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긴 철망, 터진 모래자루... 아찔한 낙동강
[현장] 고장난 구미보 수문은 언제 수리? 측방 침식으로 붕괴 위험 경고
[오마이뉴스] 조정훈 | 13.04.21 10:36 | 최종 업데이트 13.04.21 10:36
낙동강 조사단은 20일 오전 일찍 낙단보를 찾았다. 세굴현상으로 인해 물받이공 균열이 발견돼 영하의 날씨에도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등 지난해 연말부터 무리한 보강공사를 벌였던 낙단보는 겉으로는 평안해 보였다.
하지만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얼마나 문제가 있었으면 영하의 날씨에도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무리한 공사를 했겠느냐"며 "물을 차단하고 전면적인 재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은 측방침식으로 제방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홍수로 인해 많은 비가 올 경우 강물이 낙단보 상류 좌측을 치고 빠져나가기 때문에 붕괴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국장은 "마을 주민들이 낙단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마을 가까이에 보를 설치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쪽으로만 물 흐르는 구미보, 홍수라도 나면
구미보는 문제가 심각했다. 구미보는 지난해 수문 고장으로 물이 새어나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감사원에서도 수문에 대한 지적을 했지만, 아직 수리가 되지는 않았다. 오른쪽 수문은 높낮이가 달라 물이 한쪽으로만 흘렀다.
조사단이 수문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당장 수문을 고치기는 어렵다며 올해 내에는 보수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름 홍수기가 다가오면 고장난 수문을 가동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조사단은 우려를 표했다.
구미보 하류 약 500미터 앞에는 모래가 재퇴적돼 모래톱이 생겼다. 박창근 교수는 구미보의 바닥보호공이 유실돼 모래톱이 생길수 있다며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모래톱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지, 바닥보호공 유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에 대해 전면 조사를 벌였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수심의 변화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구미보 하류 양쪽 호안에도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사석을 깔고 철망으로 엮어놓았으나 철망이 뜯겨져나가면서 사석이 흘러내렸다. 정수근 국장은 "사석이 흘러내려가면서 재퇴적이 일어나고 있다"며 "준설효과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정국장은 이어 "하천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며 "물이 정상적으로 흐를수 있도록 보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설공사는 무용지물, 거대한 모래톱 다시 생겨
낙동강과 만나는 감천의 하류에도 준설공사가 이루어졌지만 거대한 모래톱이 다시 생겼다. 대신 감천에서는 낙동강 준설로 인해 모래가 하류로 쓸려 내려가는 바람에 검은 진흙층이 곳곳에 드러났다. 교량의 교각을 받치는 기반석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모래가 하류로 빠져나간 것이다.
지난해 산바 태풍으로 인해 잘려나갔던 제방은 큰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다시 쌓았지만 모래가 흘러내리면서 언제 다시 무너질지 아찔해 보였다. 배수시설의 하부엔 역행침식으로 인해 거대한 구멍이 생겨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원동제4배수문의 하부에는 커다란 동굴처럼 구멍이 뚤려 있어 홍수가 날 경우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구멍은 지난해 산바태풍이 지나간 후 보수공사를 했지만 모래와 흙이 빠져나가면서 생긴 것이다.
모래가 빠지면서 끊긴 양수관로가 물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수근 국장은 "마을 이장을 만났는데 관로가 끊겨 물을 공급받지 못해 농사를 걱정하더라"며 "이게 바로 역행침식의 피해"라고 말했다.
"언제 사용할 지 모르는 취수구 200억 원 들여"
해평취수장은 200억 원을 들여 이전의 취수구 옆에 비상취수구를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다. 비상취수구에서 물을 취수하더라도 이전 취수구의 관로를 거쳐 정수장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평취수장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단 펌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펌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대체용으로 쓰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취수구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취수구의 하단 높이가 24.5미터에 있어 칠곡보의 담수 수위를 25미터 이상 유지해야 취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예비취수구는 19.2미터에서도 취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창근 교수는 "언제 사용할지 모르는 취수구를 200억 원이나 들여 만든다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하고 "취수구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비상시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낙동강을 둘러본 류승원 영남생태보존회 회장은 "강을 준설하고 물을 보에 가둠으로써 생태계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며 "강가로 내려오던 동물들이 내려오지 못해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 회장은 "보로 인해 물이 많아지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버드나무와 같은 새로운 식물들이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물 속에도 새로운 생태계의 식물종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동강 조사단은 셋째 날인 21일 오전에 칠곡보를 시작으로 노곡리 침수피해 현장과 강정고령보를 둘러보고 달성보 둔치 제방 침식과 우안 콘크리트옹벽 침하 문제, 용호천과 현풍천의 역행침식 등을 조사한다.
출처 : 뜯긴 철망, 터진 모래자루... 아찔한 낙동강
[현장] 고장난 구미보 수문은 언제 수리? 측방 침식으로 붕괴 위험 경고
[오마이뉴스] 조정훈 | 13.04.21 10:36 | 최종 업데이트 13.04.21 10:36
▲ 낙동강 구미보 ⓒ 조정훈 |
낙동강 조사단은 20일 오전 일찍 낙단보를 찾았다. 세굴현상으로 인해 물받이공 균열이 발견돼 영하의 날씨에도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등 지난해 연말부터 무리한 보강공사를 벌였던 낙단보는 겉으로는 평안해 보였다.
