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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4대강 비판’ 고소한 수공

‘4대강 비판’ 고소한 수공
낙동강 반대 박창근 교수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2.07.10 08:12 | 수정 : 2012.07.10 17:38


한국수자원공사 정남정 4대강사업본부장이, 4대강 사업에 반대 견해를 밝혀온 관동대(강원도 강릉) 박창근 교수(토목공학)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인사들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무기로 ‘재갈 물리기’를 시도하는 관행이 정권 말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수자원공사 정남정 본부장은 6월 말께 박 교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정 본부장의 법률대리인을 소환해 고소인 조사를 한 뒤, 박 교수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서울 수서경찰서로 사건을 이첩한 상태다.

박 교수는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난 2월부터 낙동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둑) 곳곳에서 현장조사를 벌여왔다. 그는 “창녕·함안보에 부등 침하가 발생하여 철판으로 은폐하였고, 와이어로프식 수문고장으로 스톱로그를 설치하여 보수하고 있으며, 시설 안전 등급이 이(E)등급”이라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이런 발언 내용은 허위 사실이며, 창녕·함안보는 부등침하 및 철판으로 덧씌우기한 사례가 없고, 수문은 와이어 로프식이 아닌 회전식으로 고장이 없었으며, 안전점검결과도 이(E)등급이 아니라 안전한 것으로 진단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가정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할 용의가 있지만, 수자원공사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기로 결정해 부서 책임자로서 고소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에 대한 고소는 국토해양부와도 조율을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나 “4대강 사업에 대해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내용을 발표하는 것에 법률적 대응을 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창근 교수는 “내가 주장한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공개토론을 통해 진실 여부를 따져보면 될 것”이라며 “나를 고소한 것은 4대강 사업의 허구성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자 비판세력의 입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출처 : ‘4대강 비판’ 고소한 수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