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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에 구상권” 주장 <국민일보>, ‘성소수자 혐오’ 보도로 방역 방해

“신천지에 구상권” 주장 <국민일보>, ‘성소수자 혐오’ 보도로 방역 방해
성소수자 “국민일보, 본질 흐리는 반인권적 편파보도로 사회 갈등 유발”
[고발뉴스닷컴] 김미란 기자 | 승인 : 2020.05.11 16:41:05 | 수정 : 2020.05.11 17:03:48


▲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일보가 용인시의 66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보도하면서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해 방역 활동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민일보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윤형중 LAB2050 정책팀장은 11일 페이스북에 “신천지에 구상권 청구해야”라는 제목의 국민일보 사설을 공유하고는 “같은 논리로 정부는 국민일보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14일자 해당 사설에서 국민일보는 “대구시가 신천지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검토 중”이라 전하고는 “코로나19 슈퍼전파자 역할을 한 신천지가 신도 명단과 시설 현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허위 진술을 해 방역에 혼선을 빚게 했다는 점에서 당연히 구상권 청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국민일보 온라인판 사설 캡처>

윤형중 정책팀장은 국민일보의 이 같은 주장을 그대로 돌려줬다. 그는 “국민일보는 코로나 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보도하며 방역에 크나큰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야 방역에 집중할 때지만, 향후 유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방역에 방해가 된 사례들(게이클럽이라고 보도돼서 아우팅이나 낙인이 두려워 검진을 피하다 더 전파된 사례들)을 모아서 나중에 국민일보에 꼭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일보는 “팬데믹 상황에서 동성애 보호가 더 중요한가”라는 제목의 한국교회언론회 논평을 기사화했다.

교회언론회는 논평에서 “이태원 클럽이 ‘게이 클럽’이라 보도한 것은 공익적 보도이며 보호받아야 할 언론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국민일보 홈페이지 캡처>

윤 정책팀장은 관련해 “오히려 ‘팬데믹 상황에서도 자제하지 못하고 혐오를 꼭 분출해야 하는가’, ‘남을 욕하고 싶은 그 욕망이 지금 팬데믹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당신들의 혐오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국민일보 보도나 교회언론회의 논평은 한국의 주류 기독교계가 해오던 동성애 혐오를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며 “혐오에 기반한 활동 자체도 해악이 크지만, 이번 경우엔 방역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 사례(로 더 큰 해악을 끼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자신을 26세 성소수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본질을 흐리는 반인권적, 편파적 보도를 자행하는 국민일보를 중재해달라”고 지난 7일 청와대에 청원했다.

청원자는 “지금처럼 언론에서 ‘게이클럽’, ‘게이술집’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해당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모든 성 소수자를 강제 아웃팅하는 행위 및 이로 인해 신천지 사태와 같이 자발적 검사 및 자가격리를 기피하게 되는 상황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전 국민적으로 지속되고 있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막바지 시기인 황금연휴에 개인의 위생 및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하지만 일부 언론은) 해당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단지 성소수자라는 사회적 약자의 위치를 이용해 자극적이고 편파적인 보도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이 같이 비판했다.


출처  “신천지에 구상권” 주장 <국민일보>, ‘성소수자 혐오’ 보도로 방역 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