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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3호기 재가동 승인” 원안위, 불허 하루 만에 번복

“한빛원전 3호기 재가동 승인” 원안위, 불허 하루 만에 번복
“산업부 입김 반영” 관측… 위원회 독립성 훼손 논란
[경향신문] 박철응 기자 | 입력 : 2013-06-09 22:13:25 | 수정 : 2013-06-09 22:13:25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한빛(영광) 원전 3호기 재가동을 불허한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전력 수급 불안을 우려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입김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원안위는 9일 “지난해 10월부터 정기검사를 해온 한빛 3호기의 재가동을 오후 1시에 승인했으며, 이 원전은 10일 오후 4시에 발전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빛 3호기는 지난해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 내 특정 관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돼 이를 용접하는 작업을 해왔다. 원안위는 지난 4월18일 한국수력원자력의 보수 방식을 승인한 이후 최종적으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영광 주민들도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지난 8일 오후까지만 해도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새한티이피가 수행한 시험성적서의 전수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재가동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오전까지도 원안위 관계자는 “시험성적서 조사를 하다가 만에 하나 문제가 적발될 경우 원전을 멈춰야 한다”면서 “모든 조사가 끝난 이후에 재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으며 조사를 언제 마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일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국내 원전 28개 전체를 대상으로 지난 10년간의 부품 시험성적서 12만5000건가량을 전수조사해 위조 여부를 밝히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산업부는 지난 7일 오후 “7일이나 8일 원안위의 재가동 승인이 이뤄지고, 재가동 관련 시험이 원활히 진행되는 경우 10일쯤에는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빛 3호기의 재가동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팀장은 “하루 만에 승인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력 수급 안정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당국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 직속 장관급에서 국무총리 산하의 차관급 위원회로 격하돼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원전 규제기관은 진흥하는 쪽이 먼저 발표를 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원안위가 행정부 소속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는 완전한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 : “한빛원전 3호기 재가동 승인” 원안위, 불허 하루 만에 번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