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언론인 초청해 ‘술판’ 벌이다 사고나자 ‘쉬쉬’
청주지부 안보견학 초청행사 중 언론인 사고로 ‘중태’
백령도 파출소 “국정원, 사고 신고 안했다”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 입력 : 2013-09-04 15:03:39 | 노출 : 2013.09.05 09:36:37
국가정보원이 주최하는 안보견학에 참가한 언론인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미스런 사고를 계기로 국정원이 연례행사처럼 진행한 언론인 초청행사가 적절한 것인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청리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29일 국정원이 운영하는 백령도 소재 안보견학 수련원에서 발생했다. 국정원 청주지부는 이날 충북 도내 신문방송사 임직원 24명을 초청해 1박2일 일정으로 백령도 안보견학 행사를 개최했다.
언론인들은 이날 새벽 청주에서 출발해 오후 1시 백령도에 도착한 후 해병 6여단, 천안함 위령탑을 방문하고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이어 2시간 동안 탈북 새터민의 안보강좌를 듣고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해산물로 차려진 뒤풀이 자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J신문의 업무부국장 A씨(49)가 새벽 3~4시 사이에 수련원 건물 뒤쪽에 땅바닥에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A씨가 머문 2층 숙소의 창문 높이가 성인남성의 허벅지 높이밖에 되지 않아 새벽 시간까지 술을 먹은 A씨가 몸의 균형을 잃고 4미터 높이의 숙소에서 떨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사고가 일어나고 발견된 시점에 속옷만 걸치고 있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령도 119센터 쪽은 "새벽 4시경 수련원의 신고 전화를 받고 갔더니 환자분이 머리 쪽에 피를 많이 흘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며 "초기에 의식은 있었지만 흥분한 상태여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19센터는 백령도 소재 병원으로 후송했다가 상태가 심각해 헬기로 인천 길병원으로 환자를 옮겼다.
4일 현재 확인결과 A씨는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사고 발생 후 미세한 손가락 움직임은 있지만 의식불명인 상태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한창 국정원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언론인을 상대로 초청행사를 개최했다는 자체부터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정원이 여론 관리를 위해 언론인과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안보 견학 행사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안보견학이라는 이유로 개최되는 행사를 과연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다시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언론 관계자는 "언론사 기자들이 국정원 행사에 동원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현재 시점에 국정원 문제가 해체 얘기까지 나오면서 민감한 시점인데 굳이 국정원 주최 안보행사가 열리고 언론인들이 가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측은 "국정원 청주지부는 도대체 무슨 예산으로 이렇게 썼을까. 이런 안보견학행사는 9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단다. 억측을 해보자면 매년 안보견학 행사를 빌미로 국정원 직원들과 언론사 간부들이 술판을 벌였다는 얘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이 얽힌 행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역 언론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당시 안보견학 행사에 참여한 지역 언론사는 7-8개 매체와 이밖의 다른 매체에서 사고 소식을 전한 뉴스는 찾아볼 수 없다. 국정원도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백령 파출소 관계자는 "관할 지역으로 신고를 받지 않아서 사건 내용을 알지 못했고 사후에 수련원 관계자를 통해 피해자가 술을 먹고 수련원 2층에서 떨어졌고 119 헬기가 와서 후송을 했다는 정도만 파악해서 경찰서로 상황 보고를 띄웠다"고 전했다.
인천중부경찰서 형사지원관 관계자도 "보통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경찰 쪽에 신고를 하게 돼 있는데 국정원과 수련원으로부터 신고를 접수 받은 게 없다"며 "백령 파출소로 확인 결과, 국정원 직원이 112가 아닌 119에만 통보해서 자체적으로 환자를 운반했다는 것을 주민에게 들었고 이 내용을 상황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백령 119센터와 파출소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과 수련원 측이 사고가 발생한 후 119센터에는 사고를 알렸지만 관할지역 경찰에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된다.
국정원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사건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출처 : 국정원, 언론인 초청해 ‘술판’ 벌이다 사고나자 ‘쉬쉬’
청주지부 안보견학 초청행사 중 언론인 사고로 ‘중태’
백령도 파출소 “국정원, 사고 신고 안했다”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 입력 : 2013-09-04 15:03:39 | 노출 : 2013.09.05 09:36:37
국가정보원이 주최하는 안보견학에 참가한 언론인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미스런 사고를 계기로 국정원이 연례행사처럼 진행한 언론인 초청행사가 적절한 것인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충청리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29일 국정원이 운영하는 백령도 소재 안보견학 수련원에서 발생했다. 국정원 청주지부는 이날 충북 도내 신문방송사 임직원 24명을 초청해 1박2일 일정으로 백령도 안보견학 행사를 개최했다.
