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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죄’ 반기문 조카 반주현 회사의 주요 고객은 ‘유엔’

‘뇌물죄’ 반기문 조카 반주현 회사의 주요 고객은 ‘유엔’
반 전 총장 측, “전혀 모른 일” 앵무새 답변... “강력한 법적 대응” 운운도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7-01-16 08:43:05 | 수정 : 2017-01-16 08:52:17


뇌물과 자금 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카인 반주현 씨가 근무한 회사의 주요 고객이 '유엔(UN)'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조카의)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는 반 총장의 해명에 의혹이 일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귀국에 앞서 뉴욕 JFK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조카인 반주현 씨 뇌물 관련 기소 사건에 관해 "깜짝 놀랐다"며 "가까운 가족이 연루된 것에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아는 것이 없다. 장성한 조카여서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며 자신과의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사무총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5년 5월 19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반주현 씨가 경남기업에서 추진했던 베트남 '랜드마크 72' 사업과 관련돼 있다는 언론 보도에 "제가 전혀 알지 못하고 제가 관여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저에게 기대하는 일도 많다"며 자신의 직위를 내세우기도 했다.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하지만 <민중의소리>가 확인한 결과, 이번 사건의 주범격인 반주현 씨가 사건 당시 이사(Managing Director)로 근무한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콜리어스 인터내셔널(Colliers International)'의 주요 고객이 바로 '유엔(UN)'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조카가 유엔과 가장 거래를 많이 하는 부동산 중개 업체의 이사로 있음에도, 전혀 사업에 관해 아는 바도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자살한 성완종 당시 경남기업 회장이 같은 회사 고문이던 반 전 총장의 친동생인 반기상의 아들 반주현 씨를 통해 '랜드마크 72'의 매각 작업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경남기업은 최종적으로 반주현 씨가 근무하던 '콜리어스'와 매각 대리 계약을 맺고 이를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서 반기상, 반주현 씨 등이 뇌물과 자금 세탁, 불법 송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뉴욕 검찰이 지난 10일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반주현(미국명:데니스 반) 씨가 애초에 근무한 회사는 '콜리어스'가 아니라 다른 부동산 업체인 '마커스 앤 밀리챕(Marcus and Millichap)'였다.


반주현, '콜리어스'로 이직해 본격 범죄 행위
친척이 유엔 관련 업체에 취직하는 것 자체가 문제

<민중의소리>가 확보한 공소장에 의하면, 반주현 씨는 이 회사를 통해 중동 국가인 카타르 측에 대리인인 말콤 해리스를 내세워 뇌물을 전달하고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자신이 근무한 이 회사가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아 자신의 뜻대로 일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반주현 씨는 지난 2014년 3월, 국제적인 부동산 업체인 '콜리어스'로 이직했고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기소 혐의 대부분이 이 회사에 재직하면서 이뤄진 내용이다.

▲ 반기문 동생과 조카가 뇌물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 ⓒ해당 인터넷 기사 캡처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적인 부동산 업체인 '콜리어스'는 주요 고객이 유엔임을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회사의 앤드루 루스 부회장도 자신의 개인 업적과 관련해 "유엔 산하 여러 부서와 50만 평방피트가 넘는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 밖에도 '유엔개발프로그램' '유엔인구펀드' 등 대부분의 유엔 산하 기관의 입주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현지에서는 해당 의혹의 사실 여부는 별도로 하더라도, 반주현 씨가 자신의 큰아버지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는 것을 알면서 해당 회사에 이사로 근무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유엔과 여러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업체에 사무총장의 친척이 이사로 취직하는 자체가 공직윤리에 반한다는 것이다. 또 그러한 회사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도 법적, 윤리적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전 총장 측 관계자는 15일, <민중의소리>에 "반 전 총장은 해당 내용을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다른 루트로 알아보니, 그 회사의 고객 중의 하나가 유엔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주현 씨가 유엔이 주요 고객인 회사로 옮겨 해당 범죄를 본격적으로 저질렀다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의 질의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반기문 측)는 향후 사실과 다른 보도는 강력하게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것을 알아 두라"며 고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출처  [단독] ‘뇌물죄’ 반주현 회사의 주요 고객은 ‘유엔’... 반기문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