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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원 사망 72일’ 마사회 본사 앞에 선 유족들 “‘적폐’ 마사회 해산하라”

‘문중원 사망 72일’ 마사회 본사 앞에 선 유족들 “‘적폐’ 마사회 해산하라”
유족 “오죽하면 죽은 자식 시체를 광화문에 두고 싸우겠나”
[민중의소리] 김백겸 기자 | 발행 : 2020-02-08 17:55:19 | 수정 : 2020-02-08 18:37:58


▲ 8일 오후 경기 과천 경마공원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故 문중원 기수 장인 오준식 씨가 눈물의 발언을 하고 있다. 옆은 故 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 2020.02.08 ⓒ김철수 기자

故 문중원 기수가 사망한 지 72일째인 8일 유족과 노동자들이 한국마사회 본사를 찾아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낙순 마사회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중원 기수 유족과 공공운수노조 등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 경마공원 내 위치한 한국마사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낙순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마사회 본사 앞은 이미 승합차로 건물 입구가 봉쇄돼 있었고 경찰들이 배치돼 접근을 막고 있었다. 김 회장도 이미 지방으로 자리를 비웠다.

마사회 본사 앞은 건물로 진입하려는 분노한 노동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 한동안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란이 벌이지는 와중에도 문중원 기수의 부인 등 유족들은 집회 장소를 지켰다.

유족과 노동자들은 재발방지 대책 요구를 무시하는 마사회를 규탄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설 연휴 전에 이 문재 해결을 위해 오체투지를 비롯해 헛상여 행진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무소불위 권력의 마사회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책임자 처벌은커녕 아무 조치도 없고, 공식 사과도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모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열사의 부인이 마사회 회장 얼굴 한번 보자고 이 자리 왔을 때 경찰에 막히고 머리끄덩이를 잡히고 발로 차인 곳이 이 자리”라고 지적했다.

진 부위원장은 “문중원 열사가 돌아가신 지 72일째, 열사와 유족이 광화문으로 올라온 지도 44일째다. 이 투쟁이 70일을 넘을 거라 상상도 못했다”면서 “더이상 부산경마장에서 열사처럼 목숨을 끊는 일이 없도록, 우리 노동자들이 말똥을 치우다 죽지 않도록 마사회에만 맡길 수 없다. 이제는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마사회 건물 입구에 ‘사람 죽이는 한국 마사회 해체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거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집회참가들도 ‘한국 마사회 해체하라’고 적힌 스티커를 건물 현관 등 곳곳에 붙이며 항의의 뜻을 전했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유족 “오죽하면 죽은 자식 시체를 광화문에 두고 싸우겠나”

이날 민주노총도 경마공원 앞에서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 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마사회 적폐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중원 기수의 유족들은 마사회 본사 집회를 마치고 이곳에서 마사회 적폐 청산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는 문군옥 씨는 “주위 사람들은 마사회가 어떤 조직인데 따지려고 하느냐, 억울하지만 장례를 치르라고 한다”면서 “김낙순 살인자에게 이야기한다 유가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독해진다는 사실을 알기바란다”고 말했다.

문 씨는 “마사회는 저희 유족이 모든 부분을 위탁한 민주노총과 교섭을 성의있게 하고 중원이를 포함한 일곱명의 죽음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씨는 “오죽하면 죽은 자식 시체를 광화문에 두고 냉동차에 얼음을 채워가며 싸우겠느냐”면서 “마사회 관계자 모두는 민주노총과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시정해야 한다. 몇십년 동안 권력을 쥔 이들이 고쳐질 때까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 8일 오후 경기 과천 경마공원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故 문중원 기수 아버지가 장인의 상주 완장을 해주고 있다. 2020.02.08 ⓒ김철수 기자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은 그동안 부산경마장에서 벌어진 부당한 운영들을 고발했다. 그는 “누구를 태워도 1등하는 말이 있다. 그래서 경마장에 오는 고객들 맨날 1등하는 말에 배당하게 된다”면서 “그렇게 배당율이 높아지면 부정경마 지시를 지시한다. 그러면 이 말은 이제 힘이 없구나 그래서 배팅 않는다. 그럴 때를 노려 마주가 그때 배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중원이는 그 말을 안들었다. 열심히 달렸다 그래서 2등으로 들어왔다”면서 “그렇게 2등으로 들어온 뒤 중원이의 삶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는 마사회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는 마사회 적폐를 도려낼 수 있는 수술에 나서야 한다. 마사회에 대한 정부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국마사회법도 개정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이대로 마사회를 방치한다면 오는 4월 총선에서 강력한 대정뷰 규탄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향후 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데 굳이 노동자대회 해야하느냐는 그런 의견도 있었다”면서 “제8의 문중원을 만들지 말자. 똑같은 이유로, 똑같은 사업장에서 똑같은 죽음으로 내몬 연쇄 살인범 마사회는 오늘도 수만의 사람을 끌어모으는 데 이날 노동자대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 심정으로 모두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투쟁을 승리할 때까지 내일부터 추모문화제, 헛상여 행진, 대국민 서명전, 2차 촛불행진, 희망버스 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경마 경주가 쉬는 오후 2시 경마장 안에서 유인물을 마사회를 규탄하는 유인물이 배포되기도 했다.

▲ 8일 오후 경기 과천 경마공원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故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씨(앞줄 가운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앞줄 오른쪽)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2.08 ⓒ김철수 기자

▲ 8일 오후 경기 과천 경마공원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苦 문중원 기수 장인 오준식 씨가 눈물의 발언을 하고 있다. 옆은 故 문중원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 2020.02.08ⓒ김철수 기자

▲ 경마장에서 뿌려진 유인물들. ⓒ공공운수노조


출처  ‘문중원 사망 72일’ 마사회 본사 앞에 선 유족들 “‘적폐’ 마사회 해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