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까지 자랑한 6명, 부끄러운 거나 알까요?
[공개편지]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님께
[오마이뉴스] 황인철 | 13.01.28 13:51 | 최종 업데이트 13.01.28 13:51
안녕하십니까,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님.
지금은 "전 본부장"이란 호칭이 정확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본부장님"이라 부르겠습니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해체된 뒤에도, 여전히 본부장 책무를 다하시느라 바빠 보이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부장님 말씀대로 소위 "국민의 오해"를 풀기 위해 연일 애쓰고 계시더군요. 언론을 통해 들은 본부장님의 바로 그 인터뷰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그 인터뷰가 저를 무척 당황스럽고, 안타깝고, 화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바쁜 심명필 본부장님께
지난 1월 18일 본부장님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4대강 사업과 수질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당시 질의 응답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 수질 개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속된 입장이었는데, 오히려 감사원은 수질 악화를 우려했거든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되나요?
답변(심명필) : "수질은, 일부에서는 초기에 보를 만들어서 깨끗하게 하는 거 아니냐 하는데 그건 좀 전후가 뒤바뀌었고요. 보의 목적은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만든 건 아닙니다. 보의 목적은 우리가 홍수 대비 또, 소위 가뭄 시에 대비하는 비상용수 확보라든지, 물을 평상시에 수위를 높여서 치수가 용이하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한 거고. 다만 예전에 흘러가지 않는 하천 바닥에, 이렇게 물을 모아도 수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내용이었거든요, 순서가."
요지는 4대강 보가 수질개선용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말을 강조하셨습니다. 지난 1월 22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다음과 같이 답변하셨지요.
- 수질 문제로 바로 넘어갔으면 좋겠는데요. 수질 그 이전에, 그런데 수질은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걸 보니까 이게 꼭 수질 때문에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까?
답변(심명필) : "제가 수질은 1차 목적은 아니었다, 이런 뜻으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 보는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답변(심명필) : "우리가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준설의 첫 번째 목적은 홍수예방입니다. 수위를 낮춰주고 우리가 넓은 공간이 생겼기 때문에 그냥 물이 지나가지 않고 거기다가 보를 만들어줌으로써 더 많은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거고요. 이렇게 많은 물을 확보하려면 우리가 깨끗한 물을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더러운 물을 아무리 모아본들 그건 큰 도움이 안 되니까..."
보는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것이고, 수질 개선과 상관없다는 게 본부장님 인터뷰의 핵심입니다. 참으로 의아했습니다. 4대강 사업 추진 초기부터 정부가 내세운 사업 효과 중 빠지지 않은 게 바로 "수질 개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형 보를 건설해서 물을 가득 채우면 강물이 깨끗해진다고 정부는 여러차례 주장했습니다.
본부장님의 기억을 상기시켜드리고자 합니다. <4대강의 진실>이라는 책자를 아십니까? 4대강사업 사업 초기에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꽤 두툼한 홍보책자입니다. 이 책 56쪽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보 설치로 갈수기 물이 풍부해지면 오히려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 29쪽에는 이렇게 적혀있네요.
"보는 물 저장량을 늘리고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수질을 개선하는 큰 물그릇을 만드는 일입니다."
정부의 거짓말, 이젠 지겹습니다
한마디로 보를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4대강의 진실>은 다름아닌 심명필 본부장님께서 총책임자로 계셨던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서 발행한 책입니다. "보의 목적은 수질개선 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는 본부장님의 최근 인터뷰 내용과 반대인데, 이를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사업 추진할 때는 깨끗한 물을 명분으로 내세우다가 감사원이 수질 악화 우려를 제기하자 슬그머니 발뺌을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홍보물을 제작한 실무진의 실수였다고 변명하시겠습니까? 그럼 이건 어떤가요? 아마 본부장님께서도 가 보셨겠지만, 낙동강의 강정고령보에는 '디 아크(The Arc)'라는 이름의 거대한 홍보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다양한 최첨단 홍보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중 4대강의 보를 설명하는 터치스크린이 있더군요. 보의 장점을 클릭하자 이런 화면이 뜨더군요.
