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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김무성의 집안…적산기업 불하 받아 전남방직 만들어

김무성의 집안…적산기업 불하 받아 전남방직 만들어
[토요판] 커버스토리 / 김무성과 아버지 김용주
천막당사 이후 ‘염창동 당사’…그 건물주는 아버지의 ㈜전방

[한겨레] 김의겸 선임기자 | 등록 : 2015-07-31 20:41 | 수정 : 2015-08-01 10:5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집안은 우리 사회의 주류 가문이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 대표의 부친 김용주는 1905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뒤 당시로는 드물게 부산상고를 나와 포항에서 사업 기반을 닦는다. 해방과 전쟁이라는 시련이 닥치나 오히려 사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다. 그는 미군정청의 신임을 받아 1945년 9월 하순께 적산기업인 조선우선주식회사의 관리인이 됐다가 아예 불하를 받아 대한선주(훗날 한진해운에 인수)로 개명한 뒤, 1979년에는 첫 ‘1억달러 운임의 탑’을 수상하는 해운기업으로 키워낸다. 또 전쟁 중인 1951년 11월에는 조선 4대 방직회사 가운데 하나였던 적산기업 가네보방직 광주공장을 미군정 통역관 출신의 김형남과 함께 불하받았다가 각기 일신방직과 전남방직으로 나눠 가지게 된다.

1950년대 대규모 기업 23곳 가운데 10곳은 적산기업을 불하받음으로써 재벌로 성장하게 되는데 김용주의 전남방직도 그 10곳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설경동(대한그룹), 김성곤(금성그룹), 김지태(한국생사그룹), 박두병(동양맥주), 김종희(한국화약)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전쟁 직후 재벌 형성의 동력이 된 건 미국의 원조자금이었다. 전후 국내에 들어온 원조자금은 당시 국내총생산의 3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전남방직을 포함해 태창방직, 금성방직, 경성방직, 선경직물 등 당시 대표적인 방직기업들은 전쟁 중 파괴된 공장시설을 복구하는 데 원조자금을 많이 배정받았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가계도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김용주의 전남방직은 1950년대
재벌로 성장한 10대 기업 중 하나
장면 정부서 집권여당 원내대표
‘2대째 여당 원내대표’ 최초 사례

김무성은 현대 현정은의 외삼촌
매형 현영원의 부친은 일제 때
갑부 현준호로 반민특위에 피소
형 김창성은 아버지 가업 물려받아



김용주는 이후 정계에 진출해 1960년 장면 정권에서 집권당인 민주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지내다 박정희 소장이 주도한 5·16 쿠데타로 짧은 의원직을 마감하게 된다. 그래도 아버지와 아들이 집권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경우는 김용주-김무성(2010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부자가 전무후무하다. 김용주는 이후 대한방직협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초대 회장 등을 지내는데 이 또한 기록을 세운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낸 경우는 김용주(1970년 초대 회장)-김창성(김무성 대표의 형, 1997년 3대 회장) 부자가 유일하다.

김무성 대표의 집안 형제들은 화려한 혼맥을 통해 정계, 법조계, 언론계 등으로 인연을 넓혀간다. 김 대표의 누나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은 현영원 신한해운 회장과 결혼하는데, 매형 현영원의 부친은 일제 강점기 호남은행을 설립할 정도로 갑부인 현준호다. 현준호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에 반민족행위자의 한 사람으로 기소되기도 한 인물이다.

누나 김문희는 딸 넷을 뒀는데 둘째 딸 현정은이 현대가 정몽헌과 결혼해 지금 현대그룹 회장으로 있다. 그러니 김무성은 현정은의 외삼촌인 것이다.

김무성의 형 김창성은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았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을 피하기 위해 여의도에 천막당사를 차렸다. 이후 서울 염창동에 당사를 마련해 들어갔는데 ‘염창동 당사’ 건물주가 ㈜전방이었다. 김창성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의 부인 최양옥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는 최치환 전 의원의 딸이다. 최 전 의원은 서울시 경찰국장, 이승만 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뒤 5대 때부터 시작해 국회의원을 5번 지낸 인물이다.

김 대표의 부친 김용주는 5·16 뒤 군사정권에 붙잡혀가 조사를 받고 나와서 자식들을 앉혀놓고 ‘내가 사업을 하다가 정치라는 외도를 해봤는데 이게 해보니까 우리 집안 사람들 성격하고는 안 맞는다. 너희는 절대 정치할 생각 마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김 대표는 스스로를 우리 집안의 돌연변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집안 내력을 따라가 보면 정치인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어색해 보일 정도다.


출처  김무성의 집안…적산기업 불하 받아 전남방직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