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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못가고 南에 떨어진 대북전단…접경지 농민들 ‘골치’

北 못가고 南에 떨어진 대북전단…접경지 농민들 ‘골치’
박준철 기자 | 입력 : 2011-04-03 14:04:17 | 수정 : 2011-04-03 14:18:54



▲ 보수단체나 탈북자 단체들이 살포한 대북 전단이 북한으로 날아가고 있지만 일부는 우리 나라에도 접경지역에도 떨어지고 있다.

3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탈북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3월31일 김포 문수산에서 지역주민들도 모르게 기습 살포한 대북 전단 20만장 중 일부가 4월1일 오전 10시쯤 임진각 주변 논에서 농민들이 무더기 발견했다.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삐라는 수백장으로 전단을 실어 나르는 풍선까지 통째로 있었다. 풍향을 잘 못타 북한으로 가지 않은 것이다.

최영선 문산읍 임진리 이장도 3일 낮 임진강에서 낚시를 하다 강에서 흘러 다니는 삐라를 발견했다. 이 삐라 역시 김포에서 뿌린 것이다. 최 이장은 “탈북단체들이 뿌린 대북 전단이 북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제대로 못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탈북단체가 뿌린 삐라 중 상당수가 민통선에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민통선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탈북 단체가 살포한 삐라는 비닐로 코팅돼 썩지도 않아 골치덩이”라며 “임진강 건너 민통선 논에도 삐라가 많다”고 말했다.

임진각 상인연합회 장원복씨는 “임진각에는 풍향이 안 맞아 북한으로 가지 못한 삐라들이 수시로 떨어진다”며 “최근 북한의 조준 사격 위협으로 임진각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4월15일 김일성 생일에 맞춰 보수단체나 탈북단체들이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할 것으로 보고 미리 집회신고를 내 놨다.

최 이장은 “ 임진각에서 삐라를 뿌리지 못하게 상인연합회와 함께 계속 집회 신고를 갱신할 것이며 보수단체나 탈북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풍향이 맞지 않은데도 탈북단체는 마치 실적을 올리려는 듯 삐라를 뿌려 남북대결을 조장하고 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