"보를 통해 많은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수질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홍보관 건설에 아마 많은 예산을 썼을 겁니다. 본부장님 말씀이 맞다면 이 홍보관은 국민의 세금을 들여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보는 수질 개선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는 본부장님과 "보는 물을 깨끗하게 한다"는 4대강 사업 홍보물,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어느 편이든 본부장님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홍보물, 홍보관 모두 본부장님이 수장으로 계셨던 4대강사업추진본부가 만들었으니까요. 사실 "4대강 보의 목적은 수질 개선이 아니"라는 본부장님의 뒤늦은 변명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정부는 이미 대대적인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습니다. 보는 흐르는 강물을 가로막아 결국 물을 썩게 한다는 사실이 작년 대규모 녹조사태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환경부는 그토록 녹조와 4대강 사업이 무관하다고 변명했지만, 4대강 보가 강물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이번 감사원의 발표 내용이기도 합니다.
정부도 보로 인해 수질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지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를 통해 받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시뮬레이션 자료가 2012년 9월에 공개됐습니다. 보 설치 이후 수질이 나빠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대강을 망친 주역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를 2009년에 파악하였지만, 4대강 마스터플랜 발표 당시엔 하수 종말처리시설을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또다른 예측수치만 내놓았었습니다. 알면서도 숨기는 것, 이 또한 거짓말입니다.
4대강 사업 홍보동영상 마지막에 이런 멘트가 나옵니다.
"우리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저 강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두 손 오므려 목을 축일
그날이 올 때까지.."
썩어버린 강물, 녹조로 가득찬 거대한 호수. 이 물을 본부장님은 두 손 오므려 마실 수 있습니까?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녹조가 가득한 썩은 물, 물고기가 죽어가는 강물은 사람도 마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은 실패작입니다. 맑고 깨끗한 물을 만든다던 호언장담에도, 강물은 썩고 냄새나는 녹조로 가득차고 물고기는 죽어갑니다. 녹조 냄새보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거짓말의 냄새가 더욱 고약합니다.
시민의 마실 물을 썩게하고, 강에 사는 수많은 생명을 죽게한 거짓말. 이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합니다.
4대강 사업 홍보관은 책임을 져야 할 분들, 그들이 누군지도 잘 홍보하고 있더군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이끈 정부 주역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습니다.
'이동우 청와대기획관리실장,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이명박 대통령,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장관, 심명필 4대강사업추진본부장.'
사진 아래에 남겨진 자랑스러운(?) 이름입니다. 이 사진에는 본부장님도 있습니다. 또한 홍보관 주변 커다란 돌판에도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역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낙동강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새 터전, 지역과 국가 발전의 미래 공간으로 되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역들의 이름을 이 곳에 새겨 그 공을 기립니다." - 2012 9. 20 대통령 이명박"
잊지 않겠습니다. 본부장님의 말씀들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본부장님과 함께 포토라인에 섰던 그 분들도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아마도 곧 국회 국정조사장에서 만나뵐지도 모르겠군요. 마지막으로 프랑스 격언 하나를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글을 쓴 황인철 기자는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현장팀장입니다.
출처 : 얼굴까지 자랑한 6명, 부끄러운 거나 알까요?
[공개편지]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님께
[오마이뉴스] 황인철 | 13.01.28 13:51 | 최종 업데이트 13.01.28 13:51
안녕하십니까,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님.
지금은 "전 본부장"이란 호칭이 정확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본부장님"이라 부르겠습니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해체된 뒤에도, 여전히 본부장 책무를 다하시느라 바빠 보이기 때문입니다.
▲ 낙동강 강정고령보 홍보관에 게시되어 있는 '4대강 사업의 주역'. 맨 오른편에 서 있는 인물이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 4대강사업 홍보관 게시사진 (녹색연합 촬영) |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부장님 말씀대로 소위 "국민의 오해"를 풀기 위해 연일 애쓰고 계시더군요. 언론을 통해 들은 본부장님의 바로 그 인터뷰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그 인터뷰가 저를 무척 당황스럽고, 안타깝고, 화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바쁜 심명필 본부장님께
지난 1월 18일 본부장님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4대강 사업과 수질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당시 질의 응답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 수질 개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속된 입장이었는데, 오히려 감사원은 수질 악화를 우려했거든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되나요?
