 박근혜 탄핵을 반대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앞장서서 박근혜를 감싸고, 탄핵을 막아섰던 친박계 핵심 인물을 추린 셈이다.

이들은 바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8명이다. '탄핵 정국'에서 그들의 언행을 보면, 왜 비박계가 이들을 '콕' 집어 당에서 나가라고 몰아붙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정현 대표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박근혜의 입'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대표는 막판까지 기를 쓰고 탄핵소추안 가결을 막으려고 했다. 박근혜처럼 "연설문을 쓸 때 친구 얘기를 듣는다"던 그는 최근 "장을 지지겠다"는 유행어(?)까지 만들어 무궁무진한 패러디물을 배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나도 연설문을 쓸 때 친구 얘기를 듣는다."

- 10월 25일 최순실 씨가 박근혜 연설문 등을 사전에 열람, 수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그 사람들은 실천하지 못할 얘기들을 그런 식으로 한다. 며칠 후에 또 말 바꾸고. 말 바꾸는지 안 바꾸는지 내기 해보자. 야당이 그것을 실천하면 제가 뜨거운 장에 손을 지지겠다."

"탄핵하자? 지금까지 야당이 실현시키지 못할 거짓말들을 얼마나 많이 했냐."

- 11월 30일 야 3당이 여당과의 '대통령 임기단축' 협상을 거부하며 탄핵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솔직히 탄핵이 부결됐으면 좋겠다."

- 탄핵안 표결을 이틀 앞둔 12월 7일 갑자기 국회 기자실을 찾아

"시위와 시위대 숫자, 언론의 관련 뉴스와 여론조사 수치는 헌법과 법률 위에 있을 수 없다."

- 박근혜 탄핵안 표결이 예정된 12월 9일 의원총회에서


조원진 최고위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와 조원진 최고위원(오른쪽)이 대화하고 있다. ⓒ정의철 기자

친박계 지도부 중 한 명.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벼랑 끝에 몰렸던 박근혜를 위해 공개적으로 응원하고, 기도도 했다. '막말'은 특기 중 하나이다.

"대한민국과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님 힘내십시오."

- 11월 31일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탄핵이 그렇게 쉽게 되지 않을 것"

-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8일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거짓과 선동은 잠시 진실을 가릴 수는 있어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은 헌정질서가 중단되는 대통령 탄핵문제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12월 9일 탄핵안 표결 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장우 최고위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와 이장우 최고위원(오른쪽). ⓒ정의철 기자

새누리당에서 '막말'이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친박계 지도부 중 한 명. '친박 행동대장'이라고도 불린다.

"아마 지구가 뒤집어져도 그럴 일이 없을 텐데…"

- 12월 5일 친박 재선의원 모임에서 이장우 최고위원이 '박근핵닷컴'에 '탄핵 찬성'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다고 토로하자 옆에 있던 박맹우 의원이 보인 반응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 위해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다.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의 직책과 언행과 처신을 돌이켜보면 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자 배반의 주인공들이다."

"먹던 밥상 엎어버리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이다. (...) 부모형제를 내 친 패륜을 저지른 사람들이 집 대들보까지 뽑아내겠다는 것이다."

- 탄핵안 가결 이후 12월 1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찬성파'를 겨냥해


서청원 의원

▲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계 수장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이 지난달 29일 박근혜의 세번째 대국민담화가 끝난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물 마시고 있다. ⓒ정의철 기자

친박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무려 8선 의원. 직접 행동에 나서진 않지만 물밑에서 '친박 핵심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100만 촛불' 이후 박근혜의 3차 대국민담화마저 여론을 잠재우지 못하자 '명예퇴진론' 카드를 꺼내들고 정국 반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물론 촛불민심은 단박에 거부했다.

"탄핵이야 뭐 야당이 발의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그건 예의가 아니다."

- 11월 29일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야권이 탄핵을 계속 밀어붙이는 데 대해


최경환 의원

▲ 박근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9일 국회 본회의장에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입장하며 이정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정의철 기자

'친박 실세'라고 불리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12월 9일 박근혜 탄핵안 투표에 300명의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불참한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그 역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재벌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은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수사선상에서 배제돼있다.

"국정조사와 특검이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탄핵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

"박근혜 대통령은 단돈 1원도 자신을 위해 챙긴 적이 없는 지도자"

- 12월 9일 탄핵안 표결에 앞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


홍문종 의원

▲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홍문종 의원(오른쪽) ⓒ정의철 기자

친박 핵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은 박근혜 탄핵 찬성자를 "놈"이라고 지칭하며 은연중에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실수를 범했다.

"야당으로서는 시쳇말로 약이 좀 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담화로) 지금 탄핵이라는 것이 상당히 난감해지고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았을까."

- 11월 30일 YTN라디오에서 박근혜의 3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제가 보기엔 고뇌하는 놈들이, 고뇌하는 분들이 이건 반대를 하기 위해서 고뇌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 12월 9일 MBC 라디오에서 '새누리당 비주류는 확실한 찬성표가 35명이라고 분석을 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


윤상현 의원

▲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과 윤상현 의원(오른쪽) ⓒ정의철 기자

사석에서 박근혜를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친한 관계로 알려진 윤상현 의원은 지난 4.13 총선 당시 '공천 개입' 파동으로 인해 잠시 탈당했다가 복당한 뒤로는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탄핵 정국'에서도 다른 친박계 의원들과 달리 돌출된 발언을 한 적이 없어 마치 '조용히 지내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는 친박 핵심 모임인 이른바 '친박 9인회'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등 물밑에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태 의원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17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최순실 특검법' 상정과 관련한 토론에서 촛불은 바람에 꺼진다면서 촛불민심을 폄훼하고 있다. ⓒ정의철 기자

새누리당 안에서 '막말'로 2인자라면 서러울 전국 유명 인사다. "바람 불면 꺼지는 촛불" 발언으로 전국적인 촛불 확산에 상당한 기여를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촛불시민'들은 LED 촛불, 횃불 등으로 그의 발언에 화답했다. 심지어 보수성향인 그의 지역구 강원도 춘천의 시민들마저 횃불을 들고 그의 사무실 앞에 찾아갈 정도였다. 그외에도 손가락으로 다 꼽기도 힘들 정도의 많은 '막말' 어록을 남겼다.

"현직 대통령을 더 이상 능욕하지 말고 탄핵 절차를 진행하자."

"나라의 기강은 이미 땅에 떨어졌다. 절호의 기회였던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농민) 백남기 부검도 못하고 다음주 '민중총궐기' 때는 청와대가 좌익들에게 점령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야당과 좌익세력들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건가."

- 11월 4일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지도부 총사퇴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되자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변하게 돼 있다."

- 11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춘천의 애국시민들이 하야반대 집회를 하고 제 사무실까지 행진했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자발적으로 나오신 겁니다. 저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함께 합니다. 이분들이 계셔서 대한민국엔 희망이 있습니다."

- 11월 23일 페이스북 글

"하다하다 이젠 세월호 책임도 대통령 탄핵사유에 들어간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 그냥 솔직하게 '박근혜가 미우니까 나가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

"대통령은 나라의 정책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역대 정권의 모금 액수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

"아내가 남편 흉을 보다가도 막상 남편이 동네사람들에게 얻어맞으면 남편 역성을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럴 때 같이 남편의 멱살을 잡는다면 그 집구석이 과연 얼마나 잘 되겠나."

- 탄핵안 표결을 앞둔 12월 9일 페이스북 글


출처  “바람 불면 꺼지는 촛불” “장 지지겠다”…‘최순실의 남자들’ 말말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