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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쪽바리당과 일당들

비닐코팅 대북전단 ‘골칫덩이’

비닐코팅 대북전단 ‘골칫덩이’
군사분계선 못 넘은 상당량 접경지역 논·밭에 떨어져
농민들 “썩지 않아 치워야”

박준철 기자 | 입력 : 2011-04-03 21:34:37 | 수정 : 2011-04-04 00:07:45


‘군사분계선을 넘지도 못하고….’

보수 및 탈북자 단체들이 살포한 대북전단 가운데 상당수가 북한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우리 측 접경지역에 떨어지고 있다.

3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31일 김포 문수산에서 지역주민들도 모르게 기습 살포한 대북전단 20만장 중 일부가 지난 1일 오전 10시쯤 임진각 주변 논에서 농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 경기 파주시 임진각 주변 논에서 주민들이 지난 1일 북한 쪽으로 살포됐던 전단을 수거하고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제공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수백장의 전단은 이를 실어나르는 풍선째로 떨어져 있었다. 풍향을 타지 못한 전단들이 북한으로 가지 않은 것이다.

문산읍 임진리 최영선 이장도 3일 낮 임진강에서 낚시를 하다 강물에 흘러 다니는 전단을 발견했다. 이 전단 역시 김포에서 뿌린 것이다. 최 이장은 “탈북자 단체가 뿌린 대북전단 가운데는 북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민통선 인근의 한 농민은 “탈북자 단체가 살포한 전단은 비닐로 코팅돼 썩지도 않아 골칫덩이”라며 “임진강 건너 민통선 논에도 전단이 많다”고 말했다.

임진각 상인연합회 장원복씨는 “임진각에는 풍향이 안 맞아 북한으로 가지 못한 전단이 수시로 떨어진다”며 “최근 북한의 조준사격 위협으로 임진각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보수 및 탈북자 단체가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사를 벌일까봐 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에 맞춰 ‘집회신고’까지 마친 상태다.

상인들은 “임진각에서 전단을 뿌리지 못하게 계속 집회신고를 갱신할 것”이라며 “보수단체나 탈북자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조승현 평화군축팀장은 “풍향이 맞지 않은데도 탈북자단체는 마치 실적을 올리려는 듯 전단을 뿌려 남북대결을 조장하고 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