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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명심보감

7. 存心篇

7. 存心篇

인의(仁義)의 마음 지키기를 성(城) 지키듯이 하라.

景行錄云 坐密室如通衢 馭寸心如六馬 可免過

경행록운 좌밀실여통구 어촌심여육마 가면과

<경행록>에 이르기를, "밀실(密室)에 앉아 있더라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여기고, 작은 마음 다스리기를 마치 여섯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다."

▷ 坐 : 앉을 좌 座 : 자리 좌 ▷ 密室(사방이 막혀 있는 곳) ↔ 通衢(사방이 뚫린 곳) ▷ 衢 : 네거리 구 ▷ 馭 : 말 부릴 어, 다스릴 어 ▷ 寸 : 마디 촌, 작을 촌. 길이의 단위로 一寸은 一尺의 1/10 ▷ 六馬 : '여섯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로도 풀이함 ▷ 過 : 허물 과

擊壤詩云 富貴如將智力求仲尼年少合封侯

격양시운 부귀여장지력구 중니연소합봉후

世人不解靑天意 空使身心半夜愁

세인불해청천의 공사신심반야수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혜와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중니(仲尼 : 孔子)는 젊은 나이에 마땅히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헛되이 한밤중에 몸과 마음을 근심하게 만든다."

▷ 擊壤詩 : 송나라 때 소옹(소강절)이 엮은 <이천격양집(伊川擊壤集)>에 실려 있다. ▷ 如 : 만약 ~한다면(=若) ▷ 將 : ~로써, ~을 가지고. 장계취계(將計就計) ▷ 合 : 맞을 합, 합당할 합. 합리(合理) ▷ 解 : ~을 깨닫다. ~을 이해하다 ▷ 空 : 헛되이, 부질없이, 공연히 ▷ 使 : 하여금 사, 부릴 사. '~로 하여금 ~하게 하다' ▷ 半夜 = 中夜 '한밤중' ▷ 愁 : 근심 수

范忠宣公 戒子弟曰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범충선공 계자제왈 인수지우 책인즉명 수유총명 서기즉혼

爾曹 但當以責人之心責己

이조 단당이책인지심책기

恕己之心恕人則 不患不到聖賢地位也

서기지심서인즉 불환부도성현지위야

범충선공이 자제들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사람은 비록 자신은 지극히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꾸짖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다 해도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 너희들은 마땅히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범충선공은 북송(北宋)때의 재상으로 이름은 純仁, 字는 堯夫, 시호는 忠宣으로 범중엄(范仲淹)의 아들이다. ▷ 雖 : 비록 수 ▷ 至 : 지극할 지 ▷ 責 : 꾸짖을 책 ▷ 恕 : 용서할 서 ▷ 昏 : 어두울 혼 ▷ 爾 : 너 이 曹 : 무리 조 爾曹는 '너희들' 兒曹는 '아이들, 자식들' ▷ 但 : 다만 단, 무릇 단 ▷ 則 : 곧 ~이면 ▷ 患 : ~을 걱정하다 ▷ 到 : 이를 도

子曰 聰明思睿 守之以愚 功被天下 守之以讓

자왈 총명사예 수지이우 공피천하 수지이양

勇力振世 守之以怯 富有四海 守之以謙

용력진세 수지이겁 부유사해 수지이겸

공자가 말하기를, "총명하고 생각이 뛰어나도 어리석은 체하여 자기를 지켜야 하고, 공(功)이 천하를 덮을 만하더라도 겸양으로 이를 지키며, 용맹이 세상에 떨칠지라도 두려운 마음으로 이를 지키고, 부유하기가 온 세상을 가질 정도라 하더라도 겸손하여야 한다."

▷ 睿 : 밝을 예 ▷ 被 : 이불 피, 입을 피, 미칠 피 ▷ 讓 : 사양할 양 ▷ 振 : 떨칠 진 ▷ 怯 : 겁낼 겁 ▷ 四海 : 사방의 바다, 온 세상을 말함 ▷ 謙 : 겸손할 겸

素書云 薄施厚望者不報 貴而忘賤者不久

소서운 박시후망자불보 귀이망천자불구

소서에 이르기를, "박하게 베풀고 후한 것을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고 나서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 素書 : 진(秦)나라 때의 병가(兵家)인 황석공(黃石公)이 장량에게 준 병서. 흔히 <黃石公素書>라고 함 ▷ 薄 :엷을 박 ▷ 施 : 베풀 시 ▷ 厚 : 두터울 후 ▷ 望 : 바랄 망 ▷ 久 : 오랠 구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

시은물구보 여인물추회

은혜를 베풀었다면 그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회하지 말라.

