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국토부, 환경협의 묵살하고 ‘댐 계획’ 확정

국토부, 환경협의 묵살하고 ‘댐 계획’ 확정
환경부서 전략영향평가 첫 실시 뒤
일부 불필요 의견 냈지만 일방결정

[한겨레] 김정수 선임기자 | 등록 : 2013.01.27 20:02 | 수정 : 2013.01.27 21:42


▲ 영양댐 예정지인 경북 영양군 수비면 장파천의 늦가을 풍경(왼쪽).   영양댐반대대책위원회 제공

국토해양부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지난달 일방적으로 ‘댐건설 장기종합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27일 드러났다. 댐건설 장기종합계획은 환경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전략환경영향평가제도를 적용한 첫 사례여서, 대규모 사업의 환경 영향을 최초 계획 단계부터 살펴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첫발부터 유명무실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의원(진보정의당)에게 제출한 국토부의 ‘댐건설 장기종합계획(2012-2021년)’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서를 보면, 환경부는 장기종합계획에 4대강 사업에 따른 용수공급 증대 및 홍수조절 물량을 반영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신규 건설하려는 6개 댐 가운데 4개 댐은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4개 댐은 낙동강 장파천 수계댐, 금강 지천 수계댐, 섬진강 내서천 수계댐, 낙동강 임천 수계댐 등이다.

환경부는 특히 영양댐으로 알려진 낙동강 장파천 수계댐은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맞지 않으므로 댐 계획에서 제외하라고 분명히 요구했다. 지리산댐으로 알려진 낙동강 임천 수계댐 등 나머지 3개 댐에 대해서도 댐을 건설하지 않고 용수 확보 등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우선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환경부의 이런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6개 댐을 모두 건설하는 내용의 ‘댐건설 장기종합계획’을 확정해 발표하고, 영양댐과 지리산댐에 대해서는 국회에 제출한 올해 예산안에 추진 예산까지 편성했다. 지리산댐 예산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으나, 영양댐 추진 예산 26억7천만 원은 최종 확정됐다.

이에 대해 정종선 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장은 “정부가 3년 이상 준비해 어렵게 만든 전략환경영향평가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해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출처 : 국토부, 환경협의 묵살하고 ‘댐 계획’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