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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교학사, 이명박 때 경제 선진화? 개가 웃을 일”

“교학사, 이명박 때 경제 선진화? 개가 웃을 일”
서울대 이준구 교수, 교학사 교과서 비판
MB정부 서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새누리 홍보책자에나 나올 구절” 꼬집어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 등록 : 2014.01.14 11:56 | 수정 : 2014.01.14 13:44


▲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갈무리.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친일·독재 미화’로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정면으로 비판한 글이 시간이 흐를수록 에스엔에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국사 교과서 편향 논란-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교학사 교과서의 서술 부분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가 ‘안보를 보다 확실히 하고 경제를 선진화한다는 목표를 가졌다’라고 서술한 것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친절한 설명은 새누리당 홍보책자에나 나올 구절 아닌가요”라며 “문제는 과연 그런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느냐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우선 안보의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 때가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만든 때가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를 선진화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가 선진화된 구석이 단 하나라도 알고 있으면 얘기해 보라”고 비판했다. 또 교학사 교과서의 ‘2012년 20-50 클럽에 세계 7번째로 들어가게 되었다’라는 구절에 대해서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며 “경제학을 전공한다 하는 나 자신도 20-50 클럽이라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는 2012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에 도달했다며 ‘20-50클럽’에 가입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

이 교수는 “만약 정직한 교과서를 쓰기로 했다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이렇게 썼어야 마땅한 일”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747이란 허황된 공약을 내세워 정권을 잡았지만, 결국 집권 5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 2.9%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거둔 채 퇴장하고 말았다”라며 “이 수치는 경제상황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노무현 정부 5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 4.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고 서술했다. 그는 또 “경제살리기란 명목으로 추진한 부자감세정책과 친재벌정책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양상을 보이던 양극화에 기름을 들이붓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표현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만약 나더러 국사 교과서를 집필하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구절을 꼭 추가하고 말 것”이라며 추가할 항목으로 4대강 사업과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꼽았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그는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사업이란 대규모 토목사업을 강행함으로써 우리 국토 전체의 생태계에 회복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불과 몇 개월이란 짧은 준비기간만을 거쳐 공사를 시작함으로써 숱한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무모한 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은 아직도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우리 역사상 이렇도록 무모하고 파괴적이며 낭비적인 토목사업은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될 것” 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국정원 개입과 관련해서도 “또한 사회적 측면에서는 언론을 장악하고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을 사조직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한 결과 사회의 기강이 극도로 문란해지게 되었다. 특히 정권 말기 차기 대통령 선거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건은 우리 민주헌정사의 큰 치욕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적시했다.

이 교수는 이후 추가로 게시판에 댓글을 달아 ‘20-50클럽 가입’에 대해 좀더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20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라는 뜻이라는데, 그건 MB가 대통령 되기도 전인 2007년에 이미 달성되었다”고 지적한 뒤 “50은 인구가 5천만명이란 뜻이라는데, 인구가 그 정도로 커졌다는 게 뭐 큰 자랑거리라도 되나”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니까 MB가 대통령 되고 인구가 5천만을 돌파했다는 게 유일한 자랑거리라는 뜻인가 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13일 댓글을 통해 “이렇게 문제점이 많은 교과서가 외면을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정부, 여당은 외압 때문이었다고 엉뚱한 핑계를 댄다”며 “그걸로도 모자라 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나 하고”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의 글에 대해 “자학사관 자학사관 하는데 자학사관은 교학사교과서같은 사관이다. 조선을 폄훼하고 일제시대를 치켜세우는게 어떻게 자학사관의 극복이라는건지”라는 글들이 댓글로 달려 있다. 한 트위터리언(@za****)은 “개념 충만한 좋은 글”이라고 추천을 권했으며, 다른 트위터리언(@ch*****)은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뿐이 아니네. 아주 거짓말을 늘어놓았구만”이라고 비판했다.

▷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게시판 글 바로보기

아래는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문 입니다.

제목 : 국사 교과서 편향 논란 -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에 있는 스캔은 오늘 아침 C일보에 난 기사 중 일부입니다.
교과서에 따라 각 정권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는 취지의 기사인데, 이걸 보면 요즈음 물의를 빚고 있는 교학사의 국사 교과서가 얼마나 자기 입맛대로 왜곡, 편향된 설명을 하고 있는지가 바로 드러납니다.

