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롯데는 한국 기업일까? 일본 기업일까?
‘경영권 분쟁’ 계기로 뜨거워진 ‘국적’ 논란
임금·세금은 한국에, 배당금은 일본에
신격호 부자 모두 한국 국적이지만
지주사 호텔롯데 99%가 일본 지분
“한국에서 벌어 일본 수혜 비판” 지적
롯데 “국내 수익은 국내 재투자” 반박
[한겨레] 김미영 기자 | 등록 : 2015-08-02 17:48 | 수정 : 2015-08-03 16:57
롯데는 한국 기업일까, 일본 기업일까?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해 한국에서 사세를 확장한 롯데의 ‘국적’을 두고 논란이 다시 뜨겁다.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국적을 취득한 일이 없다. 일본 쪽 경영을 맡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한국 경영을 맡은 차남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은 한때 한국과 일본 국적 모두를 갖고 있었으나, 1990년대 이후 일본 국적은 버리고 한국 국적만 갖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와 광윤사가 일본 법인이라는 점이다.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는 호텔롯데인데,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일본 롯데계열의 투자회사가 80.21% 등 대부분을 일본 쪽이 갖고 있다. 여기에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국내 언론과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고, 부자간의 대화나 문서에 일본어와 일본식 이름을 쓴 것이 논란을 키웠다.
롯데의 국적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세운 기업이니 한국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한국에서는 국내에서 번 돈을 일본에 가져다준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가 보유한 지분에 따른 최소한의 배당금만 지급하고 있을 뿐 국내에서 거둔 수익은 거의 100% 국내에서 재투자되고 있다”는 말로, 국적 논란은 의미없다고 주장한다.
외국 자본이 이윤을 추구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소유구조만으로 어느 나라의 기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김승옥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1월5일 발표한 자유경제원 기업가연구회 보고서에서 “1994년 이후 거시경제 지표로 국민총생산(GNP)을 사용하지 않고 국내총생산(GDP)을 사용한다”며 “그 이유는 어느 나라 소유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임금과 주주 이익, 세금의 형태로 배분한다. 주주의 국적지보다 기업이 터잡고 있는 나라에 더 많은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롯데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한국 롯데는 연매출이 83조원으로 계열사가 80개에 이른다. 그러나 일본 롯데는 2013년 기준 연매출 5조9000억원에, 계열사도 37개로 알려져 있다. 종업원 수에서도 한국 롯데가 월등하다. 한국 롯데는 현재 국내외 합쳐 18만명이고, 현재 수치는 공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는 일본 롯데는 2013년 기준 약 4500명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롯데 전체로 볼 때 한국에 기여한 것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가 일본 법인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논란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금과 세금은 기업이 위치한 국가의 노동자와 정부에 돌아가지만 기업이 거둔 이윤은 주주의 몫이고, 결국 주주의 국적지로 이전되기 쉽다. 한국 롯데가 거둔 수익을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쪽 투자회사가 그동안 배당으로 가져가지 않았다고 해도, 보유 주식가치로 쌓여 있다. 그것은 일본 주주들의 몫이다.
출처 ‘형제의 난’ 롯데는 한국 기업일까? 일본 기업일까?
‘경영권 분쟁’ 계기로 뜨거워진 ‘국적’ 논란
임금·세금은 한국에, 배당금은 일본에
신격호 부자 모두 한국 국적이지만
지주사 호텔롯데 99%가 일본 지분
“한국에서 벌어 일본 수혜 비판” 지적
롯데 “국내 수익은 국내 재투자” 반박
[한겨레] 김미영 기자 | 등록 : 2015-08-02 17:48 | 수정 : 2015-08-03 16:57
▲ 서울 을지로의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윤운식 기자 |
롯데는 한국 기업일까, 일본 기업일까?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해 한국에서 사세를 확장한 롯데의 ‘국적’을 두고 논란이 다시 뜨겁다.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국적을 취득한 일이 없다. 일본 쪽 경영을 맡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한국 경영을 맡은 차남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은 한때 한국과 일본 국적 모두를 갖고 있었으나, 1990년대 이후 일본 국적은 버리고 한국 국적만 갖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와 광윤사가 일본 법인이라는 점이다.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는 호텔롯데인데,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일본 롯데계열의 투자회사가 80.21% 등 대부분을 일본 쪽이 갖고 있다. 여기에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국내 언론과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고, 부자간의 대화나 문서에 일본어와 일본식 이름을 쓴 것이 논란을 키웠다.
롯데의 국적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세운 기업이니 한국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한국에서는 국내에서 번 돈을 일본에 가져다준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가 보유한 지분에 따른 최소한의 배당금만 지급하고 있을 뿐 국내에서 거둔 수익은 거의 100% 국내에서 재투자되고 있다”는 말로, 국적 논란은 의미없다고 주장한다.
▲ 왼쪽부터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와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 (이종근 기자·한겨레 자료사진) |
외국 자본이 이윤을 추구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소유구조만으로 어느 나라의 기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김승옥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1월5일 발표한 자유경제원 기업가연구회 보고서에서 “1994년 이후 거시경제 지표로 국민총생산(GNP)을 사용하지 않고 국내총생산(GDP)을 사용한다”며 “그 이유는 어느 나라 소유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임금과 주주 이익, 세금의 형태로 배분한다. 주주의 국적지보다 기업이 터잡고 있는 나라에 더 많은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가 일본 법인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논란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 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금과 세금은 기업이 위치한 국가의 노동자와 정부에 돌아가지만 기업이 거둔 이윤은 주주의 몫이고, 결국 주주의 국적지로 이전되기 쉽다. 한국 롯데가 거둔 수익을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쪽 투자회사가 그동안 배당으로 가져가지 않았다고 해도, 보유 주식가치로 쌓여 있다. 그것은 일본 주주들의 몫이다.
출처 ‘형제의 난’ 롯데는 한국 기업일까? 일본 기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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