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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UAE 원전수출 때문? 2015년 신고리3호 미가동땐 보상금내야

밀양 송전탑 공사, UAE 원전수출 때문?
2015년 신고리3호 미가동땐 보상금내야
한전 부사장 발언 논란에 사표 내
[한겨레] 이승준 기자 | 등록 : 2013.05.24 20:14 | 수정 : 2013.05.25 11:10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맺은 원전 수출계약 때문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전력난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은 원전 수출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공사를 강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전력 변준연 부사장은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UAE 원전을 수주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참고모델이 됐기 때문에 밀양 송전탑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 2015년까지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지 않으면 페널티(벌금)를 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밝히며 논란이 불거졌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겨울철 전력난을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명분으로 내세워왔다.

올해 12월 말 가동하는 부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을 공급해야 겨울철 전력난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논리였다.

변 부사장의 발언은 이런 정부 논리와 어긋난다. 정부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며 명분으로 내세운 전력난보다는,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원전 수출계약에 무게중심을 뒀음을 실토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고리원전 3호기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된 것과 같은 모델인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 에이피아르(APR)1400이다. 계약 당시 2015년까지 가동되지 않을 경우 매달 공사비의 0.25%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물어야 하는 규정이 삽입된 것이다. 앞서 한진현 산업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도 “UAE 쪽에 신고리 3호기 정상운행 모습을 보여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공사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은 이명박이 업적으로 내세운 대표적인 사업으로 400억달러 규모다.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이 겨울철 전력난이 아닌 원전 수출 때문이라는 발언이 공개되자 지역주민 모임인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환경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UAE 수출한 원전의 페널티를 물지 않기 위해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게 되었다는 데 주민들은 탄식과 허탈함, 그리고 극한 분노를 터뜨렸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논평을 내어 “한국전력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문제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관한 진상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밀양 송전탑 공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송전탑 공사는 전력난 때문이다”라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변 부사장은 24일 회사 쪽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전날 밀양 송전탑 건설을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 “특정 집단에 세뇌당한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출처 : 밀양 송전탑 공사, UAE 원전수출 때문? 2015년 신고리3호 미가동땐 보상금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