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포상금 1억2000만 원의 불편한 진실
[참언론 모니터] <매일><조선> '제보자' 추적...'지역기자 30여명 명단'은?
[오마이뉴스] 허미옥 기자 | 12.02.28 14:51 | 최종 업데이트 12.02.28 15:03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신고자'의 신분을 정말 보호해주는 것일까요?
언론은 '지역언론사 기자 30명 명부'를 왜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요?
2월 중순, 눈이 번뜩이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역대 최고 신고포상금 1억 2000여만 원을 지급했다는 것인데요. 총선 예비후보자가 신고자 A씨에게 제공한 금품은 현금 100만 원인데, 포상금은 그 120배나 된다는 것.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 선관위 포상금은 '착한 로또'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언론의 관심은 포상금이 '역대 최고'라는 것이었고, 몇몇 집요한(?) 언론은 이 포상금 대상자가 누군지를 끝까지 추적했습니다.
<매일신문>, <조선일보> 제보자만 추적
'역대 최고'라는 포상금액 때문인지 몰라도 해당 인물이 누군지 궁금하긴 했었습니다. 물론 돈봉투 사건으로 정치권이 떠들썩하고 박희태 국회의장이 사직서를 쓴 상황에서 지역에서 돈 봉투를 돌린 간 큰(?) 예비후보가 누군지도 알고 싶었는데요.
금품을 돌린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문경예천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권여당원일 뿐만 아니라 특정 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해당 인물을 추적하는 언론은 거의 없었습니다.
어쨌든 <조선일보>와 <매일신문>의 경쟁적 취재 속에 '신고 제보자'의 윤곽은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 2월 16일 '선관위 포상금 1억 2000만원, 주인공은 방송국 기자'와 <매일신문> 15일자 '선거 돈봉투 신고하고 '돈벼락'/방송사 기자 100만원 신고 1억 2천만원 포상금'을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친절(?)하게 해당 인물의 성까지 공개하고, 당사자를 인터뷰하는 끈질김(?)도 보였습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선거법 위반사례신고>에는 <신고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합니다>라고 제시되어 있는데요. 이 제보자가 밝혀진 계기가 선관위에서 정보를 제공했는지, 아니면 언론사의 과도(?)한 취재 때문인지 그 진위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사례 신고자의 신분이 이렇게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중앙선관위의 정책은 '진정한 내부자 고발', '선거불탈법 방지'효과는 묘연할 뿐이며, 포상금만 노리는 특정 집단의 양성화에 기여할 뿐입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점이죠.
'지역언론사 기자 30명 명부', 왜 외면했을까?
<조선일보>의 이런 집요함이 얄밉긴 하지만, 그래도 해당 기사를 읽고 있으면 다른 언론에서 거론하지 않는 주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매일신문>이 그 인물에만 집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인데요.
<조선일보> 2월 16일 '선관위 포상금 1억 2000만원, 주인공은 방송국 기자'에 따르면,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구속된 자들의 자료에서 "타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단서가 발견돼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구속된 박씨의 차량에서 이 지역 언론사 기자 30여 명의 이름이 적힌 명부를 발견했다. 이름 옆에는 O,X 표시가 있었고 살포한 금액 액수로 추정되는 숫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 2월 16일
그렇다면,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하나 더 추가됩니다. 첫째는 포상금을 받은 인물이 누구? 두번째는 이 엄중한 시기에 돈봉투를 돌리 인물은 누구? 마지막으로 지역기자 30여 명의 명단 중 'O'표를 받은 기자는 누구?
현재 지역 언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언론은 이 내용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가 홈페이지에 제시한 보도자료는 <증거물 사진 및 동영상 (별도제공)>이라고 제시되어있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인 저는 이 자료를 볼 수 없습니다.
언론은 왜 '지역언론사 기자 30명이 적힌 명부'를 덮어둔 것일까요?
대구경북선거가 재미없다고 합니다. 인물도 없고, 쟁점도 없고, 표심의 변화도 없고.
근데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보면 유권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이슈는 꽤나 많습니다. 그런데 언론사들이 자신들만의 '끈끈한 담합' 정신을 발휘해 유권자의 관심을 무디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신고포상금 1억 2000만 원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침묵의 카르텔'이라고만 규정하기엔 너무나 애매한 상황. 개그콘서트 황현희씨나 사마귀 유치원 최효종씨라도 불러서 물어봐야겠습니다.
출처 : 신고포상금 1억2000만 원의 불편한 진실
[참언론 모니터] <매일><조선> '제보자' 추적...'지역기자 30여명 명단'은?
