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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병 딸린 고급차에 개인 보좌관에…국방부, 백선엽에 10년간 파격 특혜

운전병 딸린 고급차에 개인 보좌관에…
국방부, 백선엽에 10년간 파격 특혜

자문위원장 자리 ‘위인설관’ 의혹
백씨 ‘친일반민족행위자’인데도
이름 딴 ‘한미동맹상’ 시상 강행

[한겨레] 최현준 기자 | 등록 : 2013.09.30 21:27 | 수정 : 2013.09.30 22:21


▲ 일제 말기 만주의 만주군 소속 ‘간도특설대'에서 독립운동가들을 토벌하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인 백선엽(93) 전 육군참모총장
국방부가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인 백선엽(93)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지난 10년 동안 차량과 운전병, 보좌관 지원 등 과도한 특혜를 줘온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방부는 2009년 정부가 공식 선정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인 백 전 총장을 기리는 제1회 ‘백선엽 한미동맹상’도 시상했다.

30일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와 산하 군사편찬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군 업무용 고정 배차 및 차량 운행 일지 현황’을 보면, 백 전 총장은 2003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국방부 근무지원단에서 운용하는 업무용 에쿠스 승용차를 운전병과 함께 지원받아 평일과 주말 내내 개인 전용 차량으로 이용해왔다. 이는 업무용 군 차량의 개인적 사용을 금지한 국방부의 ‘군 승용차 운용 훈령’을 위반한 것이다.

또 백 전 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국방부로부터 개인 보좌관도 제공받았다. 현역 중령 신분으로 백 위원장을 돕던 이아무개 보좌관은 2010년 전역한 뒤 계약직 4급 서기관(대령급)으로 재임용돼 백 위원장을 보좌하고 있다. 군사편찬연구소장의 정식 보좌관이 7급 군무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과도한 특혜로 보인다.

이런 파격적인 특혜에도 불구하고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으로서 그의 활동은 부실했다. ‘자문위원 활동 내역’ 자료를 보면, 백 전 총장은 2003년부터 10년 동안 자문위원장으로 일했지만, 원고 감수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한 것은 모두 20여차례에 불과했다. 실제 그의 주요 활동은 외부 강연과 행사 참석이었다. 자문위원장 업무와는 무관한 활동이었다.

김광진 의원은 “국방부는 2003년 백 전 총장이 ‘6·25전쟁 50주년기념사업회 위원장’을 마치자, 바로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 직책을 신설해 맡겼다. ‘위인설관’(어떤 사람을 위해 관직을 만든)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위용섭 국방부 공보과장은 “백 전 총장이 요청하면 차량을 지원할 수 있으나, 차량 이용 가운데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있어 보인다. 보좌관은 연구소에 편성된 인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60주년 한미 동맹의 날’ 축하잔치를 연 국방부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역사·독립운동 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 전 총장의 이름을 딴 제1회 ‘백선엽 한미동맹상’ 시상식을 열었다. 첫 수상자는 6·25전쟁 때 낙동강 전선에서 북한군을 막아낸 미국의 월턴 워커 장군이다. 백 전 총장은 일제 말기 만주에서 독립운동가들을 토벌하던 만주군 소속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해, 대표적 민족반역자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출처 : 운전병 딸린 고급차에 개인 보좌관에…국방부, 백선엽에 10년간 파격 특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