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도 “4대강 사업, 낙동강 수질 우려”
“물흐름 정체돼 부영양화 지표 ‘클로로필a’ 농도 2~4배”
정부는 2009년 조사결과 공개 안해…‘물그릇’ 논리 허점
기사등록 : 2011-03-21 오후 07:43:52 | 기사수정 : 2011-03-21 오후 10:37:07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낙동강에서 부영양화 지표인 클로로필 에이(a) 농도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2009년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과 환경영향평가에서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수질예측모델링을 실시했으나, 클로로필 에이는 법정 항목이 아니라며 공개하지 않았던 터라 이런 결과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1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수질제어 및 관리방안’(책임연구원 안종호)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낙동강에 설치되는 8개 보와 준설로 인해 일어나는 하천환경 변화를 예측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날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물 안보 전략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주제의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성과보고회에서 발표됐다.
우선 보고서는 “낙동강 사업의 보 및 준설 공사에 따라 강물의 체류시간이 갈수기와 중하류 지역에서 대폭 증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낙동강을 11개 구간으로 나눠 예측한 결과, 사업 전에는 체류일수가 가장 긴 구간이 20일을 넘지 않았으나, 사업 뒤에는 20일을 넘긴 구간이 10곳이나 됐다.
낙동강이 천천히 흐르게 되자 클로로필 에이 농도가 증가해 특히 중상류에서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를 일으키는 조류 물질인 클로로필 에이는 하천에 많으면 악취가 난다. 클로로필 에이는 구미보~칠곡보 구간에서 사업 시행 전 갈수기인 12월 농도가 2.64㎎/ℓ였으나, 사업 뒤에는 10.66㎎/ℓ로 4배 가까이 치솟았다. 낙단보~구미보, 칠곡보~강정보의 연평균 농도도 2배 안팎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낙동강 사업에 따라 상류부터 합천보까지 클로로필 에이가 증가하다가 낙동강 하구언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류에서 감소하는 이유는 물길을 막는 하굿둑으로 인해 체류시간의 변화보다는 수심 증가로 인한 광량 감소가 조류 성장을 방해했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그동안 정부는 낙동강에 보를 건설하고 강바닥을 파서 ‘물그릇’을 키우면, 오염물질 희석 효과로 인해 수질이 개선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물그릇의 수질 정화 효과보다는 정체된 물이 조류 성장으로 이어지는 수질 악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욱이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5)과 총인(T-P), 총질소(T-N)도 약간 개선되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측돼 올해 보 건설과 준설 등에 5조20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의 경제성도 근거를 잃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따로 보도자료를 내어 “클로로필 에이 농도는 총인처리시설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이것이 설치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총인처리시설은 점오염원만 관리가 가능해 비점오염원을 막을 수 없다”며 “물그릇을 키우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정부의 논리가 허구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기자
“물흐름 정체돼 부영양화 지표 ‘클로로필a’ 농도 2~4배”
정부는 2009년 조사결과 공개 안해…‘물그릇’ 논리 허점
기사등록 : 2011-03-21 오후 07:43:52 | 기사수정 : 2011-03-21 오후 10:37:07
▲ 4대강 사업에 따른 낙동강 중류의 연평균 클로로필 에이 농도 변화 예측 |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1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수질제어 및 관리방안’(책임연구원 안종호)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낙동강에 설치되는 8개 보와 준설로 인해 일어나는 하천환경 변화를 예측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날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물 안보 전략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주제의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성과보고회에서 발표됐다.
우선 보고서는 “낙동강 사업의 보 및 준설 공사에 따라 강물의 체류시간이 갈수기와 중하류 지역에서 대폭 증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낙동강을 11개 구간으로 나눠 예측한 결과, 사업 전에는 체류일수가 가장 긴 구간이 20일을 넘지 않았으나, 사업 뒤에는 20일을 넘긴 구간이 10곳이나 됐다.
낙동강이 천천히 흐르게 되자 클로로필 에이 농도가 증가해 특히 중상류에서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를 일으키는 조류 물질인 클로로필 에이는 하천에 많으면 악취가 난다. 클로로필 에이는 구미보~칠곡보 구간에서 사업 시행 전 갈수기인 12월 농도가 2.64㎎/ℓ였으나, 사업 뒤에는 10.66㎎/ℓ로 4배 가까이 치솟았다. 낙단보~구미보, 칠곡보~강정보의 연평균 농도도 2배 안팎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낙동강 사업에 따라 상류부터 합천보까지 클로로필 에이가 증가하다가 낙동강 하구언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류에서 감소하는 이유는 물길을 막는 하굿둑으로 인해 체류시간의 변화보다는 수심 증가로 인한 광량 감소가 조류 성장을 방해했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그동안 정부는 낙동강에 보를 건설하고 강바닥을 파서 ‘물그릇’을 키우면, 오염물질 희석 효과로 인해 수질이 개선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물그릇의 수질 정화 효과보다는 정체된 물이 조류 성장으로 이어지는 수질 악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욱이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5)과 총인(T-P), 총질소(T-N)도 약간 개선되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측돼 올해 보 건설과 준설 등에 5조20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의 경제성도 근거를 잃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따로 보도자료를 내어 “클로로필 에이 농도는 총인처리시설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이것이 설치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총인처리시설은 점오염원만 관리가 가능해 비점오염원을 막을 수 없다”며 “물그릇을 키우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정부의 논리가 허구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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