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고전에 빨간 딱지 붙이고 국보법 영장 치는 21세기 한국검찰

고전에 빨간 딱지 붙이고 국보법 영장 치는 21세기 한국검찰
“우리사회 30년 전으로 퇴행시키려 하는 가”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7-01-05 19:54:33 | 수정 : 2017-01-06 10:20:11


▲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강정석 부장검사)는 전자도서관인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5일 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씨는 최근 수년 동안 '노동자의 책'이란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표현물을 반포·판매·소유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광철 변호사 페이스북


"학문교육이라는 게 (박정희 정권 때 반포된) 국민교육헌장과 같은 것을 암송하는 앵무새를 기르는 것인가"

5일, 이광철 민변 변호사가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고 분노하며 한 말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강정석 부장검사)는 전자도서관인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5일 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씨는 최근 수년 동안 '노동자의 책'이란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표현물을 반포·판매·소유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진영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엔 이씨가 유포했다는 책들이 적혀 있다. 이 중에는 고전 반열에 오른 책 '페다고지', 과거 이적표현물이었지만 지금은 제외된 '항일무장투쟁사', '변증법적 유물론' 등도 있다. 그 중 한 예로 책 '러시아 혁명'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서 기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혁명의 과정을 서술한 내용으로 소위 운동권학생들에게는 러시아혁명과 유사한 방식의 혁명이 필요한 것으로 믿게 할 소지가 짙어 좌경적 혁명 방법을 익히려는 목적으로 악용 될 수 있는 책"

이에 이광철 변호사는 "혁명, 소련, 러시아, 중국이란 단어만 들어가면 발작이라도 하는 괴물인가"라고 한탄했다. 책 '러시아 혁명'은 러시아의 혁명 과정을 꼼꼼하게 기술한 고전 역사책으로 저명한 핼릿 카(Edward Hallett Carr)의 저서다. 에드워드 카는 영국의 역사학자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정보성 외교부장을 지냈으며 타임스 논설위원으로도 역임했던 인물이다. '역사란 무엇인가'와 '새로운 사회' 등의 고전을 쓴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영장청구서에 기재한 책들은 과거엔 혁명의 담론이었지만, 지금은 인류역사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책들"이라며 "이적표현물이라며 국보법을 들이대는 것은 우리사회를 30년 전으로 퇴행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우리가 공부하는 모든 비판적인 학문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종문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철도노조 파업을 앞두고 노조 간부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내용을 지금 와서 꺼낸 다는 것은 공안탄압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공안탄압 조성을 통해서 촛불정국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노동자의 책 국가보안법 탄압저지 공동행동'은 노동자의 책 이진영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남부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가 '자본론' 학습모임을 갖는 것조차 사회주의 폭력혁명과 체제전복을 위한 선전선동의 일환이라며 탄압하는 수구 공안검찰은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가보안법 폐지 기자회견 참고자료 ⓒ민중의소리



출처  고전에 빨간 딱지 붙이고 국보법 영장 치는 21세기 한국검찰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 국보법 혐의로 구속
시민사회 “학문·사상·양심·출판의 자유에 대한 탄압” 반발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7-01-06 09:40:04 | 수정 : 2017-01-06 09:40:04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대표 이진영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5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한정훈 부장판사)은 5일 열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진영씨는 '노동자의 책' 웹사이트를 통해 이적표현물을 반포·판매·소유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씨가 운영하는 '노동자의 책'은 사회주의 사상이나 노동운동 등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관련 서적만 3천여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영장청구서에 기재한 이적표현물에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학 고전 '페다고지', 에드워드 카의 '러시아 혁명' 등의 고전 책도 포함 됐다.

이광철 변호사는 "이게 구속을 할 만한 사건인지 변호인으로서 황당하다"며 "대한민국의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후퇴 했는지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책 국가보안법 탄압저지 공동행동'은 "'노동자의 책'은 구하기 어려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대거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과학을 학습하려고 하는 일반인과 노동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왔다"며 "따라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학문·사상·양심·출판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다"라고 비판했다.


출처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 국보법 혐의로 구속





아직도 ‘이념서적’을 빌미로 사람을 구속하다니
[민중의소리] 사설 | 발행 : 2017-01-06 07:57:14 | 수정 : 2017-01-06 09:59:50


‘노동자의 책’ 이진영 대표가 국가보안법 상 이적표현물 소지 및 배포 혐의로 5일 밤 구속됐다. 자유민주주의를 자임하는 21세기 국가에서 서적의 내용을 빌미로 인신을 구속하다니 참담하다.

이진영씨가 대표로 있는 ‘노동자의 책’은 진보적인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다룬 출판물을 전자책으로 변환해 노동자들이 쉽게 접하도록 하는 일종의 전자도서관이다.

진보적 서적이라고는 하나 대부분 사회과학의 부흥기라 할 80~90년대 나와 출판이 끊긴 책이 많다.

중국이나 소련의 사회주의혁명이나 일제시기 항일무장투쟁을 다룬 책은 이미 학계와 지식인층에는 널리 공인된 내용이다. 또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학 고전 ‘페다고지’와 같은 책도 도서목록에 올라 있다.

인류의 지적 성취 중 일부라 할 진보적 내용이 사장되지 않도록 보존하고 공유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일은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또한 국민이 어떤 사상을 접하고 이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일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헌법상 기본권이기도 하다. ‘사상의 자유시장’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념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그러나 검찰은 국가보안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인 이적표현물 혐의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이 시민의 가방을 뒤져, ‘자기로부터의 혁명’은 단속하고 ‘자본론’은 봐줬다는 군사독재 시절의 우화가 대명천지의 현실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보안법의 이적표현물 조항은 ‘우매한 국민들이 위험한 사상을 접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비민주적이고 반문명적인 가치관을 깔고 있는 악법 중 악법이다.

도대체 이적표현물의 기준은 무엇이고 누가 정하는가? 이념서적이라는 출판물이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했는가?

오직 갈수록 할 일이 없어지는 국정원을 비롯한 공안기관의 밥그릇이 위협받았을 뿐이다.

촛불을 들어 부패한 권력자를 끌어내리고 국가의 적폐를 해소하는 힘은 모두 광장의 국민에서 나왔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오직 국민의 토론하고 결정한다는 주권의식이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 뜻에 역행해 박물관으로 가야할 국가보안법을 꺼내 칼날을 휘두르는 공안기관은 박근혜 체제와 함께 반드시 청산해야할 대상이다.


출처  [사설] 아직도 ‘이념서적’을 빌미로 사람을 구속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