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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4대강, 이젠 `국정조사`다·②] 가뭄 지나면 홍수, 4대강은 무사할까?

가뭄 지나면 홍수, 4대강은 무사할까?
[4대강, 이젠 '국정조사'다·②] '호국의 다리'는 왜 무너졌을까?
[프레시안]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 기사입력 2012-06-26 오후 1:54:08


▲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는 이미 지난해부터 잦았다. 집중홍수 피해가 컸던 지난해 6월 25일, 집중홍수로 인해 붕괴된 경북 칠곡국 약목면 '호국의 다리(구 왜관철교)'의 모습. 호국의 다리 붕괴 원인으로는 4대강 사업에 포함된 낙동강 공구 준설로 인해 빨라진 유속이 꼽혔다. ⓒ뉴시스

오랜 가뭄으로 농심이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4대강 사업이 가뭄에 무용지물임이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홍수는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는 한결같이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 방지에 무용지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히려 4대강 사업이 홍수피해를 높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작년 자료와 4대강 사업 시작 전의 자료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의 홍수피해 방지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폭우재해 취약지구와 지난 10년간 홍수피해가 큰 지역은 4대강 본류와 무관

지난 6월 19일 국토연구원 국가도시방재연구센터는 전국 229개 기초지방자치단체별 '폭우재해 취약성'을 분석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취약한 5등급 지역은 총 28곳이었다. 서울시 자치구 21곳과 부산시 중구, 경남 창원, 거제, 함안, 남해, 하동, 산청 등 남해안 지역이 포함됐다. 4등급도 50곳이었다. 서울의 나머지 4개 자치구와 수도권, 부산, 경남 일부 지역, 강원도 5곳(강릉·평창·정선·양구·인제), 전남 7곳(순천·광양·고흥·보성·장흥·강진·완도)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강우일자, 저지대지역, 아스팔트·콘크리트로 싸인 불투수층 면적, 산사태 위험, 호우 피해에 취약한 단독주택이나 반지하주택이 많은지 등을 종합해 평가 분석한 결과라 한다.

▲ 그림1. 전국 및 수도권 폭우재해 취약지구 ⓒ중앙일보

지도에서 보듯 이러한 연구결과는 폭우재해 취약지구가 사실상 4대강 본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취약지국인 4~5등급 지역은 강원도, 경기 북부, 남해안 일대에 위치함을 지도는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2007년 6월 21일 '맑은물포럼'과 '강살리기네트워크'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홍수피해의 악순환, 어떻게 막을 것인가' 토론회에서 심우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971년부터 2005년까지 35년 동안 최대 홍수 피해액을 보여준 지도와 일치한다. 이 지도는 홍수피해 잠재성 지표로 활용하는 데 사용된다고 심우배 책임연구원이 발표했었다. 붉은색과 주황색으로 표시된 이들 지역도 4대강 본류와 상관이 없는 지역이다.

▲ 그림2. 최대 홍수피해 지역 ⓒ심우배, 2007

그림1과 그림2를 비교해 보면, 실제 지난 35년 동안 홍수피해가 심했던 지역과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폭우 취약지구를 연구 분석결과가 일치하는 것이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은 사실상 홍수 피해가 많은 지역과 상관없는 곳에서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본류를 중심으로 진행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최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피해를 막는 데 전혀 도움이 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입만 열면, 4대강 사업이 홍수와 가뭄피해를 막는다고 자랑이다. 이 정도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이야기한 조고도 울고 갈 상황이다.


다가오는 장마와 집중호우 시기, 제2의 호국의 다리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까

작년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로 4대강 공사현장에서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4대강 곳곳에서 호안을 보호하기 위해 쌓아둔 사석이 물살에 쓸려 유실되었고, 제방을 덮었던 사석 매트리스의 철망이 훼손되었으며, 지천과 본류가 만나는 곳곳에서 하상보호공이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또한 역행침식이 곳곳에서 발생하였으며, 재퇴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또한 해평취수장의 취수용 구조물에 손상이 가 단수 사태가 벌어졌으며, 신진교에 이어, 왜관철교(호국의 다리)가 붕괴되었으며, 한천교가 붕괴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올해도 역행침식의 문제, 4대강 공사 구조물(하상/호안보호공, 사면, 댐 등)의 파손, 재퇴적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4대강 공사 대부분이 완공 허가가 났다는 점에서 올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대해 정부는 작년처럼 공사 중이라고 발뺌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다행히 아무런 피해 없이 올여름을 넘기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만에 하나 장마철 강우와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것이 4대강 본류에서 발생하는지, 아니면 지천이나 상류에서 발생하는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어떤 피해를 낳는지를 똑똑히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책무이다. 그 기록을 토대로 강을 4대강 공사 이전의 모습으로 돌려놓아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출처 : 가뭄 지나면 홍수, 4대강은 무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