▷ 與 : 줄 여 ▷ 追 : 따를 추, 쫓을 추 ▷ 悔 : 뉘우칠 회, 후회할 회

孫思邈曰 膽欲大而心欲小 知欲圓而行欲方

손사막왈 담욕대이심욕소 지욕원이행욕방

손사막이 말하기를, "담력은 크게 가지도록 하되 마음가짐은 섬세해야 하고, 지혜는 원만하도록 하되 행동은 방정(方正 네모반듯)하도록 해야 한다."

▷ 손사막(孫思邈)은 당(唐)나라 때의 사람으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학설에 정통했고 음양(陰陽), 의약(醫藥)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 膽 : 쓸개 담, 담력 담 ▷ 圓 : 둥글 원 ▷ 方 : 바를 방

念念要如臨戰日 心心常似過橋時

염념요여임전일 심심상사과교시

생각하는 것은 항상 싸움터에 나아갔을 때와 같이 하고, 마음은 언제나 다리를 건널 때와 같이 조심해야 한다.

▷ 念念, 心心 생각마다(모든 생각에), 마음마다(모든 마음에) ▷ 要 : ∼해야 한다. ∼하는 것이 요구된다. ▷ 臨 : 임할 림 ▷ 似 : 같을 사 ▷ 過 : 지날 과 ▷ 橋 : 다리 교

懼法朝朝樂 欺公日日憂

구법조조락 기공일일우

법을 두려워하면 언제나 즐거울 것이요, 공(公 : 공적인 일, 나라의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이 된다.

▷ 懼 : 두려워할 구 ▷ 朝朝, 日日 아침마다, 날마다 ▷ 欺 : 속일 기 ▷ 公 : 공변될 공 "공공(公共), 공중(公衆)"의 뜻

朱文公曰 守口如甁 防意如城

주문공왈 수구여병 방의여성

주문공이 말하기를, "입을 지키는 것은 병(甁)과 같이 하고, 뜻을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 같이 하라."

▷ 朱文公은 朱子를 말한다. 文은 시호이고 公은 존칭이다. ▷ 甁 : 병 병. 입구가 좁은 병처럼 말을 삼가라는 뜻 ▷ 防 : 막을 방 ▷ 意 : 마음먹은 생각

心不負人 面無慙色

심불부인 면무참색

마음이 남을 저버리지 않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다.

▷ 負 : 질 부. 책임을 지다, ∼을 등지다, ∼을 저버리다. ▷ 慙 : 부끄러울 참

人無百歲人 枉作千年計

인무백세인 왕작천년계

사람은 백살을 사는 사람이 없건만 부질없이 천년의 계획을 세우는구나.

▷ 枉 : 굽을 왕, 억울할 왕. 부사로는 '왜곡하여, 왜곡되게' ▷ 作 : 지을 작, 일으킬 작 ▷ 計 : 꾀, 계략, 계획

寇萊公六悔銘云 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구래공육회명운 관행사곡실시회 부불검용빈시회

藝不少學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예불소학과시회 견사불학용시회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

취후광언성시회 안불장식병시회

구래공의 <육회명>에 이르기를, "관직에 있을 때 사사롭고 곧지 않은 일을 행하면 벼슬을 잃었을 때 뉘우치게 되고, 돈이 많을 때에 아껴 쓰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뉘우치게 되고, 기술이나 재주를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시기가 지났을 때 뉘우치게 되고, 일을 보고도 배우지 않으면 필요하게 되었을 때 뉘우치게 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깨었을 때 후회하게 되고, 몸이 건강했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후회할 것이다."

▷ 官 : 벼슬 관 ▷ 時 : ~할 때 ▷ 醒 : 깰 성 ▷ 將 : 기를 장 息 : 쉴 식 將息 : 휴식을 취하며 건강에 힘씀 = 攝生(섭생), 養生(양생)

益智書云 寧無事而家貧 莫有事而家富 寧無事而住茅屋

익지서운 영무사이가빈 막유사이가부 영무사이주모옥

不有事而住金屋 寧無病而食飯 不有病而服良藥

불유사이주금옥 영무병이식추반 불유병이복양약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게 되지 말 것이며,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허술한 집에서 살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좋은 집에서 살지 말 것이며, 차라리 병이 없으면서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어 좋은 약을 먹지 말 것이다."

