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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시간대 글 퍼나르고 계정 활동시기도 일치

[단독] 동시간대 글 퍼나르고 계정 활동시기도 일치
국정원, 타인 e메일 도용·‘좀비 PC’ 운용 가능성
[경향신문] 박홍두·조형국 기자 | 입력 : 2013-10-30 06:00:04 | 수정 : 2013-10-30 08:20:28


국가정보원의 글을 무더기로 퍼나른 트위터 계정 중 ‘유령계정’으로 보이는 것들은 경향신문이 29일까지 파악한 것만 총 269개다. 이 계정들은 국정원 직원이 퍼나른 대선개입 글을 같은 시간대에 한꺼번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인 글은 없고 오직 대선개입 글들로만 채워졌고, 각 계정이 글을 퍼나른 순서(타임라인)도 동일해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개입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 같은 시간에 똑같은 글 우르르 퍼나른 ‘제3의 계정들’

경향신문이 검찰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에 포함된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결과, 국정원 직원의 한 트위터 계정은 지난해 10월19일 “빨갱이를 타도해야 한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에도 빨갱이들은 신북풍공작이라면 개거품을 물었다. (중략) 대통령이 연평도에 간 것이 신북풍이면 노무현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밀 밀담은 뭐냐? 서해 5북방 영토 포기냐??”라는 글을 작성해 올렸다.

이 글은 모두 165회 퍼날랐다. 이 중 ‘@gye*****’ 등 74개 트위터 계정이 이 글을 같은 시간대에 퍼나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74개 계정이 따로 올린 글 대부분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캠프 공식 트위터 계정, 박 후보 지지단체인 ‘십알단’(십자군알바단) 단장인 윤정훈 목사 및 보수 인사들이 트위터에 올린 내용들을 그대로 퍼나른 것이다.

지난해 9월20일 트위터에 올라온 “박통 욕하시는 문재인 후보님, 봉하마을 가실 땐 박통이 만든 경부고속도로 꼬박꼬박 애용하시죠, 그쵸?”라는 글은 모두 238회 퍼날라졌다. 이 글을 퍼나른 ‘pip*****’ 등 36개 계정도 동시간대에 한꺼번에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정들이 만들어지고 활동을 중지한 시기도 모두 같았다. ‘@gye*****’ 등 74개 계정은 모두 지난해 11월부터 글을 올렸고, 대선 바로 전날인 12월18일을 기점으로 모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pip*****’ 등 36개 계정은 지난해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대선 2주 전인 12월5일 일제히 트위터 활동을 정지했다.

계정들이 대선개입을 위해 조직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나오는 부분이다.


■ 대선개입 글 대량 유포 위한 프로그램 사용 의혹

국정원 ‘유령계정’으로 의심되는 계정들은 8~9개월에 걸쳐 같은 시점에 같은 글을 퍼날랐다. 하나의 글을 모두 퍼나른 것도 5분 이내 정도로 짧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고서는 일반인들의 계정이 이 같은 일을 함께 벌였다고 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기계적인 시스템을 이용해야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269개 계정은 ‘봇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봇 프로그램은 여러 트위터 계정들을 미리 만들어놓은 뒤 글을 동시에 올리거나 자동 재전송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수십개의 계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의 e메일 주소를 도용했거나 ‘악성 봇’을 사용해 ‘좀비PC’를 운영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 전산보안업체 소속 전문가는 “여러 계정이 동시에 활동을 시작하고 중단했다면 1명이 운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체계화된 명령 체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봇 프로그램 사용 여부 등에 대해 국정원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국정원 측은 “국정원이 트위터를 통해 게재한 글은 2300여건이고, 그나마 직접 작성한 글은 139건에 불과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출처 : [단독] 동시간대 글 퍼나르고 계정 활동시기도 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