하지만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얼마나 문제가 있었으면 영하의 날씨에도 콘크리트를 주입하는 무리한 공사를 했겠느냐"며 "물을 차단하고 전면적인 재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은 측방침식으로 제방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홍수로 인해 많은 비가 올 경우 강물이 낙단보 상류 좌측을 치고 빠져나가기 때문에 붕괴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국장은 "마을 주민들이 낙단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마을 가까이에 보를 설치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쪽으로만 물 흐르는 구미보, 홍수라도 나면
▲ 낙동강 구미보의 수문 한 쪽에서 물이 넘치지 않는다. 수문이 약간 기울어져 있어 높낮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 조정훈 |
구미보는 문제가 심각했다. 구미보는 지난해 수문 고장으로 물이 새어나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감사원에서도 수문에 대한 지적을 했지만, 아직 수리가 되지는 않았다. 오른쪽 수문은 높낮이가 달라 물이 한쪽으로만 흘렀다.
조사단이 수문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당장 수문을 고치기는 어렵다며 올해 내에는 보수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름 홍수기가 다가오면 고장난 수문을 가동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조사단은 우려를 표했다.
구미보 하류 약 500미터 앞에는 모래가 재퇴적돼 모래톱이 생겼다. 박창근 교수는 구미보의 바닥보호공이 유실돼 모래톱이 생길수 있다며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모래톱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지, 바닥보호공 유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에 대해 전면 조사를 벌였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수심의 변화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구미보 하류 양쪽 호안에도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사석을 깔고 철망으로 엮어놓았으나 철망이 뜯겨져나가면서 사석이 흘러내렸다. 정수근 국장은 "사석이 흘러내려가면서 재퇴적이 일어나고 있다"며 "준설효과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정국장은 이어 "하천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며 "물이 정상적으로 흐를수 있도록 보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설공사는 무용지물, 거대한 모래톱 다시 생겨
▲ 지닌해 태풍으로 인해 감천의 제방이 붕괴되어 모래자루가 터졌다. ⓒ 조정훈 |
▲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 제방이 무너져 내렸다. ⓒ 조정훈 |
낙동강과 만나는 감천의 하류에도 준설공사가 이루어졌지만 거대한 모래톱이 다시 생겼다. 대신 감천에서는 낙동강 준설로 인해 모래가 하류로 쓸려 내려가는 바람에 검은 진흙층이 곳곳에 드러났다. 교량의 교각을 받치는 기반석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모래가 하류로 빠져나간 것이다.
지난해 산바 태풍으로 인해 잘려나갔던 제방은 큰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다시 쌓았지만 모래가 흘러내리면서 언제 다시 무너질지 아찔해 보였다. 배수시설의 하부엔 역행침식으로 인해 거대한 구멍이 생겨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원동제4배수문의 하부에는 커다란 동굴처럼 구멍이 뚤려 있어 홍수가 날 경우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구멍은 지난해 산바태풍이 지나간 후 보수공사를 했지만 모래와 흙이 빠져나가면서 생긴 것이다.
모래가 빠지면서 끊긴 양수관로가 물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수근 국장은 "마을 이장을 만났는데 관로가 끊겨 물을 공급받지 못해 농사를 걱정하더라"며 "이게 바로 역행침식의 피해"라고 말했다.
▲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에 있는 배수시설인 원동제4수문. 역행침식으로 인해 모래가 파이면서 곧 무너질 것처럼 위험하다. ⓒ 조정훈 |
▲ 낙동강의 지류인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감천에서 역행침식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모래가 깊게 파여 배수처리시설이 곧 붕괴될 것처럼 위험해 보인다. ⓒ 조정훈 |
▲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에 끊긴 양수관로가 물 위로 드러났다. 농민들은 물을 끌어오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 조정훈 |
"언제 사용할 지 모르는 취수구 200억 원 들여"
해평취수장은 200억 원을 들여 이전의 취수구 옆에 비상취수구를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다. 비상취수구에서 물을 취수하더라도 이전 취수구의 관로를 거쳐 정수장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평취수장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단 펌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펌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대체용으로 쓰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취수구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취수구의 하단 높이가 24.5미터에 있어 칠곡보의 담수 수위를 25미터 이상 유지해야 취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예비취수구는 19.2미터에서도 취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창근 교수는 "언제 사용할지 모르는 취수구를 200억 원이나 들여 만든다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하고 "취수구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비상시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낙동강을 둘러본 류승원 영남생태보존회 회장은 "강을 준설하고 물을 보에 가둠으로써 생태계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며 "강가로 내려오던 동물들이 내려오지 못해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 회장은 "보로 인해 물이 많아지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버드나무와 같은 새로운 식물들이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물 속에도 새로운 생태계의 식물종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동강 조사단은 셋째 날인 21일 오전에 칠곡보를 시작으로 노곡리 침수피해 현장과 강정고령보를 둘러보고 달성보 둔치 제방 침식과 우안 콘크리트옹벽 침하 문제, 용호천과 현풍천의 역행침식 등을 조사한다.
출처 : 뜯긴 철망, 터진 모래자루... 아찔한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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