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문 올봄 보강” 해명
전문가 “고칠 수 있다는 건 난센스”
논란 커지자 국토부·환경부 공동브리핑… 적극 대응 나서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 입력 : 2013-01-18 21:46:19 | 수정 : 2013-01-19 11:00:15
정부는 감사원의 4대강 사업 부실 결과 발표로 논란이 일자 18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진화에 나섰다. 당초 정부는 보도자료만을 낼 예정이었다가 이날 돌연 적극 대응으로 돌아섰다. 브리핑 장소도 부처가 있는 세종시가 아닌 정부서울청사를 택했다.
국토해양부 권도엽, 환경부 유영숙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닥보호공 유실, 수문안정성, 보 균열과 누수, 강바닥 재퇴적 등 감사원의 주요 감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 장관은 “4대강 사업은 홍수와 가뭄 예방, 수질 보호, 경관 등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유영숙 장관도 “수질 개선은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총체적으로 잘못된 기준을 적용했던 부실 사업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 설계 기준 없다 - 댐 설계에 맞춰야
권 장관은 이날 ‘보를 15m 높이 기준이 아닌 4m 기준으로 설정하는 바람에 수문을 열었을 때 유속이 빨라져 보 바깥 강바닥의 바닥보호공이 유실됐다’는 감사원 지적에 “하천설계 기준이 없기 때문에 4m 이하 보에만 적용된다는 감사원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낙단보, 칠곡보, 죽산보가 4월에 보강이 완료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4대강 보는 10m가 넘는 대형 구조물로 보는 통상 1~2m 높이”라며 “설계 기준을 4m 이하로 맞추든가 아예 댐 설계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보의 설계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한 데 대해서는 상당수 보가 담합을 통해 건설되면서 설계에 대한 안정성을 깐깐하게 점검해보지 못한 선시공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 보 보강하겠다 - 수문 커 보강 불가능
수문의 안정성 지적에 대해 권 장관은 “진동(유속에 의한 압력) 부분은 문제가 없다”며 “수위 조건을 잘못 적용해 수압에 의해 훼손이 우려되는 3개 보는 4월까지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문이 과도하게 크게 만들어져 생긴 문제여서 보강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철로 만든 수문이 크면 하중이 많이 나가 여닫기가 힘든 데다 물과 접촉하는 면이 많아 압력을 세게 받는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수문 폭을 통상적인 20m가 아닌 40m 크기로 설계할 단계부터 문제가 됐었다”며 “만들어놓은 것을 어떻게 보강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합천보는 오른쪽에 있는 3번보가 거의 가동이 불가능하다”며 “고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 누수 안전문제 없다 - 내구성 떨어진다
보의 균열과 누수 현상에 대해 권 장관은 “안전과 관련이 적다”며 “에폭시 보강공법으로 보강을 마쳤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보의 누수 현상은 설계치 내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보는 수압을 받는 대형 구조물이어서 누수가 발생하면 내구성이 떨어져 사용기한이 축소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재현 교수는 “합천보의 경우는 누수된 물을 받는 물받이공이 부서졌다”며 “함안보, 칠곡보, 구미보, 상주보 등도 보의 안전이 위험할 정도로 누수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바닥이 재퇴적되는 현상에 대해 권 장관은 “초기에는 퇴적이 많이 되다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메워져 안정화되기 때문에 퇴적량이 대폭 감소한다”고 말했다. 한강도 초기에는 2%씩 재퇴적됐다가 10년 뒤에는 0.2%로 퇴적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낙동강 일부 구간의 재퇴적률이 20%에 달하는 등 퇴적 속도가 상식적인 수준을 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박이다. 둔치 부분이 내려앉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재퇴적돼 하상이 메워지면 보 안에 가둘 수 있는 물이 크게 줄어드는 꼴이어서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하천 BOD 기준 맞다 - 호수 기준 COD로 해야
4대강 수질평가 기준을 하천 기준인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으로 한정해 결과를 왜곡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유 장관은 “하천 수질 기준은 BOD가 맞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대강이 사실상 가둬진 물인 만큼 호수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호수 기준을 적용하면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조류농도 등도 함께 평가한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환경부는 BOD로 수질을 평가하던 것에서 COD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향이었지만 4대강 사업에 들어가면서 돌연 BOD 체계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출처 : 정부 “수문 올봄 보강” 해명… 전문가 “고칠 수 있다는 건 난센스”
전문가 “고칠 수 있다는 건 난센스”
논란 커지자 국토부·환경부 공동브리핑… 적극 대응 나서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 입력 : 2013-01-18 21:46:19 | 수정 : 2013-01-19 11:00:15
정부는 감사원의 4대강 사업 부실 결과 발표로 논란이 일자 18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진화에 나섰다. 당초 정부는 보도자료만을 낼 예정이었다가 이날 돌연 적극 대응으로 돌아섰다. 브리핑 장소도 부처가 있는 세종시가 아닌 정부서울청사를 택했다.