우선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보면, "국회에서 탄핵을 받기도 하였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것에 대한 역사적 진실은 그 탄핵 결의가 당파적 이익을 추구하는 다수당의 횡포였다는 법원과 국민의 심판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을 모르는 어린 학생이 이 책만 보면 노무현 정부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줄 알기 십상 어닙니까?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 판결을 받았다."는 대목도 편파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때 일어난 수많은 사건 중 이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십니까?
소위 역사를 쓴다는 자들이 자기 입맛대로 사건의 비중을 크게도 작게도 만든다면 도대체 역사란 것이 소설과 무엇이 다를 바 있겠습니까?

그리고 위헌 "판결"이란 말은 잘못된 표현 아닌가요?
내가 알기로는 위헌 "결정"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인데요.
어린 학생을 교육하는 사람이라면 단 하나의 표현이라도 신경을 써서 올바른 교육을 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대북유화책이 두드려져 안보에는 소홀했다."는 구절은 노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다는 근거없는 헛소문을 퍼뜨린 새누리당 의원들의 말과 무엇이 다를 바 있겠습니까?
새누리당이 당원 교육용 책자를 만든다면 이런 왜곡 평가를 실어도 어찌 할 수 없지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어린 학생을 상대로 한 국사 책입니다.
안보에 소홀했다면 그때 국방을 맡고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총을 놓고 오락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그 다음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를 보기로 하지요.
"안보를 보다 확실히 하고 경제를 선진화한다는 목표를 가졌다."라는 필요 이상으로 친절한 설명은 새누리당 홍보책자에나 나올 구절 아닌가요?
정권을 잡는 사람이 무슨 말인들 못하겠어요?
문제는 과연 그런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느냐에 있지요.

내가 기억하기로는 안보의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 때가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만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비록 북측이 원인을 제공했다 해도 국민이 안보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불안하게 느낀 것이 지난 6년이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햇볕정책의 공과에 대해 여러 가지로 말이 많지만, 그 덕분에 전쟁 걱정 하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은 부정하기 힘들지요.

경제를 선진화한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가 선진화된 구석이 단 하나라도 알고 있으면 얘기해 보십시오.

"2012년 20-50 클럽에 세계 7번째로 들어가게 되었다."라는 구절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걸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G20회의의 경제파급효과과 40조원이다."라는 이명박 정부의 사기 홍보 생각이 나서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비슷한 수법을 쓰고 있는 것 같아서요.)

소위 경제학을 전공한다 하는 나 자신도 20-50 클럽이라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만큼 의미가 없는 사항이고 이명박 정부를 찬양하기 위해 그토록 의미없는 사항을 꺼내들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문제인 것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닌데,이런 시시한 것까지 들먹이면 정작 배워야 할 것은 배울 수가 없는 법이지요.

만약 정직한 교과서를 쓰기로 했다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이렇게 썼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747이란 허황된 공약을 내세워 정권을 잡았지만, 결국 집권 5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 2.9%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거둔 채 퇴장하고 말았다.
이 수치는 경제상황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노무현 정부 5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 4.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그 탓을 돌리고 있지만 구차한 변명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더군다나 경제살리기란 명목으로 추진한 부자감세정책과 친재벌정책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양상을 보이던 양극화에 기름을 들이붓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쓴 이명박 정부의 평가가 훨씬 더 현실과 부합한다고 느끼지 않으십니까?
만약 나더러 국사 교과서를 집필하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구절을 꼭 추가하고 말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사업이란 대규모 토목사업을 강행함으로써 우리 국토 전체의 생태계에 회복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불과 몇 개월이란 짧은 준비기간만을 거쳐 공사를 시작함으로써 숱한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무모한 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은 아직도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우리 역사상 이렇도록 무모하고 파괴적이며 낭비적인 토목사업은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구절도 반드시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회적 측면에서는 언론을 장악하고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을 사조직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한 결과 사회의 기강이 극도로 문란해지게 되었다.
특히 정권 말기 차기 대통령 선거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건은 우리 민주헌정사의 큰 치욕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출처 : “교학사, 이명박 때 경제 선진화? 개가 웃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