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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기타

2010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긴 주옥같은 명언들

2010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긴 주옥같은 명언들



"보온병이면 어떠하리 자연산이면 어떠하리, 말실수가 겹겹이 벗겨지고, 초딩이 조롱을 해도, 대표직은 영원할제 [안상수 하여가]."(트위터, Celina_Park)

항간에 떠도는 '안상수를 위한 시' 구절입니다. 주옥같은 명언들로 국민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젖게 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어진 시구인데요. 이처럼 추앙받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말 외에도 다수 정치인들이 많은 '설'들을 남겨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겼습니다. 그래서, 뽑아봤습니다. '정치인의 말·말·말' 긴말 필요하겠습니까, 일단 보시죠.


<1> 안상수 "요즘 룸에 가면 '자연산'만 찾는다더라"

'행불상수', '보온상수' 등 다양한 애칭을 보유하고 계신 안 대표께서 별칭을 또 얻으셨죠. 바로 '자연상수'입니다.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만 찾는다더라"라는 귀한 정보를 전한 데 따른 후에 치른 대가였습니다.

덕분에 안 대표는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와 함께 KBS 연예대상 후보"(네이트, 서상열)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팍팍하게 찌든 삶에 '웃음'만큼 큰 보약이 없다던데, 그 고마움의 표시인 거죠.

"ㅋㅋㅋㅋㅋ내가 보기엔 민주당이 심어 놓은 X맨이야, 그게 아니면 어떻게 저럴 수 있겠어ㅋㅋㅋㅋㅋ."(네이트, 김호창)

"안상수는 천재다, 이명박 정권의 암살자랄까."(다음, 리토리)


이제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자연산'을 찾게 되었습니다.

"나도 자연산 국회의원 만나고 싶어, 썩은 물에서 키워진 양식 말고."(네이트, 강명훈)

경향신문 27일자에 실린 <김용민의 그림마당> ⓒ경향신문


우리의 안 대표 "암기위주 주입식교육의 폐해(트위터, sand1996)"를 몸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안 대표가 읽어내려 간 반성문이 '누군가'의 것과 매우 유사함이 들통 난 것이죠. 누리꾼들은 "결국 사과문도 자연산이 아니었군요(트위터, journalistspark)"라며 씁쓸한 뒷맛을 다셔야 했습니다.


<1-1> 강용석 "MB가 너만 쳐보더라"

안 대표의 '자연산' 발언은 당에서 쫓겨나 자연인(현재 무소속)이 되신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 역시 대학생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MB가 너만 쳐다보더라, 다 줄 생각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냐"며 '성'스러운 말들을 배출했죠.

누리꾼들은 "하늘이시여 이미 강용석을 한나라당에 보내셨으면 어찌하여 안상수마저 보내셨단 말입니까!"(트위터, YoKeep)는 탄식을 뱉고야 맙니다.

섭섭한 위로의 말도 잊지 않습니다.

"이런 걸 '동병상련'이라고 하나... 한나라당 강용석, 안상수. 가장 춥다는 오늘, 쓸쓸한 성탄절을 두 분이 만나 함께 위로하며 보내면 어떨지..."(트위터, revandreas)


<1-2> 안상수 "이게 포탄입니다"

▲ 연평도에 북한군이 포격을 한 다음날인 24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황진하 의원, 안형환 대변인과 함께 연평도 피해현장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안상수 대표가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이라며 들고 있던 것이 사실은 불에 타다 만 '보온병'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실, '자연산' 발언이 널리 위용을 떨친 건 '보온상수'로서 굳게 자리매김하신 "개그아이콘(네이트, 박천)"으로서의 입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난달 연평도 현장을 방문한 안 대표는 '보온병'을 들고 '이게 포탄'이라 외치셨죠. 훈훈한 응원 메시지들이 이어졌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행불상수님께서 보온병으로 내 언 마음을 녹이셨다ㅋㅋ."(네이트, 김상우)