답변(심명필) : "수질은, 일부에서는 초기에 보를 만들어서 깨끗하게 하는 거 아니냐 하는데 그건 좀 전후가 뒤바뀌었고요. 보의 목적은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만든 건 아닙니다. 보의 목적은 우리가 홍수 대비 또, 소위 가뭄 시에 대비하는 비상용수 확보라든지, 물을 평상시에 수위를 높여서 치수가 용이하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한 거고. 다만 예전에 흘러가지 않는 하천 바닥에, 이렇게 물을 모아도 수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내용이었거든요, 순서가."
요지는 4대강 보가 수질개선용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말을 강조하셨습니다. 지난 1월 22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다음과 같이 답변하셨지요.
- 수질 문제로 바로 넘어갔으면 좋겠는데요. 수질 그 이전에, 그런데 수질은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걸 보니까 이게 꼭 수질 때문에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까?
답변(심명필) : "제가 수질은 1차 목적은 아니었다, 이런 뜻으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 보는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답변(심명필) : "우리가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준설의 첫 번째 목적은 홍수예방입니다. 수위를 낮춰주고 우리가 넓은 공간이 생겼기 때문에 그냥 물이 지나가지 않고 거기다가 보를 만들어줌으로써 더 많은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거고요. 이렇게 많은 물을 확보하려면 우리가 깨끗한 물을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더러운 물을 아무리 모아본들 그건 큰 도움이 안 되니까..."
보는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것이고, 수질 개선과 상관없다는 게 본부장님 인터뷰의 핵심입니다. 참으로 의아했습니다. 4대강 사업 추진 초기부터 정부가 내세운 사업 효과 중 빠지지 않은 게 바로 "수질 개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형 보를 건설해서 물을 가득 채우면 강물이 깨끗해진다고 정부는 여러차례 주장했습니다.
▲ 4대강사업추진본부에서 발행한 홍보 책자 <4대강의 진실> 표지. ⓒ 4대강사업추진본부 발행 홍보책자 |
본부장님의 기억을 상기시켜드리고자 합니다. <4대강의 진실>이라는 책자를 아십니까? 4대강사업 사업 초기에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꽤 두툼한 홍보책자입니다. 이 책 56쪽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보 설치로 갈수기 물이 풍부해지면 오히려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 <4대강의 진실> 56쪽. ⓒ 4대강사업추진본부 홍보책자 |
또 29쪽에는 이렇게 적혀있네요.
"보는 물 저장량을 늘리고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수질을 개선하는 큰 물그릇을 만드는 일입니다."
▲ <4대강의 진실> 29쪽. ⓒ 4대강사업추진본부 홍보책자 |
정부의 거짓말, 이젠 지겹습니다
한마디로 보를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4대강의 진실>은 다름아닌 심명필 본부장님께서 총책임자로 계셨던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서 발행한 책입니다. "보의 목적은 수질개선 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는 본부장님의 최근 인터뷰 내용과 반대인데, 이를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사업 추진할 때는 깨끗한 물을 명분으로 내세우다가 감사원이 수질 악화 우려를 제기하자 슬그머니 발뺌을 하시는 건가요?
▲ 강정고령보에 걸설된 홍보관 '디 아크'. ⓒ 녹색연합 |
▲ 4대강 사업 홍보관 '디 아크' 내부 모습. ⓒ 녹색연합 |
아니면 홍보물을 제작한 실무진의 실수였다고 변명하시겠습니까? 그럼 이건 어떤가요? 아마 본부장님께서도 가 보셨겠지만, 낙동강의 강정고령보에는 '디 아크(The Arc)'라는 이름의 거대한 홍보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다양한 최첨단 홍보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중 4대강의 보를 설명하는 터치스크린이 있더군요. 보의 장점을 클릭하자 이런 화면이 뜨더군요.
