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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천안함

해난구조 전문가 “천안함 어뢰추진체는 물속서 4~5년 된 것”

해난구조 전문가 “천안함 어뢰추진체는 물속서 4~5년 된 것”

[한겨레] 유사한 금속 50일 동안 인천앞 바다속에서 부식상태 실험
합조단 것보다 녹슬은 정도가 훨씬 덜해...조작의혹 제기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며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어뢰추진체가 “천안함과 무관한 증거 능력이 없는 물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식 정도로 볼 때 합조단이 주장한 2개월보다 훨씬 오랜 기간 바다 속에 있었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난구조 및 인양 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13일 어뢰추진체에 쓰인 것과 유사한 금속을 50일 동안 인천앞바다의 뻘 속에 묻어놨다가 꺼내 부식상태를 언론에 공개했다. 실험 결과 이들 금속은 어뢰추진체와 비교해 부식 상태가 뚜렷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일부분을 가열한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와 철 조각(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을 지난 5월24일 인천 연안부두의 뻘에 묻었다. 실험장소는 만조 때 수심 8m까지 바닷물이 차는 곳으로 어뢰추진체는 바다 속에 있었다는 기간과 동일한 시간만큼 묻혀 있었다.

이날 꺼낸 금속 가운데 알루미늄은 이에 해당하는 어뢰추진체의 스크루 부분과 변형 상태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1천도 가량의 가스절단 토치로 가열한 부분은 불에 탄 듯 검게 변한 상태였다. 하얗게 꽃이 피듯 변형된 곳도 있었지만, 금속의 일부분에 국한돼 있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알루미늄이 부식하면서 산화 알루미늄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조단이 공개한 추진체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합조단이 결정적 증거로 내놓은 어뢰추진체의 스크루는 페인트칠 된 표면이 온통 하얗게 뒤덮여 있었다.

철의 경우 뻘에서 꺼낸 직후에는 검은 녹으로 뒤덮여 있었으나 물에 씻고 공기 중에 두니 20여분 만에 표면 일부가 노랗게 색이 변했다. 그러나 이것도 추진체의 수거물 가운데 철로 돼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추진모터, 샤프트 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추진체의 철 부분은 전체적으로 붉게 녹이 슬어 있었다.

스테인리스의 경우 일부 검게 변한 곳이 있었으나 대체로 큰 부식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고온으로 가열한 부분만 약간의 부식이 진행됐다.

이종인 대표는 “인양 등을 통해 무수히 많은 물체들을 바닷속에서 건져 올렸는데 어뢰추진체는 경험에 비춰도 4~5년 이상은 부식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실험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독자적으로 천안함 사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러시아 조사단도 ‘1번 어뢰’에 대해 부식 정도 등을 비춰봤을 때 물 속에 있던 기간에 문제가 있으며 증거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합조단은 이에 대해 지난달 29일 언론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어뢰 추진체의 부식상태는 재질과 부위별로 최고 6배 가량 부식 두께 차이가 심해 부식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이 어렵다”며 “다만, 금속재질 전문가가 눈으로 식별한 결과 어뢰와 선체의 부식 정도가 1~2개월 경과해 비슷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 바 있다.

이번에 실험에 쓰인 금속체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성분 분석 등 추가적인 실험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