"북한아 보이냐? 우리는 포탄이 남아돌아서 거기다 차도 타먹는다ㅋㅋㅋ."(네이트, 하준명)

"진심인데, 행불상수는 전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죠, 저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인데 -_-;"(듀나의 영화게시판, RoyBatty)


"참치 캔 밟으면 못 움직일 기세(네이트, 박종혁)"를 보여준 안 대표에게 어떤 이는 은근히 한 업체를 권합니다.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밀크커피가 사방으로 흩날려 여러 사람의 세탁비를 날리게 한다는 보온병 포탄이군요, 군수업체 락X락에서 기똥차게 잘 만듭니다."(네이트, 황순성)

사람들의 비웃음이 불편했던지 한 누리꾼이 정색합니다.

"안상수를 욕하지 마라. 얼마나 군대가 가고 싶었으면, 저 나이에 군복 입고 군인 코스프레하고 보온병 들고 포탄놀이 하겠는가! 사나이의 꿈을 비웃지 마라!"(네이트, 장지연)


<1-3> 송영길 "이거 진짜 폭탄주네"

'연평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있죠. 역시나 연평도 현장을 방문한 송영길 인천시장은 그을음이 묻은 소주병을 집어들고는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누리꾼들은 "연평도 3종 세트...MBC 취재진 연평도 술판 회식, 안상수 보온병, 송영길 폭탄주"(트위터, hancota), "올해의 개드립에 송영길의 폭탄주가 빠지면 구색이 맞지 않는다"(트위터, antitruered)며 송 시장의 '폭탄주' 발언을 안 대표의 '보온병' 발언과 나란히 두었습니다.


<2> 오세훈 "무상급식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내 업적 MB 못지 않아"



'나라사랑'으로는 안 대표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대사 "무상급식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덕분에 오 시장의 발언록을 전한 기사에는 5000여 개의 댓글이 남겨질 정도로 누리꾼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죠.

"전설의 1000플(1000개 리플) 또 나왔네, 이건 MB 고유 영역인데 요새 딴나라당 키워드가 소풍이야? 상수는 보온병 드립에 세훈이는 도시락 드립하고."(다음, 지니어스)

"ㅋㅋㅋ 미치겠구나...강호동이 채식한다는 얘기가 더 진정성 있겠다."(다음, maeno00)

"푸하하하하 보온병 상수보다 더 웃기네, 딴나라당 대권경쟁 치열하다 박터져"(다음, 세이)


한 누리꾼은 퀴즈를 내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홍보비 5,000억 vs 무상급식비 700억, 뭐가 나라를 망하게 하는 걸까요?"(다음, 구라쟁이)

이러한 반응에도 만족하지 못한 오 시장은 또 하나 "내 업적, MB 못지 않아"를 보탭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치며 자신의 업적을 과시한 것인데요. 누리꾼들은 아련한 추억을 꺼내게 됩니다.

"전에 본 베플이 생각난다, 5세 훈이."(네이트, 김수진)

"5살 훈이, 장래희망은 대통령....나도 그 나이 땐, 대통령이 장래희망이었어 지금은 그냥 회사 다녀."(네이트, 윤한별)


한 누리꾼은 조용히 썩소를 짓습니다.

"소녀시대가 부릅니다, 훗."(네이트, 조한)


<3> MB "값싼 양배추로 김치 만들어 올리라", "공정사회", "기왕 이렇게 된 거"

' 명언'하면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이명박께서는 배춧값이 올라 서민들이 허리가 휠 때 '쿨'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식탁에) 값이 싼 양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올리라"고요. 당시 배추는 포기당 8900원, 양배추는 9500원 정도였다죠.

