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3명 대선 때 댓글 작업 확인”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3명 대선 때 댓글 작업 확인”
‘개인 소행’ 선 그어… 야당 ‘중립기관 조사’ 촉구
“당시 사령관, 현재 청와대 비서관… 출석시켜야”

[경향신문] 강병한·홍진수 기자 | 입력 : 2013-10-15 22:47:24 | 수정 : 2013-10-15 23:00:45


국방부는 15일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군인과 군무원 3명이 지난해 총선과 대선 당시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선거에 개입하는 댓글작업을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

군 소식통은 이날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 2명과 부사관 1명이 야당을 비난하고 정부를 옹호하는 등의 정치적 성향의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재전송)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건 정도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들이 개인적으로 트위터와 블로그를 하면서 보수 성향의 글을 올린 것 같다”며 ‘개인 소행’이라고 밝혔다. 댓글작업 전담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팀은 없는 것 같고 자기 의견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군사이버사령부 옥도경 사령관(준장·왼쪽 사진)과 통일부 류길재 장관(오른쪽)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와 외교통일위 국정감사에서 각각 의원들의 질의에 눈 주변을 문지르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정지윤 기자

앞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법무관리관과 조사본부장을 불러 사실확인을 위한 합동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군 검찰은 합동으로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국군사이버사령부는 이날 2010년 창설 이후 처음으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았다. 옥도경 사령관(준장)의 업무보고는 비공개로,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은 공개로 진행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사령부 소속 ‘달님’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요원은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이정희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어제(14일)까지도 사초 실종, 북방한계선(NLL), 이석기 사태, 밀양 송전탑 등 정치적 (트위터) 멘션을 달았다”고 밝혔다. 해당 요원은 ‘문재인의 대저택’이라는 글에 “저런 데서 살고파”, “이런 사람이 후보라니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려나”는 식의 댓글을 달았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보다 더 무시무시한 사건”이라며 “국방부가 아니라 특검 등 중립적인 기관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댓글을 단 시기에는 연제욱 사령관이었는데 그는 소장 진급 후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했으며 이때 사이버사령부가 정보화기획관실에서 정책기획관실 소속으로 바뀌었다”면서 “연 사령관은 현재 청와대 국방비서관이다. 다음 국감 때 연 비서관을 출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옥 사령관은 “사이버사령부는 대선개입을 절대 하지 않았으며 그런 목적으로 조직을 운영하지도 않았다”면서 “저희는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또 “개인이 한 일과 조직이 한 일은 구별해야 할 때”라며 조직적 개입을 부인했다.

이날 국감은 민주당이 댓글 의혹과 관련해 요구한 증인이 불출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한때 정회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가 댓글작업을 비호하고 은폐하기 위해 고의로 증인을 숨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옥 사령관은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댓글 의혹의 정치적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과 맞먹는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가기관이 총망라된 불법 대선개입의 실체를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정국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군사이버사령부는 2009년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7·7 디도스 공격’ 이후 사이버전을 위해 2010년 1월 국방정보본부 산하에 창설됐다. 현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이며 200여명으로 구성된 심리전단인 ‘530단’을 두고 있다. 국정원 심리전단(70여명)보다 훨씬 큰 규모다.


출처 :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3명 대선 때 댓글 작업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