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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백서’ 필진 <조선> 왜곡 보도에 분노.. “더러운 신문”

‘조국백서’ 필진 <조선> 왜곡 보도에 분노.. “더러운 신문”
총선 앞두고 ‘조국백서’ 공격한 <조선>.. 저의가 궁금하다
[고발뉴스닷컴] 김미란 기자 | 승인 : 2020.03.27 12:43:47 | 수정 : 2020.03.27 13:01:02


“조선일보 기자가 <조국백서>에 대해 묻겠다며 전화했습니다. 저는 ‘조선일보가 이제껏 어떻게 보도했는지 돌이켜 봐라. 양심이 있으면 이런 전화 못한다’고 답하고 바로 끊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어떻게 보도할 진 모르나, 분명히 밝힙니다. 저는 조선일보의 상습적인 왜곡보도에 항의하여 취재를 ‘거부’한 것이지, 절대로 ‘회피’한 게 아닙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조국백서>에 관한 <조선일보>의 취재에 단호하게 ‘거부’란 의사표명을 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27일 <조선일보>가 <[단독]3월 나온다던 김어준의 ‘조국백서’, 아직 원고도 없다>를 게재했다.

해당기사에서 ‘조선’은 <조국백서> 진행 과정에 대해 ▲“3월 말 배송하겠다”더니 원고조차 제출 안 해 ▲‘조국 수호’ 기치로 공천 받은 김남국 변호사도 발 빼 ▲후원금 낸 시민들 “보이스피싱 당한 4억 원 메운 것 아니냐” 의혹 등 백서 출간 자체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 기사를 좀 더 보자.

“본지 취재 결과 백서에 이름을 올린 10여명의 필진 중 26일까지 원고를 제출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만들어진 추진위 홈페이지에는 1월 31일까지 원고를 작성하고 3월까지 책을 제작한 뒤 3월 말부터 배송을 시작한다고 적혀있다.

추진위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필자들이 다 바쁘시다. 연락을 해도, 원고를 주신다고 하고는 완성돼 들어온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꼼꼼하게 본다는데 빨리 쓰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역사학자 전우용 씨와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는 원고 진행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온라인 기사 캡처>

그러자, 전우용 교수를 비롯해 기사에 언급된 백서 관계자들이 즉각 왜곡 기사라며 항의에 나섰다. 이에 <조선일보>는 28일 재차 <3월말에 보내준다던 ‘조국 백서’.. 아직 원고도 안들어와 먹튀 논란>이란 전날 기사의 요약판 기사를 내놨다. 강하게 항의한 전 교수의 이름도 빠졌고, 전체적으로 ‘톤 다운’된 기사를 똑같은 기자가 이틀에 걸쳐 내놓은 것이다.


전우용의 분노, 김민웅의 반박

이에 대해 27일 전 교수는 “참 더러운 신문이고 더러운 종업원”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팩트가 왜곡된 기사라는 주장이었다.

전 교수는 “일단 ‘김어준의 조국백서’가 아니라 ‘조국백서 편찬위원회의 조국백서’입니다. 위원장은 김민웅 교수입니다”라며 ‘원고 진행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한 게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에게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하루 전 페북에 알린 상황 그대로였다. 전 교수에 따르면, 원고를 제출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말도 거짓이었다.

“제 원고는 이미 지난 1월 29일에 넘겼습니다. 제가 총론을 맡았기 때문에 다른 필자들의 초고를 대략 훑어보고 썼습니다. 그러니 다른 필자들의 원고도 다 마무리됐을 겁니다. 백서가 ‘총선’ 때문에 쓸데없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총선 이후 발간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건 지난 2월의 일이고, 교열 중이라는 연락을 받은 건 몇 주 전입니다.

편찬위원회는 ‘총선’에 영향을 미칠까 염려되어 발간 일정도 조정하는데, 저 더러운 신문은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거짓 기사를 서슴없이 씁니다.”

‘조선’은 28일 후속 기사에서 이러한 전 교수의 이름을 빼버렸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전화 받은 증인이 멀쩡히 눈 뜨고 있는데도 대담하고 뻔뻔하게 사기 치는 걸 보면...”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27일 김민웅 교수 역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선일보>의 기사를 요목조목 반박했다.

▲ <이미지 출처=김민웅 교수 페이스북 캡처>

김 교수에 따르면, ‘조국 백서’는 ▲원고는 마감과 함께 재점검 중 ▲충실도와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 중 ▲일부 원고는 2차 교열과정 돌입 ▲4월초 모든 기본적 작업 마무리 후 출간준비 ▲김 교수 백서 서문 원고도 넘긴 상태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조선일보의 이한진 기자는 저와 통화한 적이 없다”며 “문의가 온 과정에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기사화는 어떤 기사 안에 들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발간시점에 대한 기사인지를 확인했고 발간시점에 대해 알고 싶고 이에 대한 기사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젊은 기자에게 기만적 취재행위를 시킨 것”이라며 <조선일보>의 데스크를 겨냥하기도 했다. 또 김 교수는 “총선 운운도 그렇고 코로나 관련 발언은 오보”라고 주장했다. “책 출간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사하고 말씀드립니다. 정말 제대로 된 책과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김 교수는 백서 발간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했다.

“백서발간이 예정보다 늦어져 중간에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백서는 총선이라는 정치일정과는 하등 관계없고 이 자체의 역사성에 충실하는 과정에서 보다 꼼꼼한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자칫 본질과 그 의도에 대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이게 다 총선 때문?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발간 주체들이 일정상 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그에 대해선 발간 비용을 모금해 준 시민들에게 사과하면 될 일이다. 누군가는 그 금액이 적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발간 과정과 함께 투명한 회계 내역을 요구하고 또 발간 주체들이 투명하게 공개하면 될 일이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온라인 기사 캡처>

하지만 <조선일보>는 ‘먹튀’라는 표현까지 쓰며 ‘조국백서’의 발간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지랖과 간섭을 시전했다. 빤히 보이는 왜곡까지 자행하며. 백번 양보해도, 시민들이 수억을 모금해 준 백서 출간 과정을 언론사가 철저히 감시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취재원들이 버젓이 항의하고 기사와 다른 사실을 주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재차 “백서 필진 10명 가운데 전날까지 원고를 제출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조선’의 저의는 무엇일까. <조국백서>를 공격하는 것이 4.15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을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여전히 누군가들에겐 ‘전가의 보도’인 것인가.


출처  ‘조국백서’ 필진 <조선> 왜곡 보도에 분노.. “더러운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