▷ 寧 : 차라리 녕. 寧 ∼ 莫(不) : 차라리 ∼할지언정 ∼하지 말라 ▷ 茅 : 띠 모 茅屋 : 띠나 이엉 등으로 엮어 만든 허술한 집 ▷ : 거칠 추 ▷ 服 : 약 먹을 복. 복용(服用)하다 ▷ 良 : 좋을 량

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심안모옥온 성정채갱향

마음이 편안하면 모옥도 평온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 穩 : 평온할 온 ▷ 菜 : 나물 채 ▷ 羹 : 국 갱

景行錄云 責人者不全交 自恕者不改過

경행록운 책인자부전교 자서자불개과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하게 할 수 없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

▷ 責 : 꾸짖을 책 ▷ 全 : 온전할 전 ▷ 恕 : 용서할 서 ▷ 過 : 허물 과

夙興夜寐 所思忠孝者 人雖不知 天必知之

숙흥야매 소사충효자 인수부지 천필지지

飽食煖衣 怡然自衛者 身雖安 其如子孫何

포식난의 이연자위자 신수안 기여자손하

아침 일찍 일어나면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충효만을 생각하는 자는 남이 비록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하늘은 반드시 알 것이요,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고서 안락하게 제몸만 보호하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하나 그의 자손은 어찌 될 것인가?

▷ 夙 : 일찍 숙 ▷ 興 : 일어날 흥 ▷ 寐 : 잠잘 매 ▷ 所 ∼ 者 '∼하는 사람, ∼하는 것' ▷ 怡 : 기뻐할 이 ▷ 然 : 그러할 연. 어떠한 상태나 모양을 나타낸다. 怡然 : 기뻐하는 모양 ▷ 如 ∼ 何 : '어떻게 할 것인가?, 어찌할까?, 어찌하여, 어찌한가?'

以愛妻子之心 事親則曲盡其孝 以保富貴之心 奉君則無往不忠

이애처자지심 사친즉곡진기효 이보부귀지심 봉군즉무왕불충

以責人之心 責己則寡過 以恕己之心 恕人則全交

이책인지심 책기즉과과 이서기지심 서인즉전교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를 섬긴다면 그 효도가 지극할 것이요, 부귀를 보전하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든다면 그 어느 때나 충성할 것이다.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망한다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온전한 사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事 : 섬길 사 ▷ 親 : 어버이 친 ▷ 曲盡 : 마음과 정성이 지극함 ▷ 無不~ : '~하지 않는 것이 없다.' 無往不~ : '어디에 가더라도 ~하지 않음이 없다.' 이중부정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이중부정은 강한 긍정을 뜻한다. 따라서 '언제나 ~한다'의 뜻 ▷ 寡 : 적을 과 ▷ 恕 : 용서할 서

爾謀不臧 悔之何及 爾見不長 敎之何益

이모부장 회지하급 이견부장 교지하익

利心專則背道 私意確則滅公

이심전즉배도사의확즉멸공

네 꾀가 옳지 못하면 후회한들 어디에 이를 것이며(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며), 너의 소견(식견)이 뛰어나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위한다면 도리에 어긋나게 되고, 자기의 사사로운 마음이 굳어지면 공적(公的)인 것을 생각하는 마음은 사라지게 된다.

▷ 爾 : 너 이 ▷ 謀 : 꾀할 모, 도모할 모. 계략, 술책, 권모술수 ▷ 臧 : 착할 장 ▷ 及 : 미칠 급. 何及 : 아무 소용없다. ▷ 長 : 뛰어날 장, 잘할 장 ▷ 專 : 오로지 전. 專則 ; 오로지 ~하면 ▷ 背 : 등 배, 배반할 배 ▷ 確 : 굳을 확

生事事生 省事事省

생사사생 생사사생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게 되고, 일을 덜면 일이 없어진다.

▷ '生事事生'에서 앞이 生은 '날 생, 낳을 생', 뒤의 生은 '~가 생기다' ▷ 省 : 덜 생, 줄일 생. 생략(省略). '살필 성'의 뜻도 있어 뜻과 음이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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