이에 "명박앙뚜와네뜨 왈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 사먹어라'"(네이트, 김세경)라고 회자되며'명박앙뚜와네뜨'로 불리게 된 MB, 어록의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명뚜와네뜨 어록
대학등록금 인상 좀 --> 장학금 받으면 되지
대형마트 규제 좀 --> 인터넷 직거래 하세요
사교육비 부담 좀 --> 학원 안 보내면 안 돼요?" (듀나의 영화게시판, beluga)


광복절날 설파하신 "공정사회" 역시 두고두고 회자 됩니다. 특히 '인사' 문제가 불거질 때 더욱 효력을 발휘했죠.

3군 참모총장에 모두 영남 출신을 배정한 군 인사에 대해 MB은 "가장 공정하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다른 데는 다 영포라인을 중용했는데 유독 군대만 챙겨주지 못하다가 이번에서야 겨우 챙겨줘서 공정성을 맞췄다"(다음, 디제이)며 수긍했습니다.

이러한 '공정한' 풍경들이 반복되다 보니 "언제부턴가 국민들은 MB가 뭔 말을 하면 반대로 이해하는 버릇이 생겼다"(다음, 민해)고 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은 물난리로 울상인 수재민에게 건넨 따스한 말 "기왕 이렇게 된 거..."였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수재민들에게 청와대 양보해드리죠." (네이트, 최혜인)
"기왕 이렇게 된 거 맘 편하게 먹고 재수를... 수능 망쳤다고 짐승처럼 울부짖지 마라."(트위터, scv1030)
"(사업하다 실패해 사채를 쓴 친구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 나도 한 1억만 땡겨줘라."(다음, 내가니애비다)


무수한 패러디 작품들을 생산해 냈습니다. 이리하야 "[딴나라당 자연산 4종 세트] 가카의 삽질, 상수의 개념, 문수의 변절, 세훈의 고집"(트위터, aprealist)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야당의 2012년 총선 필승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건 바로 "안상수의 한나라당 대표직 유지 + 강용석, 최연희의 한나라당 복당 + 김성회의 전투력 유지 + 오세훈의 계속되는 땡깡"이었습니다.


<4> 김무성 "이것이 정의다"

▲ "이것이 정의다" 몸싸움 선봉에 선 김무성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2011년 예산안을 강행처리를 시도하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앞장을 서 단상을 점거하고 있는 야당 의원들을 끌어내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추세에 소외감을 느꼈나 봅니다. '형님예산·영부인예산·실세예산'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칭송받는 예산안과 한나라당 의원들도 내용을 몰랐다는 법안들을 통과시킨 후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과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정의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누리꾼들은 이제 정치인 '김무성'을 확실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명박이 공정사회를 얘기하니까 김무성이 정의를, 안상수가 자원입대를, 오세훈이 지성을 말한다"(트위터, mesureur)

"이 냉혹한 기후의 테러에 맞서 뜨겁고 열렬한 보온병('안상수 표'를 확인하세요) 투척 투쟁으로 멋진 자연산 딴나라를 열어 갑시다, 자매품 '이것이 정의다(김무성의 마이클 샌델 독서 후기)'도 절찬리 판매 중"(트위터, rawscience)



<5> 천정배 "이명박 정권 죽여버려야한다"... "아프냐? 니들도 사람이었구나"

'예산안·법안' 날치기 사태 이후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입니다. 이명박 심판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권 죽여버려야 한다"고 목청껏 외친 이후 며칠째 검색어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죠.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과장을 좀 보태 "댓글들을 보니 참 말 잘했다가 99%, 심하다가 1% 되는 듯 싶네요"(다음, 뫼꿈이11)라는 말마따나 칭찬 글이 주를 이루다보니 <댓글 늬우스>에 담을 촌철살인이 눈에 띄지 않더군요. 비판의 수위가 너무 세 담지 못할 글들도 많았고요.

하여, 언제 다시 돌아올지는 누구도 모르는 <댓글늬우스>의 마지막은 천정배 의원이 이명박 정권에게 띄운 편지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편안한 연말 되십시오.

▲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트위터에 올라온 '아프냐, 너도 사람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