국토해양부 권도엽, 환경부 유영숙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닥보호공 유실, 수문안정성, 보 균열과 누수, 강바닥 재퇴적 등 감사원의 주요 감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 장관은 “4대강 사업은 홍수와 가뭄 예방, 수질 보호, 경관 등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유영숙 장관도 “수질 개선은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총체적으로 잘못된 기준을 적용했던 부실 사업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 설계 기준 없다 - 댐 설계에 맞춰야
권 장관은 이날 ‘보를 15m 높이 기준이 아닌 4m 기준으로 설정하는 바람에 수문을 열었을 때 유속이 빨라져 보 바깥 강바닥의 바닥보호공이 유실됐다’는 감사원 지적에 “하천설계 기준이 없기 때문에 4m 이하 보에만 적용된다는 감사원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낙단보, 칠곡보, 죽산보가 4월에 보강이 완료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4대강 보는 10m가 넘는 대형 구조물로 보는 통상 1~2m 높이”라며 “설계 기준을 4m 이하로 맞추든가 아예 댐 설계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보의 설계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한 데 대해서는 상당수 보가 담합을 통해 건설되면서 설계에 대한 안정성을 깐깐하게 점검해보지 못한 선시공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 보 보강하겠다 - 수문 커 보강 불가능
수문의 안정성 지적에 대해 권 장관은 “진동(유속에 의한 압력) 부분은 문제가 없다”며 “수위 조건을 잘못 적용해 수압에 의해 훼손이 우려되는 3개 보는 4월까지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문이 과도하게 크게 만들어져 생긴 문제여서 보강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철로 만든 수문이 크면 하중이 많이 나가 여닫기가 힘든 데다 물과 접촉하는 면이 많아 압력을 세게 받는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수문 폭을 통상적인 20m가 아닌 40m 크기로 설계할 단계부터 문제가 됐었다”며 “만들어놓은 것을 어떻게 보강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합천보는 오른쪽에 있는 3번보가 거의 가동이 불가능하다”며 “고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 누수 안전문제 없다 - 내구성 떨어진다
보의 균열과 누수 현상에 대해 권 장관은 “안전과 관련이 적다”며 “에폭시 보강공법으로 보강을 마쳤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보의 누수 현상은 설계치 내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보는 수압을 받는 대형 구조물이어서 누수가 발생하면 내구성이 떨어져 사용기한이 축소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재현 교수는 “합천보의 경우는 누수된 물을 받는 물받이공이 부서졌다”며 “함안보, 칠곡보, 구미보, 상주보 등도 보의 안전이 위험할 정도로 누수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바닥이 재퇴적되는 현상에 대해 권 장관은 “초기에는 퇴적이 많이 되다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메워져 안정화되기 때문에 퇴적량이 대폭 감소한다”고 말했다. 한강도 초기에는 2%씩 재퇴적됐다가 10년 뒤에는 0.2%로 퇴적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낙동강 일부 구간의 재퇴적률이 20%에 달하는 등 퇴적 속도가 상식적인 수준을 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박이다. 둔치 부분이 내려앉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재퇴적돼 하상이 메워지면 보 안에 가둘 수 있는 물이 크게 줄어드는 꼴이어서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하천 BOD 기준 맞다 - 호수 기준 COD로 해야
4대강 수질평가 기준을 하천 기준인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으로 한정해 결과를 왜곡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유 장관은 “하천 수질 기준은 BOD가 맞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대강이 사실상 가둬진 물인 만큼 호수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호수 기준을 적용하면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조류농도 등도 함께 평가한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환경부는 BOD로 수질을 평가하던 것에서 COD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향이었지만 4대강 사업에 들어가면서 돌연 BOD 체계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출처 : 정부 “수문 올봄 보강” 해명… 전문가 “고칠 수 있다는 건 난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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