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때문에… 을숙도가 죽어간다
‘천연기념물’ 생태습지에 공원 조성
갈대·버드나무 섬 몇달 새 ‘허허벌판’
권기정 기자 | 입력 : 2011-04-05 19:10:33 | 수정 : 2011-04-05 20:23:18
철새도래지이자 문화재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9호)인 낙동강 하구 을숙도가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고 있다. 갈대와 버드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섬이 2~3개월 만에 허허벌판으로 변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를 두고 “천연기념물이자 생태보전 1등급인 낙동강 하구에 대한 대학살”이라고 비판했다.
운동본부는 5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4대강 사업을 대행하면서 을숙도 북단에 속한 일웅도(16만8000㎡)의 버들군락, 갈대군락을 모두 제거하는 등 생태습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일웅도는 국비 653억 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지역. 부산시가 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곳에 습지와 생태호수, 산책로 등을 세우고, 나무 2만여 그루와 각종 식물류 170여만 포기를 심을 계획이다.
문제는 일웅도가 천연기념물인 데다 국토해양부와 부산시 모두 인정하는 생태 1급지라는 것. 국토부 환경영향평가서와 부산발전연구원 보고서는 일웅도를 “보전등급이 ‘상(上)’이며, 69종 1만1148개체의 서식처·먹이터로 활용되는 생태거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데 이렇게 천연기념물과 생태 1급지에 걸맞은 자연 그대로의 갈대 및 버드나무 군락 대신 인공습지와 인위적인 시설물을 만들겠다는 게 부산시의 계획인 것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부산시가 올 초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자 이 일대 갈대와 버드나무가 모두 잘려나갔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2급인 솔개와 말똥가리, 맹꽁이 등이 서식하는 곳이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아무리 예쁜 인공 공원을 조성하더라도 자연습지가 파괴된다면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는 상실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천연기념물’ 생태습지에 공원 조성
갈대·버드나무 섬 몇달 새 ‘허허벌판’
권기정 기자 | 입력 : 2011-04-05 19:10:33 | 수정 : 2011-04-05 20:23:18
▲ 2009년 4월 18일 을숙도 북단 일웅도의 공사 전 모습. 버들군락과 갈대군락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위 사진) 2010년 3월 23일 바리캉으로 머리를 깎인 듯 초지와 습지가 사라진 일웅도. (아래) |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제공 |
철새도래지이자 문화재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9호)인 낙동강 하구 을숙도가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고 있다. 갈대와 버드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섬이 2~3개월 만에 허허벌판으로 변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를 두고 “천연기념물이자 생태보전 1등급인 낙동강 하구에 대한 대학살”이라고 비판했다.
운동본부는 5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4대강 사업을 대행하면서 을숙도 북단에 속한 일웅도(16만8000㎡)의 버들군락, 갈대군락을 모두 제거하는 등 생태습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일웅도가 천연기념물인 데다 국토해양부와 부산시 모두 인정하는 생태 1급지라는 것. 국토부 환경영향평가서와 부산발전연구원 보고서는 일웅도를 “보전등급이 ‘상(上)’이며, 69종 1만1148개체의 서식처·먹이터로 활용되는 생태거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데 이렇게 천연기념물과 생태 1급지에 걸맞은 자연 그대로의 갈대 및 버드나무 군락 대신 인공습지와 인위적인 시설물을 만들겠다는 게 부산시의 계획인 것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부산시가 올 초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자 이 일대 갈대와 버드나무가 모두 잘려나갔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2급인 솔개와 말똥가리, 맹꽁이 등이 서식하는 곳이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아무리 예쁜 인공 공원을 조성하더라도 자연습지가 파괴된다면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는 상실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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