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블랙홀…‘4대강 부실’ 책임자 처벌 목소리 커진다
임기말에야 국책사업 실패 판명
MB가 강행하고 관료들이 옹호
교수 출신도 “선진한국” 말맞춰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1.18 20:03 | 수정 : 2013.01.18 22:43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4대강 사업에 투입된 정부 예산은 모두 22조원에 이른다. 초·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전부를 7년간 무상급식 할 수 있는 재원이다.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을 16개의 보로 갈기갈기 나눠 ‘고인 물’로 만든 환경 침해는 돈으로 따지기도 어렵다. 우리 후손에 대한 재앙과 다름없다. 눈과 귀를 가리고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정책 결정권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이유다.
이명박은 4대강 사업의 입안자이자 전도사였다. 그는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뒤,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이름만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바꿔 강을 파헤치도록 지시했다. 그는 2010년 세계경제계 환경회의 개막식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표적인 녹색뉴딜 프로젝트”라고 주창했으며, 2010년 말 국토해양부 업무보고 당시에는 “4대강 사업이 성공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명박은 또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 사업’이라는 감사 결과 발표가 나오기 이틀 전인 15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는 매우 반국가적이고 비애국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명박이 길을 놓자 국토해양부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렸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2010년 국회에서 “강 중심의 레저 사업이 발전하고 도시가 형성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4대강 사업 과정에 노동자가 20명이나 사망한 것을 두고,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었다”는 반인륜적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16일 한 언론사의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권도엽 현 국토해양부 장관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4대강 살리기의 홍수 방지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삽을 뜨고 괭이질을 시작해 방치됐던 우리의 강을 제대로 가꿔야 하다”고 주장했다.
학계를 대표해 4대강 사업 추진 총책임을 맡은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하천정비를 넘어 생명·경제·환경이 흐르는 강을 만들어 선진 한국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본부장직을 퇴임하고 인하대 교수로 복귀했다.
환경보호를 책임진다는 환경부도 국토해양부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역사적 소명의식의 바탕에서 4대강 사업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신념으로 말씀드린다. 나중에 4대강 정비 사업이 잘못되면 책임을 지겠다”고까지 발언했다. 심재철, 김태호, 권택기, 주호영, 이주영, 나성린 등 새누리당 의원들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에 맞서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언론 매체 기고나 인터뷰, 토론회 발언 등을 통해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했던 신현석 부산대 교수(토목공학), 윤병만 명지대(토목환경공학),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환경공학), 김계현 인하대 교수(지리정보공학) 등 학자 집단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4대강 사업 초기부터 반대 뜻을 펴온 이준구 서울대 교수는 18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4대강 사업 사기극이 한때나마 국민에게 먹혀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어용학자들의 부역이 큰 몫을 했다”며 “이제 그들이 역사의 심판대에 올라 준엄한 판결을 받아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출처 : 22조 블랙홀…‘4대강 부실’ 책임자 처벌 목소리 커진다
임기말에야 국책사업 실패 판명
MB가 강행하고 관료들이 옹호
교수 출신도 “선진한국” 말맞춰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1.18 20:03 | 수정 : 2013.01.18 22:43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4대강 사업에 투입된 정부 예산은 모두 22조원에 이른다. 초·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전부를 7년간 무상급식 할 수 있는 재원이다.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을 16개의 보로 갈기갈기 나눠 ‘고인 물’로 만든 환경 침해는 돈으로 따지기도 어렵다. 우리 후손에 대한 재앙과 다름없다. 눈과 귀를 가리고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정책 결정권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이유다.
이명박은 4대강 사업의 입안자이자 전도사였다. 그는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뒤,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이름만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바꿔 강을 파헤치도록 지시했다. 그는 2010년 세계경제계 환경회의 개막식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표적인 녹색뉴딜 프로젝트”라고 주창했으며, 2010년 말 국토해양부 업무보고 당시에는 “4대강 사업이 성공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명박은 또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 사업’이라는 감사 결과 발표가 나오기 이틀 전인 15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는 매우 반국가적이고 비애국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명박이 길을 놓자 국토해양부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렸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2010년 국회에서 “강 중심의 레저 사업이 발전하고 도시가 형성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4대강 사업 과정에 노동자가 20명이나 사망한 것을 두고,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었다”는 반인륜적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16일 한 언론사의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권도엽 현 국토해양부 장관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그는 “4대강 살리기의 홍수 방지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삽을 뜨고 괭이질을 시작해 방치됐던 우리의 강을 제대로 가꿔야 하다”고 주장했다.
학계를 대표해 4대강 사업 추진 총책임을 맡은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하천정비를 넘어 생명·경제·환경이 흐르는 강을 만들어 선진 한국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본부장직을 퇴임하고 인하대 교수로 복귀했다.
환경보호를 책임진다는 환경부도 국토해양부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역사적 소명의식의 바탕에서 4대강 사업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신념으로 말씀드린다. 나중에 4대강 정비 사업이 잘못되면 책임을 지겠다”고까지 발언했다. 심재철, 김태호, 권택기, 주호영, 이주영, 나성린 등 새누리당 의원들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에 맞서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언론 매체 기고나 인터뷰, 토론회 발언 등을 통해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했던 신현석 부산대 교수(토목공학), 윤병만 명지대(토목환경공학),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환경공학), 김계현 인하대 교수(지리정보공학) 등 학자 집단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4대강 사업 초기부터 반대 뜻을 펴온 이준구 서울대 교수는 18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4대강 사업 사기극이 한때나마 국민에게 먹혀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어용학자들의 부역이 큰 몫을 했다”며 “이제 그들이 역사의 심판대에 올라 준엄한 판결을 받아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출처 : 22조 블랙홀…‘4대강 부실’ 책임자 처벌 목소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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