[오마이뉴스] 허미옥 기자 | 12.02.28 14:51 | 최종 업데이트 12.02.28 15:03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신고자'의 신분을 정말 보호해주는 것일까요?
언론은 '지역언론사 기자 30명 명부'를 왜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요?
▲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도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2월 중순, 눈이 번뜩이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역대 최고 신고포상금 1억 2000여만 원을 지급했다는 것인데요. 총선 예비후보자가 신고자 A씨에게 제공한 금품은 현금 100만 원인데, 포상금은 그 120배나 된다는 것.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 선관위 포상금은 '착한 로또'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언론의 관심은 포상금이 '역대 최고'라는 것이었고, 몇몇 집요한(?) 언론은 이 포상금 대상자가 누군지를 끝까지 추적했습니다.
<매일신문>, <조선일보> 제보자만 추적
▲ 매일신문 2012년 2월 15일자 8면 매일신문 2012년 2월 15일자 8면 ⓒ 매일신문 |
'역대 최고'라는 포상금액 때문인지 몰라도 해당 인물이 누군지 궁금하긴 했었습니다. 물론 돈봉투 사건으로 정치권이 떠들썩하고 박희태 국회의장이 사직서를 쓴 상황에서 지역에서 돈 봉투를 돌린 간 큰(?) 예비후보가 누군지도 알고 싶었는데요.
금품을 돌린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문경예천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권여당원일 뿐만 아니라 특정 출판사 대표이기도 한 해당 인물을 추적하는 언론은 거의 없었습니다.
어쨌든 <조선일보>와 <매일신문>의 경쟁적 취재 속에 '신고 제보자'의 윤곽은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 2월 16일 '선관위 포상금 1억 2000만원, 주인공은 방송국 기자'와 <매일신문> 15일자 '선거 돈봉투 신고하고 '돈벼락'/방송사 기자 100만원 신고 1억 2천만원 포상금'을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친절(?)하게 해당 인물의 성까지 공개하고, 당사자를 인터뷰하는 끈질김(?)도 보였습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선거법 위반사례신고>에는 <신고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합니다>라고 제시되어 있는데요. 이 제보자가 밝혀진 계기가 선관위에서 정보를 제공했는지, 아니면 언론사의 과도(?)한 취재 때문인지 그 진위는 알 수 없습니다.
▲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하지만 선거법 위반사례 신고자의 신분이 이렇게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중앙선관위의 정책은 '진정한 내부자 고발', '선거불탈법 방지'효과는 묘연할 뿐이며, 포상금만 노리는 특정 집단의 양성화에 기여할 뿐입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점이죠.
'지역언론사 기자 30명 명부', 왜 외면했을까?
<조선일보>의 이런 집요함이 얄밉긴 하지만, 그래도 해당 기사를 읽고 있으면 다른 언론에서 거론하지 않는 주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매일신문>이 그 인물에만 집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인데요.
<조선일보> 2월 16일 '선관위 포상금 1억 2000만원, 주인공은 방송국 기자'에 따르면,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구속된 자들의 자료에서 "타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단서가 발견돼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입니다.
▲ 조선일보 2012년 2월 16일자 4면 조선일보 2012년 2월 16일자 4면 ⓒ 조선일보 |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구속된 박씨의 차량에서 이 지역 언론사 기자 30여 명의 이름이 적힌 명부를 발견했다. 이름 옆에는 O,X 표시가 있었고 살포한 금액 액수로 추정되는 숫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 2월 16일
그렇다면,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하나 더 추가됩니다. 첫째는 포상금을 받은 인물이 누구? 두번째는 이 엄중한 시기에 돈봉투를 돌리 인물은 누구? 마지막으로 지역기자 30여 명의 명단 중 'O'표를 받은 기자는 누구?
현재 지역 언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언론은 이 내용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가 홈페이지에 제시한 보도자료는 <증거물 사진 및 동영상 (별도제공)>이라고 제시되어있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인 저는 이 자료를 볼 수 없습니다.
언론은 왜 '지역언론사 기자 30명이 적힌 명부'를 덮어둔 것일까요?
대구경북선거가 재미없다고 합니다. 인물도 없고, 쟁점도 없고, 표심의 변화도 없고.
근데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보면 유권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이슈는 꽤나 많습니다. 그런데 언론사들이 자신들만의 '끈끈한 담합' 정신을 발휘해 유권자의 관심을 무디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신고포상금 1억 2000만 원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침묵의 카르텔'이라고만 규정하기엔 너무나 애매한 상황. 개그콘서트 황현희씨나 사마귀 유치원 최효종씨라도 불러서 물어봐야겠습니다.
출처 : 신고포상금 1억2000만 원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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