언론인들은 이날 새벽 청주에서 출발해 오후 1시 백령도에 도착한 후 해병 6여단, 천안함 위령탑을 방문하고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이어 2시간 동안 탈북 새터민의 안보강좌를 듣고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해산물로 차려진 뒤풀이 자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J신문의 업무부국장 A씨(49)가 새벽 3~4시 사이에 수련원 건물 뒤쪽에 땅바닥에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A씨가 머문 2층 숙소의 창문 높이가 성인남성의 허벅지 높이밖에 되지 않아 새벽 시간까지 술을 먹은 A씨가 몸의 균형을 잃고 4미터 높이의 숙소에서 떨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사고가 일어나고 발견된 시점에 속옷만 걸치고 있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령도 119센터 쪽은 "새벽 4시경 수련원의 신고 전화를 받고 갔더니 환자분이 머리 쪽에 피를 많이 흘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며 "초기에 의식은 있었지만 흥분한 상태여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19센터는 백령도 소재 병원으로 후송했다가 상태가 심각해 헬기로 인천 길병원으로 환자를 옮겼다.
4일 현재 확인결과 A씨는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사고 발생 후 미세한 손가락 움직임은 있지만 의식불명인 상태이다.
▲ 국정원이 안보견학단 숙소로 제공하고 있는 백령도 수련원. ⓒ충청리뷰 |
이번 사고로 인해 한창 국정원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언론인을 상대로 초청행사를 개최했다는 자체부터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정원이 여론 관리를 위해 언론인과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안보 견학 행사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안보견학이라는 이유로 개최되는 행사를 과연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다시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언론 관계자는 "언론사 기자들이 국정원 행사에 동원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현재 시점에 국정원 문제가 해체 얘기까지 나오면서 민감한 시점인데 굳이 국정원 주최 안보행사가 열리고 언론인들이 가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측은 "국정원 청주지부는 도대체 무슨 예산으로 이렇게 썼을까. 이런 안보견학행사는 9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단다. 억측을 해보자면 매년 안보견학 행사를 빌미로 국정원 직원들과 언론사 간부들이 술판을 벌였다는 얘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이 얽힌 행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역 언론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당시 안보견학 행사에 참여한 지역 언론사는 7-8개 매체와 이밖의 다른 매체에서 사고 소식을 전한 뉴스는 찾아볼 수 없다. 국정원도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백령 파출소 관계자는 "관할 지역으로 신고를 받지 않아서 사건 내용을 알지 못했고 사후에 수련원 관계자를 통해 피해자가 술을 먹고 수련원 2층에서 떨어졌고 119 헬기가 와서 후송을 했다는 정도만 파악해서 경찰서로 상황 보고를 띄웠다"고 전했다.
인천중부경찰서 형사지원관 관계자도 "보통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경찰 쪽에 신고를 하게 돼 있는데 국정원과 수련원으로부터 신고를 접수 받은 게 없다"며 "백령 파출소로 확인 결과, 국정원 직원이 112가 아닌 119에만 통보해서 자체적으로 환자를 운반했다는 것을 주민에게 들었고 이 내용을 상황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백령 119센터와 파출소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과 수련원 측이 사고가 발생한 후 119센터에는 사고를 알렸지만 관할지역 경찰에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된다.
국정원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사건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출처 : 국정원, 언론인 초청해 ‘술판’ 벌이다 사고나자 ‘쉬쉬’
'세상에 이럴수가 > 내란음모 정치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KBS·MBC·조중동, ‘국정원사건’ 숨긴 ‘공식’ 찾았다 (0) | 2013.09.08 |
---|---|
뉴스타파 “독고영재 사칭 트윗, 국정원 그룹 일원” (0) | 2013.09.08 |
국정원 안보견학 참가 언론사 간부 중태 (0) | 2013.09.08 |
댓글 직원에게 “덕분에 선거결과 편히 봤다” 국정원 전 심리전단장이 대선 다음날 문자 (0) | 2013.09.03 |
검찰 "국정원 심리전단 댓글은 100% 선거개입" (0) | 2013.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