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강제해산 2년…이정희 “박근혜-김기춘 처벌,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

강제해산 2년…이정희 “박근혜-김기춘 처벌,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2년 기자회견 “김기춘-박한철 커넥션 즉각 수사해야”
[민중의소리] 지형원 기자 | 발행 : 2016-12-19 15:25:52 | 수정 : 2016-12-19 16:56:17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 2년 청와대 헌법재판소 커넥션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발언하며 헌법재판소를 규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년 전 오늘 강제 해산당한 통합진보당 당원과 시민사회가 “김기춘-박한철 커넥션 즉각 수사”를 촉구했다.

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통합진보당 해산에 '청와대 김기춘-헌법재판소 박한철 소장' 간 커넥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민중연합당과 민중의 꿈, 전농, 민주노총 등 12개 정당·시민단체는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2년, 청와대 헌법재판소 커넥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오병윤·김선동·김미희·김재연 전 의원 등 전 통합진보당 관계자들과 윤종오 무소속 국회의원,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김창한 민중연합당 대표, 강병기 민중의꿈 상임대표,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등 시민사회 관계자들 60여명이 참석했다.

발언에 나선 이정희 전 대표는 “2년 전 오늘,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 된 이 곳에 다시 왔다. 이 역사 현장서 국민여러분께 감히 무슨말 할 수 있을까. 무척 망설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박 정권의 폭력이 나날이 더해가고 많은 분들이 이루 말 못할 고통 격어야 했다. 너무나 죄송스러웠다”며 “진실규명도 인양도 막힌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물대포에 맞아 돌아가신 백남기 선생님, 감옥에 갇힌 한상균 위원장과 벼량 끝에 내몰린 민중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울먹였다.

이 전 대표는 감정에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박근혜와 김기춘을 제대로 처벌받게 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춘 지시에 따라 박한철 헌재 소장이 선고 일자를 내란음모 무죄 판결 이전으로 앞당겼고, 선고 내용까지 미리 유출했다. 헌재가 정당해산에 행동대장 역할을 한 것이 밝혀졌다”며 “박근혜-김기춘이 제대로 처벌받게 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이들의 처벌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하며 다시 정치 중심선 헌재가 민주주의를 파괴하지 못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박근혜 정권 아래 생긴 수많은 피해자와 그 고통 치유하는 것에 함께하겠다. 집권 세력을 위한 종북몰이는 사라져야 하며 이로서 피해자 상처도 아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모든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누구나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소장은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애초 그 사건이 논란이 될 때 아주 짙은 정치 공작 냄새 났다”며 “RO라는 단체는 없었고 녹취라는 것도 너무 많이 변형·변질돼 누더기가 된 상태였다. 그 녹취록을 가지고 여태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던 내란 선동혐의를 붙였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김기춘이라는 자는 40대 중반 그 나이에 중앙정보부 들어가 유신헌법 초안을 만들고, 박정희 총애를 받아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를 책임졌던 사람으로 수많은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한 사람”이라며 “그의 말을 들은 헌재 또한 정말 부끄러워해야 한다. 헌법을 수호해야할 막중한 임무가 있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유린하는 짓에 발 벗고 나섰던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 2년 청와대 헌법재판소 커넥션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석자들과 함께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특검, 김기춘-박한철 커넥션 즉각 수사 ▲국회, 청와대 공작정치 국정조사 실시 ▲청와대 불법개입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무효 등을 요구했다.

성명서는 “청와대가 공작정치 총본산이라는 것이 언론보도와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졌다”며 “그중 가장 악랄한 행위가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기춘이 지시하고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맹종한 결과”라며 “3권분립과 민주주의라는 헌법가치가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날이 바로 2년 전 오늘”이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분노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면서 “대통령 한 사람 탄핵에 그칠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 하에 저질러진 민주파괴행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공범과 부역자들을 처단하고 피해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대해 특검이 김기춘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기춘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김기춘을 즉각 구속수사 해야 하고 박한철 헌재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 자백을 받아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故 김영한 비망록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와 별도로 김기춘 주도 청와대 공작정치는 이미 또 다른 게이트가 됐다”며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청구를 어떤 의도로 기획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5일 밝혀진 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업무수첩)에는 헌법재판소와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해산과 관련해 사전 교감을 했던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2014년 12월 17일로 표기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뜻하는 ‘長’(장)이란 글자 아래 ‘정당 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이라고 명시돼 있다.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기도 전에 미리 결과를 알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삼권분립 체계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김 전 민정수석 비망록 내용과 관련해 “회의를 하다 보면 장부를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 생각도 가미돼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관련 의혹을 부정했다.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2년 청와대 헌법재판소 커넥션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양지웅


출처  강제해산 2년…이정희 “박근혜-김기춘 처벌,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