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설립신고증... "법 속의 민주노총 의미 없어"
[현장-2013년 노동자대회] 민주노총 "독재정권" 규정, 강경투쟁 예고
[오마이뉴스] 남소연, 박소희 | 13.11.10 19:17 | 최종 업데이트 13.11.10 20:26
"우리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건설하기 위해서 수많은 피와 땀을 흘렸지만 지금 이 시기에, 법 속의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동지 여러분, 선배 위원장님, 어르신들, 대단히 죄송합니다."
1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2013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신승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말을 마친 뒤 종이 한 장을 찢어버렸다. 민주노총 설립신고증이었다.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법 속에 남아 있지 않겠다, 자본이 가둬놓은 차별의 벽을 깨고 법과 질서로 가뒀던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모아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날 그는 박근혜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재벌 중심의 부익부빈익빈 체제를 거부, 투쟁하겠다는 뜻으로 민주노총 설립신고증을 찢었다. 광장을 채운 민주노총 조합원 5만 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1만7000명)은 "투쟁"이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연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비판 속에는 우려도 담겨 있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박근혜 정부 들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이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이 이뤄진 것을 들어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발언자로 단상에 오른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지금 우리들은 민주주의 파괴, 유신독재 부활의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의장은 "부정관건선거로 탄생한 박근혜 정권은 진보당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하고,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으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아래 전공노)을 탄압, 서버까지 침투하는 만행을 저지른 데다 KTX 민영화 시도, 진보당 해산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였다"며 "그야말로 조국과 민족의 운명, 이 땅의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린 엄중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동자들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아래 ITUC) 역시 한국 상황을 걱정스러워했다. ITUC는 샤란 버로우 사무총장 이름으로 보낸 연대사에서 "최근 한국 정부가 전교조를 위법적으로 법외노조화하고 같은 이유로 전공노의 설립 신고를 반려한 것에 전 세계 노동자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의 결정은) 명백한 노동기본권 침해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며 "ITUC는 민주노총은 물론 각국 노조들과 힘을 모아 이 결정을 뒤집겠다"고 약속했다. ITUC는 또 한국 노동자들이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노동자들의 어려운 싸움에 응원을 보냈다. ITUC는 철도·가스 민영화와 기초연금 개악에 맞서는 파업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11일 시청 앞 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곧바로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다리(버들다리)를 향해 행진했다. 을지로 4가역에 도착했을 때, 일부 조합원들은 갑자기 퇴계로 쪽으로 방향을 틀고 달려나갔다. 이들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 다다르자 곧바로 경찰 병력이 모여 통행을 차단했다.
중부경찰서는 수 차례 자진해산명령을 방송한 뒤, 예비 살수까지 했으나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대열을 정리한 다음 전태일다리 앞에서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43년 전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기린 뒤 오후 6시 30분쯤 해산했다.
출처 :찢어진 설립신고증... "법 속의 민주노총 의미 없어"
[현장-2013년 노동자대회] 민주노총 "독재정권" 규정, 강경투쟁 예고
[오마이뉴스] 남소연, 박소희 | 13.11.10 19:17 | 최종 업데이트 13.11.10 20:26
▲ 서울광장 가득메운 노동자대회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
▲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청계천로 전태일 다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남소연 |
▲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던 중 "지금 이 시기에, 법 속의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민주노총 설립신고증을 찢어버리고 있다. ⓒ 남소연 |
"우리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건설하기 위해서 수많은 피와 땀을 흘렸지만 지금 이 시기에, 법 속의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동지 여러분, 선배 위원장님, 어르신들, 대단히 죄송합니다."
1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2013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신승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말을 마친 뒤 종이 한 장을 찢어버렸다. 민주노총 설립신고증이었다.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법 속에 남아 있지 않겠다, 자본이 가둬놓은 차별의 벽을 깨고 법과 질서로 가뒀던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모아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날 그는 박근혜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재벌 중심의 부익부빈익빈 체제를 거부, 투쟁하겠다는 뜻으로 민주노총 설립신고증을 찢었다. 광장을 채운 민주노총 조합원 5만 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1만7000명)은 "투쟁"이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연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비판 속에는 우려도 담겨 있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박근혜 정부 들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이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이 이뤄진 것을 들어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발언자로 단상에 오른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지금 우리들은 민주주의 파괴, 유신독재 부활의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의장은 "부정관건선거로 탄생한 박근혜 정권은 진보당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하고,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으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아래 전공노)을 탄압, 서버까지 침투하는 만행을 저지른 데다 KTX 민영화 시도, 진보당 해산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였다"며 "그야말로 조국과 민족의 운명, 이 땅의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린 엄중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동자들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등 참가자들이 '법·질서, 이 선을 넘지 마시오'라고 쓰인 폴리스라인을 찢어버리고 있다. ⓒ 남소연 |
▲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
▲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청계천로 전태일 다리를 향해 행진하던 중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앞 사거리 도로를 점거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강제해산 시키고 있다. ⓒ 남소연 |
국제노동조합총연맹(아래 ITUC) 역시 한국 상황을 걱정스러워했다. ITUC는 샤란 버로우 사무총장 이름으로 보낸 연대사에서 "최근 한국 정부가 전교조를 위법적으로 법외노조화하고 같은 이유로 전공노의 설립 신고를 반려한 것에 전 세계 노동자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의 결정은) 명백한 노동기본권 침해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며 "ITUC는 민주노총은 물론 각국 노조들과 힘을 모아 이 결정을 뒤집겠다"고 약속했다. ITUC는 또 한국 노동자들이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노동자들의 어려운 싸움에 응원을 보냈다. ITUC는 철도·가스 민영화와 기초연금 개악에 맞서는 파업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11일 시청 앞 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곧바로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다리(버들다리)를 향해 행진했다. 을지로 4가역에 도착했을 때, 일부 조합원들은 갑자기 퇴계로 쪽으로 방향을 틀고 달려나갔다. 이들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 다다르자 곧바로 경찰 병력이 모여 통행을 차단했다.
중부경찰서는 수 차례 자진해산명령을 방송한 뒤, 예비 살수까지 했으나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대열을 정리한 다음 전태일다리 앞에서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43년 전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기린 뒤 오후 6시 30분쯤 해산했다.
출처 :찢어진 설립신고증... "법 속의 민주노총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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