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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단독] 문재인·안철수 비방글 리트위트…국정원 ‘댓글 공작’과 흡사

[단독] 문재인·안철수 비방글 리트위트…국정원 ‘댓글 공작’과 흡사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정황
새누리당 입장서 야당 비판 글 올린 요원 3명 신원 확인
“문재인 홍보물에 천안함 ‘침몰’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 RT
“이정희, 저 여자가 떠드는 건 소음”, “빨갱이 언론사가 군인에 칼 겨눠”

[한겨레] 최현준 하어영 기자 | 등록 : 2013.10.14 19:25 | 수정 : 2013.10.15 15:39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요원들에 이어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도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지난해 대선과 총선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애초 대북 사이버전이나 사이버 테러에 대응해야 하는 요원들이 실제로는 국내 정치와 주요 선거에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특히 두 기관이 올린 글의 소재나 내용, 시기 등이 매우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선거 개입이 정부나 범여권 차원에서 광범하게 벌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낳는다.

14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인·군무원 3명이 트위터와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면, 이들은 주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문재인 후보와 야당 쪽을 비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방은 물론이고 복지정책, 북방한계선(NLL), 천안함, 선거제도 등 선거 쟁점과 관련해 거의 일관되게 새누리당 쪽 입장에서 글을 올렸다. <한겨레>는 이들의 신원과 트위터·블로그에 표시된 내용을 대조해 3명의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요원을 확인했다.

트위터 이름 ‘zlrun’, 아이디 ‘@ekfflal’인 요원은 2010년 8월 트위터에 가입해 이달 14일까지 모두 3200여개의 글을 올렸다. 트위터 이름 ‘광무제’, 아이디 ‘@coogi1113’인 또다른 요원도 2010년 8월 트위터에 가입해 현재까지 약 4150개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2만5000여명, 1만4000여명씩 팔로어를 보유하는 등 제법 영향력 있는 트위터 이용자였다.

블로그 이름 ‘미륵불’, 아이디 ‘dmltjr0121’인 요원은 ‘그림지’라는 제목의 네이버 블로그에 군대와 북한 관련 글을 350건가량 올렸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담아 직접 글을 쓰기도 했고,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인용하거나 재전송(리트위트)했다.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한 이는 zlrun이었다. 이 요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대선을 10여일 앞둔 지난해 12월8일 이 요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문재인 선거 홍보물에 천안함 폭침이 침몰로 나와 있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려고”라는 글을 재전송했다. 그는 이 글에 “이럴 수가”라는 본인의 의견을 달았다. 그는 문 의원이 지난해 토론회 도중 코를 푼 사실에 대해 “비염?ㅋㅋ”이라고 조롱했다.

야권의 또다른 대선 예비후보였던 안철수 의원과 통합진보당 후보였던 이정희 대표도 비난 대상이었다. zlrun은 “안철수 친서민인 척하는 거짓이 만천하에 드러난 깨끗한 하얀 장화”라는 글을 재전송하면서 “정치하는 사람들, 지들이 서민을 대변하는 듯하지만 다 부유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으니 서민을 대변할 수 있나?”라는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이정희 대표에 대해서는 “이정희 ‘한미 FTA(에프티에이)와 국가보안법 폐지하는 정권교체 돼야’”라는 기사에 대해 “저 여자 떠드는 것은 소음”이라고 비방했다. 그는 임수경 민주당 의원을 ‘무뇌아’로 비방하기도 했다.

광무제의 경우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진보 성향 언론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광무제는 지난해 4월10일 트위터에 “빨갱이 언론사는 오늘도 우리 국민과 국방 의무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군인아저씨들에게 칼을 겨루고(겨누고) 있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군이 병사들에게 종북 야당을 찍지 말도록 강요했다는 <한겨레> 외고에 대한 비판이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여야의 입장 차이가 컸던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서도 새누리당 쪽과 같은 입장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10월27일 zlrun은 “투표시간 연장? 공휴일 놀기 위해 투표시간을 연장시켜 준다는 것은 용납 어렵고 그럴 필요 있나?”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 “설득력이 없다”는 등 다수의 글을 띄웠다.

미륵불은 10월29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언론인 시절에 쓴 ‘대한민국 영웅들을 능지처참하는 절망의 대선판, 과거 말고 미래를 얘기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백선엽 전 합참의장을 ‘친일파’로 규정한 민주당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이렇듯 이들이 올리거나 인용한 글의 상당수는 북한의 사이버전이나 사이버 테러에 대항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이라고 보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출처 : [단독] 문재인·안철수 비방글 리트위트…국정원 ‘댓글 공작’과 흡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