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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밥상

하늘감옥서 200여일…땅에선 ‘연대’의 생명줄이 매일 올라왔다 하늘감옥서 200여일…땅에선 ‘연대’의 생명줄이 매일 올라왔다 [2020 노동자의 밥상] ⑧고공농성 해고노동자 삼성과 외롭게 싸우던 김용희 씨 기아차에 맞서던 박미희 씨 만나 지난해 김 씨가 철탑 위에 오르자 박 씨가 밧줄로 도시락 올려보내 “건강 지킬 수 있게 해달라 기도” 수녀회·교회서 정성껏 반찬 조리 쇠약해진 김 씨, 소화 기능 떨어져 “오체투지 노동자들 보며 눈물” [한겨레] 강재구 기자 | 등록 : 2020-01-24 05:00 허공에 매달린 가방이 바람에 출렁였다. 고개를 한껏 젖혀야 시선이 가닿는 철탑 끝자락에서 팔 하나가 쭉 뻗어 나오더니 흰 밧줄을 잡아당겼다. 밧줄에 매달린 가방은 솟아올랐다가 멈추길 반복하며 수십 차례 요동친 끝에야 비로소 25m 높이 철탑에 당도했다. 지난달 19일 .. 더보기
노비 같은 농촌 이주노동자의 삶 “아파도 일…고향반찬 먹고 힘내” 노비 같은 농촌 이주노동자의 삶 “아파도 일…고향반찬 먹고 힘내” [2020 노동자의 밥상] ⑦농촌 이주노동자들 하루 12시간, 끝없는 밭일…비닐하우스 80동 관리 월 25만 원씩 떼는 비닐하우스 ‘냉골 컨테이너’가 숙소 난방은커녕 온수도 안 나와…‘뜨라이뚜어’와 고향식 카레 특식 소박한 만찬 준비하는 와중에도 주방 수도는 자꾸만 끊겨 [한겨레] 배지현 기자 | 등록 : 2020-01-21 04:59 | 수정 : 2020-01-21 07:55 고소하고 코릿한 생선 냄새가 코를 찌르자 프까(45·이하 모두 가명)의 얼굴이 환해졌다. 얼마 만에 맛보는 ‘뜨라이뚜어’인지 모른다. 생선을 꾸덕꾸덕하게 말려 만든 뜨라이뚜어는 한국의 코다리 같은 생선이다. 프까의 고향 캄보디아에선 매우 흔한 밑반찬인데, 짠 쥐포 .. 더보기
첫차 타고 강남빌딩 윤낸 아침 “우리가 일해야 세상이 돌아가” 첫차 타고 강남빌딩 윤낸 아침 “우리가 일해야 세상이 돌아가” [2020 노동자의 밥상] ⑥ ‘6411번 버스’ 타는 청소노동자 “차 무너지겠어…” 오늘도 꽉 찬 6411 버스 반찬 봇짐 진 노동자 싣고 새벽을 가른다 승객 대부분 빌딩 청소 60~70대 출발한 지 11분 만에 콩나물시루 “전쟁이야 전쟁”, “사람 끼였어요”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사람들 타기에 느닷없이 버스 안 장터 열리기도 “햇김 하나 줘”, “돈 받아” 진풍경 [한겨레] 강재구 기자 | 등록 : 2020-01-17 05:00 | 수정 : 2020-01-17 09:30 첫차는 출발 11분 만에 만석이 됐다. 새벽 4시 서울 구로의 작은 공원에서 출발한 6411번 버스가 영등포와 동작을 거쳐 강남 복판의 마천루로 향하는 동안 어두운 점퍼.. 더보기
빵 하나 두유 한병에 허기 달래고…할머니는 180㎏ 리어카를 끌었다 빵 하나 두유 한병에 허기 달래고…할머니는 180㎏ 리어카를 끌었다 [2020 노동자의 밥상] ⑤폐지 줍는 노인 고물수레 한가득 채워 번 5천 원 “여기는 부촌이라 뭐가 많이 나와” 논현동 강남대로를 쉬지 않고 돌아 도로 옆 아슬아슬…다리 치인 적도 서너 차례 날라 하루 벌이 1만5천 원 공짜 빵 먹는 날은 ‘운수 좋은 날’ 슈퍼에서 준 날짜 다 된 식품이 한 끼 제대로 된 점심은 해본 적 없어 교회서 운영하는 공짜식당 가봤지만 “밥 다 떨어졌는데…” 결국 발길 돌려 [한겨레] 권지담 기자 | 등록 : 2020-01-14 04:59 | 수정 : 2020-01-14 15:16 끼니때가 되자 서울 강남의 빌딩에서 직장인들이 쏟아져 나온다. 점심 식당을 찾는 발길이 분주하다. 인적 드문 이면도로 한편에서 박영.. 더보기
