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청와대·새누리 출신 줄줄이…사외이사, 보은인사 창구 전락
[MB정부 은행은 낙하산 왕국]
고려대 인맥도 10여명이나 자리 꿰차고 있어
금감원·공정위 인사도 포진… 관리감독에 의문
[서울경제] 이유미기자 | 입력시간 : 2012.05.14 17:34:39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는 우리 기업들에게 최고경영자의 전횡을 방지하지 못한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이에 따라 마련된 것이 지난 2000년 진행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선임 법제화 작업이었다.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연봉 5,000만원 짜리 거수기’ 라는 조롱은 오히려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시중 은행의 사외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나 친정부 인사들을 위한 보은인사 창구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시중은행의 정치색이 짙어졌다. 가장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금융권의 사외이사가 권치(權治)와 관치(官治)로 멍들고 있는 셈이다.
◇ 정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진 낙하산 행렬 = 현 정부 들어 시중은행 사외이사 신규 선임 과정 중에 두드러지는 현상은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사실이다. 비단 MB 측근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 몸 담았던 사람들까지 낙하산 대열에 들어섰다.
정권 말기에도 시중은행들의 청와대 비서관 모셔가기는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서만 하나금융지주에서 박봉수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을, 우리은행은 이귀남 전 민정 수석실 사정비서관, 농협에서는 김남수 전 대통령실 국가위기 상황팀장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국무총리실 출신으로는 김종화 전 행정개혁위원회 무역 및 산업정책 담당관이 부산은행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 정ㆍ관계 인사 거미줄 낙하산 = 한 때 한나라당에 당적을 뒀거나 현재 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등 정계 인사들도 은행권 사외이사에 포진해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19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이만우 고려대 교수로, 이 당선자는 지난 3월 출범한 농협 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이다. 이 당선자는 과거 이명박 후보시절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으며 현 정부 출범이후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사외이사인 이규민 21세기 평화연구소장은 지난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인천 강화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 3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은행 사외이사 직을 사퇴한 박요찬씨도 MB맨이다. 박 씨는 전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출신으로 지난 4월 새누리당 과천ㆍ의왕에 출마했다 낙선했으며 이명박 후보자 시절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창원을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했던 이기우 전 경제부시장도 지난 3월 경남은행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은행 사외이사인 조용 전 한나라당 대표 특보 등 정계 출신 사외이사는 모두 6명이다.
관계 출신 인사들은 모두 41명으로 이중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용만 전 재무장관이 친 MB인사로 분류된다. 이 위원장은 MB 시절 캠프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상임고문과 인수위 시절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
◇ 학계와 법조계의 범 MB계 인맥 = 금융권 사외이사 자리를 꿰차고 있는 학계 인사들 중 MB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인맥은 10명에 이른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이두희 경영학 교수가 포함되고, 올 3월 신한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 교수는 이 대통령이 위촉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출신이다.
신희택(우리금융지주) 서울대 법대 교수나 김성후(광주은행) 동신대 호텔관광학 교수, 박영근(경남은행) 창원대 경영학 교수, 박진근(외환은행) 연세대 상경대학장 등이 MB의 선거를 지원했거나 인수위 시절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은행 사외이사를 맡다가 올해 4월 별세한 고 윤제영 대한변호사협회 이사가 이명박 후보의 상임특보를, 김병찬(대구은행) 팔공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이명박 경선후보 시절 대구지역 선대위고문의 각각 역임한 바 있다.
민간인 출신으로 이명박 후보자 시절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조재목 에이리서치 대표는 KB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백창렬 비즈콤 경영컨설팅 대표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거쳐갔다.
