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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조희팔 금융사기

‘검경갈등’ 뒤에 사기왕 조희팔 자금 들어간 정황

‘검경갈등’ 뒤에 사기왕 조희팔 자금 들어간 정황
수사업체에 15억 근저당 설정
관계·자금의 성격 등에 주목

[한겨레] 이정국 기자 | 등록 : 2012.07.06 08:27 | 수정 : 2012.07.06 10:37


▲ 조희팔
현직 경찰관이 검사를 고소한 이른바 ‘밀양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경남 밀양 소재 폐기물처리업체 ㅇ사(▷ 경찰 ‘밀양사건’ 재반격? - <한겨레> 4일치 11면)에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불리는 조희팔(사진)씨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이 5일 포착됐다.

<한겨레> 취재 결과, 2006년 12월 폐기물처리업체 ㅇ사의 공장용지 2만2124㎡(약 6692평)에 대해 조씨가 세운 다단계 판매 회사인 ㅂ사가 근저당권을 설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채권액은 15억원이다.

조씨는 2006년 11월 대구에 ㅂ사를 설립한 뒤 ‘의료기·노래방기기 등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주겠다’며 회원을 모집하다 당국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폐업처리했다. 조희팔씨 사건 피해자 모임인 ‘바른가정경제실천시민연대’(바실련) 관계자는 “ㅂ사는 여러 회사를 통해 이뤄진 조씨의 ‘다단계 사기’의 모태에 해당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ㅇ사는 지난 3월 검사를 고소한 밀양경찰서 정아무개(30) 경위가 폐기물 불법매립 혐의로 수사했던 밀양지역 기업인 ㅂ(50)씨가 대표로 있던 업체다. 근저당권 설정 시기로 보면, 조씨가 ㅂ사 설립 한달여 만에 ㅇ사에 최고 15억원을 빌려준 셈이어서 조씨와 ㅂ씨가 어떤 관계였는지 주목된다.

조씨는 2004년부터 다단계 판매를 시작해 피해자 5만여명에 피해액 3조5000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2009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조씨가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관련 디엔에이(DNA) 검사에서 사망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는 등 위장 사망설과 경찰 비호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경 갈등의 상징이 된 밀양 사건과 희대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조희팔씨 사건이 한데 얽히면서, ㅇ사와 관련된 경찰 수사에 더 관심이 쏠리게 됐다.


출처 : ‘검경갈등’ 뒤에 사기왕 조희팔 자금 들어간 정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