화장실 걸레 옆 쌀 씻는 설움 “청소만 한다고 인격도 없나요” 화장실 걸레 옆 쌀 씻는 설움 “청소만 한다고 인격도 없나요” [2020 노동자의 밥상] ④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회사가 주는 월 식대 ‘1,000원’ “누가 우리 먹고 쉬는 데 관심 있겠어” 2시간 쓸고 닦고 새 아침 열지만… 밤새 토하고 더럽혀진 역사 청소 뒤 아침밥 당번이 두 끼 때울 밥 지어 휴게실에 싱크대 없어 화장실로 한 끼 밥값 19원짜리 비정규직의 삶 월급명세서엔 명목뿐인 식대 항목 역무실 탕비실은 정규직 직원들 용 “우린 그 사람들 출근 전에 청소만…” [한겨레] 부산/김완 기자 | 등록 : 2020-01-08 05:00 | 수정 : 2020-01-08 14:05 환갑을 코앞에 둔 차귀순(가명·58)의 마음은 흔들릴 일이 많지 않다. 새벽마다 지하철역에 사람들이 토해놓은 온갖 흔적을 닦아낼.. 더보기
철길 위에서 35년, 오늘도 덜컹이는 ‘혼밥’을 뜬다 철길 위에서 35년, 오늘도 덜컹이는 ‘혼밥’을 뜬다 [2020 노동자의 밥상] ③철도 기관사의 4천원 도시락 밥상 귀를 찌르는 엔진·철길 소음…‘난청’ 시달리는 기관사들 화장실 못가는 6시간…마신 건 국 몇 모금, 커피 반잔뿐 기관사의 삶, 인내심과의 싸움 “화장실 안가려고 아침 거르기도” [한겨레] 대구/김민제 기자 | 등록 : 2020-01-06 05:01 | 수정 : 2020-01-06 18:04 유흥문(60)은 30여년 동안 길 위에서 밥을 먹었다. 길을 나서면, 밥 동무는 없다. 시속 130㎞로 달리는 열차 맨 앞자리에 앉아 똑같은 간격으로 놓인 철길 아래 콘크리트 침목이 발밑으로 끝없이 사라지는 장면을 바라보며, 그는 끼니를 삼켜왔다. 철마와 철마가 지나치는 풍경이 유흥문의 밥 동무였고, 두.. 더보기
900인분 만드는 급식전쟁, 조리원들은 10분만에 밥을 삼켰다 900인분 만드는 급식전쟁, 조리원들은 10분만에 밥을 삼켰다 [2020 노동자의 밥상] ②학교 급식조리원의 식판 밥상 900명의 점심을 차려낸 5명…“오전은 전쟁, 오후는 죽음이야” 식어버린 짬밥을 후루룩 마시고…다시 설거지 무덤 앞으로 [한겨레] 김민제 기자 | 등록 : 2020-01-02 04:59 | 수정 : 2020-01-06 17:13 장갑 두 장을 벗자 물에 불어 쪼글쪼글해진 손가락이 드러났다. 세 시간여 아침 일을 하는 동안 손과 발, 몸이 모두 물에 불어터진 기분이다. 입에서 단내가 나고 손목은 시큰거린다. 식판에 놓인 밥을 뜰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에도 900인분의 설거지와 청소가 기다리고 있다. 밥을 먹어두지 않으면 그 압도적인 양과 압축적인 시간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다... 더보기
‘로켓’처럼 날고 뛰는 밤샘배송 9시간…콜라가 밥이었다 ‘로켓’처럼 날고 뛰는 밤샘배송 9시간…콜라가 밥이었다 2020 노동자의 밥상 [한겨레] 글 엄지원 기자, 사진 김명진 기자 | 등록 : 2020-01-01 05:00 | 수정 : 2020-01-02 00:33 밥은 삶을 지탱한다. 50여년 전 평화시장 봉제공장 노동자 전태일은 버스비를 털어 굶주린 재단 보조(시다)들에게 풀빵을 사주었다. 발전소 노동자 김용균과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구의역 김군은 컵라면을 밥 삼아 품고 다녔다. 그렇게 ‘밥 아닌 밥’들이 시간을 가로질러 노동자의 삶을 웅변하는데도, 노동하는 삶은 여전히 남루하다. 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는 2020년, 기획 르포르타주 ‘노동자의 밥상’을 통해 우리네 삶 주변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를 지탱하는 일꾼들의 밥과 노동, 삶을 기록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