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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도 칭송하는 방역체계, ‘박정희·박근혜 덕’이라는 중앙일보

G20도 칭송하는 방역체계, ‘박정희·박근혜 덕’이라는 중앙일보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언론들에 ‘외신이 정론지’라는 우스개까지
[고발뉴스닷컴] 하성태 기자 | 승인 : 2020.03.27 09:07:47 | 수정 : 2020.03.27 10:34:12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프랑스 정상 간 통화에서 G20 차원의 코로나19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특별 화상 정상회의 개체 방안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한-사우디 G20 셰르파 협의 등을 거쳐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사회의 요청에 따라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청와대가 설명한 G20(주요 20개국 협의체) 정상 간 특별 화상 정상회의의 개최 배경이다. 26일 오후 9시(한국시간) 열린 첫 화상 정상회의는 “공동의 위협에 대항하여 연합된 태세로 대응할 것”이라는 내용의 ‘G20 특별 정상회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관한 성명’이 채택됐다.

이 공동성명엔 ▲생명을 보호한다 ▲사람들의 일자리와 소득을 지킨다 ▲신뢰를 복원하고, 금융 안정성을 보존하며, 성장세를 되살리고 더 강하게 회복한다 ▲무역과 글로벌 공급 체인 붕괴를 최소화한다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에게 도움을 제공한다 ▲공중보건과 금융 조치에 공조한다 는 결의 내용이 담겼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며 “압도적으로 많은 검진을 통해 확진자를 찾아냈고, 이들의 감염경로를 끝까지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창의적인 방법들이 동원됐다”며 그간 우리 정부와 방역 당국이 이어온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G20 국가들이 주목했을 대목은 바로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한국의 구체적인 협력이었을 터. 문 대통령은 방역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 경제 안정을 위한 협력을 제안하는 한편 과학자, 의사, 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고 제의했다.

전 세계의 팬더믹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G20 정상회담은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영국, 미국 등 G20 회원국 정상들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스페인, 스위스, 베트남 등 초청국 정상들, 세계보건기구, 국제통화기금 등 초청 국제기구·지역기구가 함께 했다. 흥미로운 것은 정상회의 직후 미 언론의 반응이었다.


‘조선’의 안간힘

정상회담 직후, CNN, ABC, 워싱턴포스트, 폭스뉴스 등은 일제히 각국 정상들이 보이는 모니터 화면 앞 문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뉴스를 내보냈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이를 공개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문 대통령의 모습을 주요 사진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번 화상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이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자, 이를 외신 또한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 온라인 강의에 나섰다’는 우스개가 빈말이 아니었던 셈. 하지만 이런 상황을 굳이 깎아내리려는 언론도 적지 않았다.

▲ <이미지 출처=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캡처>

“이번에 열릴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 더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은 25일 ‘사우디 살만 국왕이 지난주 G20 개최를 각국에 요청했으며, 날짜도 사우디에서 정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상당 부분 주도권을 쥐고 추진하는 것은 사실일지라도, 정부가 직접 나서서 오롯이 자국 치적처럼 홍보하는 게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

오히려 한국은 일본과의 갈등 등으로 인해 인접 국가와 원활한 공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 밖에서는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일찌감치 만나 화상 정상회담 했다. EU 정상들도 지난 10일 화상 회의를 진행했고, 인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8개 국가가 모인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도 지난 15일 화상회의를 통해 우한 코로나 국면의 국제 공조를 약속했다.”


26일 <조선일보>의 <“코로나로 세계가 文 찾아” 靑자화자찬 사실일까?> 보도의 말미다. 가히 자기 말 들어달라 떼쓰는 중학생을 연상시키는 보도가 아닐 수 없다. 26일까지 10개국 정상들이 문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코로나19 대처 방안 등에 협력을 요청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의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사우디 국왕이 주도한 걸 왜 한국의 치적으로 홍보하느냐’는 ‘조선’의 흔한 ‘딴죽’걸기로 보인다. ‘인접 국가와 원활한 공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거니와 G7이나 EU, SAARC 와의 비교가 적절한지도 의문이 든다. 한중일 협력이 미비한 책임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 아베 정부에게 돌려야 정당하지 않겠는가.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와 박정희 소환한 ‘중앙’

“‘지금은 전시’라고들 한다. 전쟁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병력과 보급품이다. 지금 정부는 97년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가용 자원이 있다. 이 점에서 현 정부는 운이 좋다. 정부의 대응 노력과 능력을 깎아내리자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운을 실력이라고 착각했다간 결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은 알아야 한다(중략).

과거에 빚지지 않은 현재는 없다. 세계가 칭송하는 방역 체계의 기초는 박정희 정권이 도입한 의료보험 제도다. 세계가 감탄하는 진단 키트 개발과 생산은 2015년 메르스 사태가 계기가 됐다. 과거의 승계보다는 청산에 집착하던 정권이 과거 유산의 덕을 보는 건 아이러니다. 이 운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른다. 심연을 알 수 없는 위기는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운이 좋다>, 26일 <중앙일보> 이현상 논설위원 칼럼 중)


소셜 미디어 상에서 ‘오늘의 역대급 칼럼’으로 회자 중인 이 칼럼은 “정부의 대응 노력과 능력을 깎아내리자는 뜻이 아니다”라면서 “겸손”하라며 일종의 저주(?)를 퍼붓는다. IMF 구제금융 위기 전인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한 신한국당이 IMF 이후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4월 총선 뒤 다음 대선까지는 2년 1개월 남았다”는 식이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IMF 구제금용 위기 직전과 달리 지금은 “4000억 달러가 넘는 보유 외환이 방파제처럼 버티고 있”다 해도 경제 운용에 조심하란 충고(?)에다, 지금 잘못하면 다음 대선은 어림도 없다는 일종의 경고(?)인데, 말 그대로 하나마나 한 소리로 들린다.

앞서 열거한 현재의 분석이 현실적이지도 않고 그간 ‘중앙’의 논조 그대로 정파적인 시선에 치우쳐 있어서다. 게다가, 현재 방역당국의 뛰어난 대처가 박정희와 박근혜 덕이라니, 이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 진단키트를 요청해온 국가가 이제 100개국이 넘었다고 한다. 또 G20 정상회의야 말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됐을 터다. 이를 두고볼 수 없어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조선’과 ‘중앙’의 기사와 칼럼들은 오늘도 차고 넘치는 중이다. ‘외신이 정론지’라는 시중의 우스개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출처  G20도 칭송하는 방역체계, ‘박정희·박근혜 덕’이라는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