◇ 금감원ㆍ공정위…구멍뚫린 감독기관 = 감독기관 출신 사외이사들도 대거 포진해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금융권 사외이사로 선임된 금감원 출신 인사는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인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7명이다. KB금융 사외이사인 고승의씨는 전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 자문위원을 맡았으며 우리은행 사외이사였던 강명헌 씨 역시 공정위 자문위원 출신이다. 특히 강 씨는 이명박 후보 시절 정책자문단에 몸을 담은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인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금융회사 사외이사직에 정권과 유착된 인사들이 기용되며 로비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19대 국회에 상정될 금융회사지배구조 제정안에서 사외이사 전문성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심층진단] 청와대·새누리 출신 줄줄이… 사외이사, 보은인사 창구 전락
[MB정부 은행은 낙하산 왕국]
고려대 인맥도 10여명이나 자리 꿰차고 있어
금감원·공정위 인사도 포진… 관리감독에 의문
[서울경제] 이유미기자 | 입력시간 : 2012.05.14 17:34:39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는 우리 기업들에게 최고경영자의 전횡을 방지하지 못한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이에 따라 마련된 것이 지난 2000년 진행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선임 법제화 작업이었다.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연봉 5,000만원 짜리 거수기’ 라는 조롱은 오히려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시중 은행의 사외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나 친정부 인사들을 위한 보은인사 창구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시중은행의 정치색이 짙어졌다. 가장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금융권의 사외이사가 권치(權治)와 관치(官治)로 멍들고 있는 셈이다.
◇ 정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진 낙하산 행렬 = 현 정부 들어 시중은행 사외이사 신규 선임 과정 중에 두드러지는 현상은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사실이다. 비단 MB 측근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 몸 담았던 사람들까지 낙하산 대열에 들어섰다.
정권 말기에도 시중은행들의 청와대 비서관 모셔가기는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서만 하나금융지주에서 박봉수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을, 우리은행은 이귀남 전 민정 수석실 사정비서관, 농협에서는 김남수 전 대통령실 국가위기 상황팀장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국무총리실 출신으로는 김종화 전 행정개혁위원회 무역 및 산업정책 담당관이 부산은행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 정ㆍ관계 인사 거미줄 낙하산 = 한 때 한나라당에 당적을 뒀거나 현재 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등 정계 인사들도 은행권 사외이사에 포진해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19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이만우 고려대 교수로, 이 당선자는 지난 3월 출범한 농협 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이다. 이 당선자는 과거 이명박 후보시절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으며 현 정부 출범이후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사외이사인 이규민 21세기 평화연구소장은 지난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인천 강화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 3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은행 사외이사 직을 사퇴한 박요찬씨도 MB맨이다. 박 씨는 전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출신으로 지난 4월 새누리당 과천ㆍ의왕에 출마했다 낙선했으며 이명박 후보자 시절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창원을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했던 이기우 전 경제부시장도 지난 3월 경남은행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은행 사외이사인 조용 전 한나라당 대표 특보 등 정계 출신 사외이사는 모두 6명이다.
관계 출신 인사들은 모두 41명으로 이중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용만 전 재무장관이 친 MB인사로 분류된다. 이 위원장은 MB 시절 캠프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상임고문과 인수위 시절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
◇ 학계와 법조계의 범 MB계 인맥 = 금융권 사외이사 자리를 꿰차고 있는 학계 인사들 중 MB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인맥은 10명에 이른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이두희 경영학 교수가 포함되고, 올 3월 신한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 교수는 이 대통령이 위촉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출신이다.
신희택(우리금융지주) 서울대 법대 교수나 김성후(광주은행) 동신대 호텔관광학 교수, 박영근(경남은행) 창원대 경영학 교수, 박진근(외환은행) 연세대 상경대학장 등이 MB의 선거를 지원했거나 인수위 시절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은행 사외이사를 맡다가 올해 4월 별세한 고 윤제영 대한변호사협회 이사가 이명박 후보의 상임특보를, 김병찬(대구은행) 팔공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이명박 경선후보 시절 대구지역 선대위고문의 각각 역임한 바 있다.
민간인 출신으로 이명박 후보자 시절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조재목 에이리서치 대표는 KB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백창렬 비즈콤 경영컨설팅 대표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거쳐갔다.
◇ 금감원ㆍ공정위…구멍뚫린 감독기관 = 감독기관 출신 사외이사들도 대거 포진해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금융권 사외이사로 선임된 금감원 출신 인사는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인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7명이다. KB금융 사외이사인 고승의씨는 전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 자문위원을 맡았으며 우리은행 사외이사였던 강명헌 씨 역시 공정위 자문위원 출신이다. 특히 강 씨는 이명박 후보 시절 정책자문단에 몸을 담은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인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금융회사 사외이사직에 정권과 유착된 인사들이 기용되며 로비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19대 국회에 상정될 금융회사지배구조 제정안에서 사외이사 전문성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심층진단] 청와대·새누리 출신 줄줄이… 사외이사, 보은인사 창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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