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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Anti SamSung

삼성에버랜드 ‘재벌 웨딩홀’ 시끌

삼성에버랜드 ‘재벌 웨딩홀’ 시끌
15억 내고 서울대 교내 예식업 운영권 꿰차
기존업체 “재계약 문제없다더니” 대학에 분통
연매출 30억 등 입찰자격 요건 미달 의혹도

[한겨레] 이충신 기자 | 등록 : 2012.03.08 08:05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가 4년 전 철수했던 예식장 사업에 다시 손을 대 ‘재벌 빵집’에 이어 ‘재벌 웨딩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삼성에버랜드와 서울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1월 서울대 발전기금이 공개 입찰한 서울대 교내 연구공원 컨벤션웨딩홀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삼성에버랜드와 서울대 쪽이 기존 운영업체 플래닝쿠튀르에 대한 영업권 보상을 외면하고 있어, 이 업체가 법원에 조정신청을 내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2007년부터 해당 웨딩홀을 운영해온 플래닝쿠튀르는 올해 250여건의 결혼식 예약을 미리 받아 놓은 상태로, 이 예약 건에 대해 영업권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플래닝쿠튀르의 영업권 보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상으로 결혼식 예약자 명단을 넘길 수 없다면 명단을 아예 넘겨받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버랜드가 결혼식 예약자 명단을 넘겨받지 않으면, 플래닝쿠튀르를 믿고 결혼식장을 예약한 고객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플래닝쿠튀르도 신뢰도가 떨어져 업계에서 영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게 플래닝쿠튀르 쪽의 설명이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15억원의 운영사업권료를 내면 우리도 남는 게 없어 플래닝쿠튀르에 보상을 해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기존 운영업체가 문제가 많으니 연회식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웨딩홀 운영권 입찰에 참여해 보라’고 서울대 쪽에서 먼저 요청이 왔다”며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연회식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예식장 운영 사업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경섭 플래닝쿠튀르 대표는 “2007년 당시 강당을 개조해 이 정도 규모로 키웠는데 이젠 송두리째 빼앗겼다”며 “기존 운영자에게 재계약의 권리를 인정해 주는 것이 통례인데,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영업비용을 써가며 계약한 예약자 명단도 아무런 보상 없이 내놓으라고 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신 대표는 “서울대 발전기금 관계자가 ‘재계약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 발전기금 6000만원을 별도로 납부했다”며 “그런데도 서울대가 최저 입찰 금액 10억원이라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해 입찰에 응할 수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서울대 발전기금 관계자는 “당시 플래닝쿠튀르 쪽에 예식장 임대료를 올려주든지 아니면 발전기금을 더 내라고 요구했다”며 “5년 뒤 나가기로 하고 들어왔고, 재계약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서울대 발전기금이 제시한 입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는데도, 웨딩홀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발전기금은 ‘최근 3년 이내에 2년 이상 웨딩 관련 사업 운영’과 ‘최근 2년간 단일사업장 영업매출실적 연간 30억원 이상’을 입찰 참가 요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삼성에버랜드는 2008년부터 예식 사업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에 대해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단체급식을 담당하면서 예식장 연회식을 공급하고 있어 웨딩 관련 사업을 한다고 볼 수 있고, 웨딩 관련 매출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세청 관계자는 “예식홀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예식장 연회식만 제공해온 삼성에버랜드의 매출은 예식업 매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 삼성에버랜드 ‘재벌 웨딩홀’ 시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