"보를 통해 많은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수질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4대강 보를 설명하는 터치스크린 홍보물. "보는 수자원을 확보하고 물을 깨끗이 한다"고 보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 녹색연합 |
이 홍보관 건설에 아마 많은 예산을 썼을 겁니다. 본부장님 말씀이 맞다면 이 홍보관은 국민의 세금을 들여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보는 수질 개선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는 본부장님과 "보는 물을 깨끗하게 한다"는 4대강 사업 홍보물,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어느 편이든 본부장님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홍보물, 홍보관 모두 본부장님이 수장으로 계셨던 4대강사업추진본부가 만들었으니까요. 사실 "4대강 보의 목적은 수질 개선이 아니"라는 본부장님의 뒤늦은 변명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정부는 이미 대대적인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습니다. 보는 흐르는 강물을 가로막아 결국 물을 썩게 한다는 사실이 작년 대규모 녹조사태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환경부는 그토록 녹조와 4대강 사업이 무관하다고 변명했지만, 4대강 보가 강물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이번 감사원의 발표 내용이기도 합니다.
▲ 2012년 9월 10일 자 <한겨레> 기사. 4대강 사업 추진 당시 정부에서 실시한 수질모델링 결과, 보 설치 후 수질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왔으나,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 한겨레 신문 캡쳐 |
정부도 보로 인해 수질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지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를 통해 받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시뮬레이션 자료가 2012년 9월에 공개됐습니다. 보 설치 이후 수질이 나빠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대강을 망친 주역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를 2009년에 파악하였지만, 4대강 마스터플랜 발표 당시엔 하수 종말처리시설을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또다른 예측수치만 내놓았었습니다. 알면서도 숨기는 것, 이 또한 거짓말입니다.
▲ 4대강 사업 홍보동영상 마지막 장면 캡쳐. ⓒ 4대강사업 홍보동영상 캡쳐 |
4대강 사업 홍보동영상 마지막에 이런 멘트가 나옵니다.
"우리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저 강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두 손 오므려 목을 축일
그날이 올 때까지.."
썩어버린 강물, 녹조로 가득찬 거대한 호수. 이 물을 본부장님은 두 손 오므려 마실 수 있습니까?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녹조가 가득한 썩은 물, 물고기가 죽어가는 강물은 사람도 마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 2012년 8월 11일, 합천보 상류에 녹조가 가득 차 있다. ⓒ 녹색연합 |
▲ 2012년 10월 금강에서 떼죽음 한 물고기들.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급격한 환경 변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은 사람도 마실 수 없다. ⓒ 녹색연합 |
4대강 사업은 실패작입니다. 맑고 깨끗한 물을 만든다던 호언장담에도, 강물은 썩고 냄새나는 녹조로 가득차고 물고기는 죽어갑니다. 녹조 냄새보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거짓말의 냄새가 더욱 고약합니다.
시민의 마실 물을 썩게하고, 강에 사는 수많은 생명을 죽게한 거짓말. 이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합니다.
▲ 4대강 사업 홍보관에 게시된 '4대강 사업 주역들' 사진. ⓒ 녹색연합 |
4대강 사업 홍보관은 책임을 져야 할 분들, 그들이 누군지도 잘 홍보하고 있더군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이끈 정부 주역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습니다.
'이동우 청와대기획관리실장,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이명박 대통령,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장관, 심명필 4대강사업추진본부장.'
사진 아래에 남겨진 자랑스러운(?) 이름입니다. 이 사진에는 본부장님도 있습니다. 또한 홍보관 주변 커다란 돌판에도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역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낙동강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새 터전, 지역과 국가 발전의 미래 공간으로 되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역들의 이름을 이 곳에 새겨 그 공을 기립니다." - 2012 9. 20 대통령 이명박"
▲ 4대강 홍보관 주변 대리석 돌판에 새겨진 이름들. "낙동강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는 생명의 새 터전, 지역과 국가 발전의 미래 공간으로 되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역들의 이름을 이곳에 새겨 그 공을 기립니다." - 2012 9. 20 대통령 이명박 ⓒ 녹색연합 |
잊지 않겠습니다. 본부장님의 말씀들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본부장님과 함께 포토라인에 섰던 그 분들도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아마도 곧 국회 국정조사장에서 만나뵐지도 모르겠군요. 마지막으로 프랑스 격언 하나를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글을 쓴 황인철 기자는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현장팀장입니다.
출처 : 얼굴까지 자랑한 6명, 부끄러운 거나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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