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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SNS, 어쩌다 ‘가짜뉴스’ 채널로 지목됐나

황교안 대표 SNS, 어쩌다 ‘가짜뉴스’ 채널로 지목됐나
[민중의소리] 김도희 기자 | 발행 : 2020-03-30 19:49:07 | 수정 : 2020-03-30 20:06:29


▲ 미친통곡당 황교안 대표(자료사진). ⓒ정의철 기자

유권자에게 혼란을 주는 ‘가짜정보’가 난데없이 제1야당 대표의 SNS에서 기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가져온 침체 국면을 협력으로 이겨내고,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면 전환에 대중이 집중하는 가운데 미친통곡당 황교안 대표가 거짓 정보 유포로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와 관련 “정부의 ‘대구봉쇄 조치’가 무안할 정도로 대구시민들 스스로 자발적 격리 운동을 했다”고 적었다. 또한 “‘안전보다 중국이 먼저’를 외친 무능한 문재인 정권이 대구시민들을 폄훼하고 조롱하고 코로나로 야기된 사회적 분노를 이용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고 명시했다.

황 대표의 ‘대구 봉쇄’ 발언은 한바탕 논란이 됐던 방역상의 전문용어 ‘봉쇄 조치’ 표현을 계속 언급해 마치 정부가 대구를 물리적으로 봉쇄한 듯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없는 사실로 호들갑을 떨며 ‘정부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는 하지 않으면서 대구·경북에 대한 봉쇄 조치를 취했다’고 몰아간 것이 통곡당이다.

오죽하면 통곡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의 아픔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자제해 달라”며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당부까지 할 정도였다.

황 대표는 또 페이스북에서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사실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신천지”라며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다”고 항변했다.

황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조치를 ‘모두 묵살’하고 현장 예배를 진행한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 등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나왔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동대문구 동안교회,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 등의 ‘현장 예배’ 아집으로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가운데 내뱉은 말이기도 하다.

특히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받은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19 창궐에도 정부의 모든 조치를 어기고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다 구속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사랑제일교회는 29일에도 이전 주처럼 범투본 주최로 주일 연합예배를 열었다. 많은 참석자가 보란 듯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예배를 감행했고, 야외까지 운집한 참석자들은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예배방해죄로 고발하겠다”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황 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이들의 우발행동을 선제적으로 옹호해준 모양새가 됐다. 그간의 전횡을 인내한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와 예배 주최자, 참석자까지 모두 고발할 방침이다.

황 대표 본인도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게시글 수정을 반복했다.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된 사실이 거의 없다’고 황 대표가 적은 문장이 글 안에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되풀이했다.

황 대표의 페이스북발 가짜뉴스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황 대표는 정부를 겨냥 “종교계가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마치 교회에 집단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한다”고 비난했는데 정부는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이해하고 적극 협조해준 종교계에 감사를 표해 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많은 한국교회가 온라인 영상예배와 가정예배로 (예배를) 대체하고 나아가 기부와 모금 운동, 임대료 지원 등 공동체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와 자발적인 참여에 앞장서 준 데 깊이 감사하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황 대표에게 “상식을 벗어난 거짓 선동을 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분명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정호진 대변인도 “제1야당 대표가 자신의 본업도 분간 못 하고 가짜뉴스 설파에 나섰다니 아연실색할 뿐”이라고 촌평했다.

황 대표가 ‘권력의 양심을 깨우는 자’라고 추켜 올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황교안 씨가 메시지를 계속 잘못 낸다”, “당 대표는 전도사가 아니다”라고 정색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러한 비판에도 29일 페이스북에 또 한 번 글을 적어 “방역 영웅이라도 된 듯 정치꾼들의 잇따른 강경 발언과 정부의 뒷북 조치들이 되레 공권력을 동원한 것처럼 시민들을 압박하고 공포와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그가 역설적으로 정치인들에게 ‘말조심’을 당부한 꼴이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국면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덕분’이라는 논리까지 설파했다.

혐오 표현 지적에도 아직 ‘우한 코로나’ 명칭을 고집하는 황 대표의 모습에서 그가 어떻게 코로나19를 정쟁 도구로 소비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책을 국제 사회가 인정하고 지지율이 함께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총선을 목전에 둔 황 대표가 조급히 여권 심판에 열을 올리려다 자충수를 두는 모습이다.


출처  [기자수첩] 황교안 대표 SNS, 어쩌다 ‘가짜뉴스’ 채널로 지목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