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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4대강 공사로 하류 파헤쳐 주변 침식…영산강 월산보 유실 우려

4대강 공사로 하류 파헤쳐 주변 침식…영산강 월산보 유실 우려
주민들 "논농사 걱정"
광주시 "원래 노후화"

한겨레 | 기사등록 : 2011-04-04 오후 08:49:43 | 기사수정 : 2011-04-04 오후 10:06:05




“모래땅인 강바닥을 파버리면 보 구조물이 꺼져 비가 많이 오면 내려앉아 버릴 겁니다.”

전남 장성군 진원면에서 8만2500㎡의 논농사를 짓고 있는 정경모(57)씨는 4일 “못자리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데 월산보만 생각하면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4대강 사업으로 월산보 위아래에서 준설하면서 보 하단이 침식돼, 보가 물을 담아두기 어려운 지경에 놓일 처지이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 월출동에 있는 영산강 월산보(높이 1.5m)에서 못자리물을 공급받아야 하는 논은 장성군 진원면·남면, 광주 광산구 비아동 등 300여㏊에 이른다. 월산보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농민 250여명은 “집중호우가 오면 보 구조물 유실이 불보듯 뻔한데도 관계 기관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영산강 7공구 사업을 익산국토관리청으로부터 위탁받은 광주시는 월산보 아래 월산습지를 파헤쳐 퇴적물을 1m 이상 긁어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 쪽은 “둑 유실 방지를 위해 강 바닥에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보다 1.5~1.8m가량 더 깊게 파고 있다”며 “여름철 홍수 때는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부분이 쓸려가면서 둑이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월산보 하류 강 준설작업 과정에서 하류 쪽으로 3㎞가량 떨어져 있는 용두교 교각(사진) 3~4개의 기초 콘크리트 구조물이 훤히 드러나 보일 만큼 주변이 침식돼, 보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쪽은 “월산보는 한국농어촌공사의 관리 부실로 영산강 사업 이전부터 노후화된 상태였다”며 “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2010년 11월께 한국농어촌공사에 공문을 보내 보 보수를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익산국토관리청 쪽은 “2009년 설계 당시에 농어촌공사 쪽에 월산보 보수 여부에 대해 협의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광주시와 농어촌공사 쪽에서 협의해오면 보강 공사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