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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수사, 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턱밑까지 압박

삼성바이오 수사, 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턱밑까지 압박
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사업지원TF 팀장은
구속영장 청구된 백아무개 상무 바로 ‘상사’
백 상무 역할 드러나면 수사 ‘윗선’ 확대 예상
사업지원TF는 사실상 그룹 총괄 ‘미래전략실’

[한겨레] 송경화 기자 | 등록 : 2019-05-09 04:59 | 수정 : 2019-05-09 10:20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사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의 지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조직적 증거인멸에 나선 의혹이 포착되면서 검찰의 칼끝은 삼성그룹 ‘윗선’을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삼성 미래전략실의 후신이다. 이재용은 1심과 달리 2심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없었다’는 판단을 받아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가운데 또다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됐다.

최근 검찰이 확보한 증거 및 진술 중 핵심은 증거인멸에 가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안 실무책임자(대리급)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의 지시를 받았다”고 언급한 것이다. 검찰은 ‘1차’ 지시자로 백아무개(54)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상무를 지목하고 몇차례 소환 조사를 벌인 뒤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커머셜본부 임원을 맡던 백 상무는 지난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로 옮겼다. 그가 바이오 쪽에서 삼성전자 핵심 부서로 옮긴 것 자체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바이오 계열사의 ‘후속 작업’ 및 증거인멸 등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백 상무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서아무개(47) 삼성전자 상무는 보안선진화TF 소속인데, 그룹 보안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핵심은 증거인멸의 이유다. 검찰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의 스마트폰 등을 수색한 결과 ‘JY’(이재용), ‘VIP’(박근혜), ‘합병’ 등의 단어가 들어간 문건을 삭제한 전력이 앞서 드러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결국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있어 증거 자료를 없애려 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증거 인멸에서 백 상무의 ‘역할’이 구체화할 경우 수사는 위로 치고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백 상무의 ‘상사’는 정현호 사장이고, 그 위에는 이재용이 있다. 이재용이 수감 중일 때 정 사장은 가장 자주 면회를 한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후반 이재용과 함께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정 사장은 미래전략실 핵심인 인사지원팀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삼성의 부인에도 사업지원TF는 사실상 ‘미전실’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정 사장은 미전실 사장급 8명 중 유일하게 삼성으로 복귀했다.

이재용은 다시 최대 위기 상황에 놓였다. 서울고법은 박근혜에 대한 이재용의 뇌물 혐의에서 ‘경영권 승계의 현안이 없었다’고 판단하며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반면 같은 법원 다른 재판부는 박근혜에게 실형을 선고하며 경영권 승계의 대가성을 인정했다. 두 사건은 모두 대법원으로 넘어가 이르면 6월 선고가 예상된다. 경영권 승계 연관성 및 관련 증거 인멸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이재용에게는 치명적이다.


출처  삼성바이오 수사, 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턱밑까지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