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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윗글 1만4500개’ 국정원 직원 ‘윗선 보고’ 문건 검찰서 확보

[단독] ‘트윗글 1만4500개’ 국정원 직원 ‘윗선 보고’ 문건 검찰서 확보
‘조직적 활동’ 물증… 원세훈 전 원장 혐의 추가
‘외부 조력자’ 동원 특정 후보 지지·비방 정황도

[경향신문] 정제혁 기자 | 입력 : 2013-11-01 06:00:13 | 수정 : 2013-11-01 08:13:13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검찰의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 직원 최소 22명이 트위터상에서 무더기로 선거에 개입했고, 활동 결과를 주기적으로 팀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트위터를 통한 선거개입이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라고 했던 국정원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번 수사 결과는 현재 재판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도 핵심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5팀(사회관계망서비스팀)이 지난 대선 때 402개의 계정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비방하는 글 5만5689건을 트위터상에서 작성하거나 퍼나른 것으로 보고, 이를 원 전 원장 등의 혐의사실에 추가했다.

▲ 3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준호 감찰본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 감찰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국정원과 원 전 원장 측은 검찰이 제시한 트위터 글 중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것은 139건에 불과하고, 상부에도 보고되지 않았다며 원 전 원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지난 대선 때 심리전단 5팀이 관리한 402개의 트위터 계정 중 292개가 국정원 직원 22명의 명의로 개설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중 한 명인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80여개의 계정을 통해 트위터상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비방하는 글 1만4500여건을 작성하거나 퍼나른 것도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의 트위터 활동을 팀장에게 보고한 문건도 찾아냈다.

당초 수사팀은 지난 17일 김씨를 체포한 뒤 당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정원의 요구를 받아들인 검찰 수뇌부의 지시로 조사를 마치고 석방했다.

이 같은 수사결과는 국정원 직원들 수십명이 조직적으로 트위터 대선개입에 연루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국정원의 트위터 대선개입이 개인활동이 아니라 윗선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다.

검찰은 문제의 트위터 계정 명의자인 국정원 직원 22명의 신원을 모두 파악해놓은 상태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을 전원 소환해 계정을 개설한 경위와 활동 내용, 윗선 지시·보고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심리전단 5팀이 관리한 트위터 계정 402개 중 나머지 110개도 또 다른 국정원 직원이나 국정원의 일반인 조력자(PA)가 개설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일단 이들이 올린 트위터 글의 유형 등을 분석해 최소 5명 이상의 국정원 직원과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비방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퍼나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원 전 원장 등의 혐의에 추가한 트위터 글 5만5689건 중 1만5177건을 작성한 ‘kkj0588’이라는 아이디의 운영자가 박근혜 대통령 지지단체인 ‘박사모’의 모 지역 간부임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인물을 국정원의 외부조력자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해당 인물은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박사모 회원으로, 국정원 직원이나 외부조력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외부조력자로 의심되는 이들의 계좌추적을 통해 국정원 자금이 흘러들어갔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출처 : [단독] ‘트윗글 1만4500개’ 국정원 직원 ‘윗선 보고’ 문건 검찰서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