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4년 ‘경제’ 평가… 시민들은 이렇게 본다
[경향신문] 오창민 기자 | 입력 : 2012-02-22 21:33:09 | 수정 : 2012-02-22 21:33:09
지난 4년간 정부의 경제정책이 큰 성과를 거뒀다는 MB 측근들의 평가와 달리 서민들은 한결같이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주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때문에 장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하소연했고, 회사원은 4년 전보다 실질소득이 크게 줄어 노후대비는 생각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자는 ‘취업 걱정 없는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골목까지 진출한 기업형 슈퍼마켓(SSM) 때문에 매출이 떨어져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 주부 - 물가 폭등에 기름값 올라 차도 안 굴려
김성숙(59·주부)
어제 시장에 갔는데 갈치 한 마리에 3만5000원이었다. 입이 딱 벌어졌다. 예전에는 좋은 것도 2만원이면 샀다. 결국 5000원짜리 동태를 사왔다. 5만원은 있어야 4식구 좀 먹을 만하게 차리는데, 1만~2만원 가지고는 밥에 국만 먹어야 한다.
단독주택에 3세대, 13명이 사는데 지난해 여름 수도요금이 12만원을 넘었다. 2년 전에는 9만원이었다. 지난달 도시가스비는 우리집만 27만원이 나왔다. 남편이 당뇨로 20년째 병원에 다니는데 올해 또 의료수가가 올라서 병원비도 더 든다. 당뇨신발을 사려 했다가 보험 적용이 안되고 70만원이나 해 못 샀다.
연극, 영화도 좋아하지만 포기한 지 오래됐고 기름값이 올라 차도 거의 굴리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병원비, 의료비가 제일 문제다. FTA도 여기저기와 하던데 의료보험비가 오를 수도 있고, 나중에 어떤 상황이 올지 몰라 가장 두렵다.
■ 구직자 - 백수생활 정신적·경제적으로 힘들어
주현아씨(26·구직자)
이달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취업하지 못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고 싶은 직종이 있어서 참고 공부하고 있지만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심하다. 일반 기업에 가려는 한 친구가 지난해 9월쯤 자신이 지원할 회사 내역을 보여줬다. 한 달에 30곳 정도 되는 리스트를 보여주며 허탈해했다. 그렇게 해서 한 곳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취업이 안된 상태에서 졸업하면 오히려 취업이 힘들다며 불안해한다. 대학원 졸업생은 더 힘들다. 정신적으로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힘들다. 수입이 없는 무직자이지만 생활비는 꼬박꼬박 들어간다. 공대나 이과대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따야 할 자격증도 많다. 이 때문에 학원비나 어학시험 응시료 등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열심히 하면 취업 걱정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자영업자 - 근거리 기업형 슈퍼…매출 40% 줄어
윤기희씨(44·슈퍼마켓 관리인)
서울 양재동에서 4년 전 문을 연 슈퍼마켓의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일하는 곳에서 20m 거리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나흘 전 개점했다. SSM이 아직 오픈 세일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 슈퍼마켓 매출은 40% 가까이 줄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잠을 못 이루고 있다. 한때 일평균 매출이 1000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경기가 죽으면서 최근에는 600만~700만원으로 줄었다. 하루 매출이 400만원도 안되는 날이 허다하다. 물품구매비에 임차료, 각종 세금과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빼면 적자를 면하기 힘들다. 정부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좋은 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재벌들이 이렇게 묻지마식으로 골목상권을 싹쓸이하는데 정부는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줘야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살 수 있다.
■ 회사원 - 소득 줄어 삼겹살 한 번 먹기도 어려워
문우성씨(43·회사원)
보험사에 다니고 있다. 2007년엔 매달 400만~500만원쯤 벌었다. 지금 수입은 당시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물가 인상분 등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더 크게 줄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 교육비를 빼고나면 식구들이 모여 한 달에 한 번 삼겹살 먹기도 힘들다. 지난 4년 동안 경제가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은 1년도 별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경기도 평택에 아파트 한 채 마련하느라 모아놓은 돈을 다 썼다. 앞으로가 더 걱정스럽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는데 직장생활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불안한 미래 때문에 가입하는 게 보험 상품이지만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판매가 잘 안된다. 노후 보장용 연금 상품에 가입하라고 고객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정작 내 노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출처 : MB 4년 ‘경제’ 평가… 시민들은 이렇게 본다
[경향신문] 오창민 기자 | 입력 : 2012-02-22 21:33:09 | 수정 : 2012-02-22 21:33:09
지난 4년간 정부의 경제정책이 큰 성과를 거뒀다는 MB 측근들의 평가와 달리 서민들은 한결같이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주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때문에 장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하소연했고, 회사원은 4년 전보다 실질소득이 크게 줄어 노후대비는 생각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자는 ‘취업 걱정 없는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골목까지 진출한 기업형 슈퍼마켓(SSM) 때문에 매출이 떨어져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 주부 - 물가 폭등에 기름값 올라 차도 안 굴려
김성숙(59·주부)
어제 시장에 갔는데 갈치 한 마리에 3만5000원이었다. 입이 딱 벌어졌다. 예전에는 좋은 것도 2만원이면 샀다. 결국 5000원짜리 동태를 사왔다. 5만원은 있어야 4식구 좀 먹을 만하게 차리는데, 1만~2만원 가지고는 밥에 국만 먹어야 한다.
단독주택에 3세대, 13명이 사는데 지난해 여름 수도요금이 12만원을 넘었다. 2년 전에는 9만원이었다. 지난달 도시가스비는 우리집만 27만원이 나왔다. 남편이 당뇨로 20년째 병원에 다니는데 올해 또 의료수가가 올라서 병원비도 더 든다. 당뇨신발을 사려 했다가 보험 적용이 안되고 70만원이나 해 못 샀다.
연극, 영화도 좋아하지만 포기한 지 오래됐고 기름값이 올라 차도 거의 굴리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병원비, 의료비가 제일 문제다. FTA도 여기저기와 하던데 의료보험비가 오를 수도 있고, 나중에 어떤 상황이 올지 몰라 가장 두렵다.
■ 구직자 - 백수생활 정신적·경제적으로 힘들어
주현아씨(26·구직자)
이달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취업하지 못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고 싶은 직종이 있어서 참고 공부하고 있지만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심하다. 일반 기업에 가려는 한 친구가 지난해 9월쯤 자신이 지원할 회사 내역을 보여줬다. 한 달에 30곳 정도 되는 리스트를 보여주며 허탈해했다. 그렇게 해서 한 곳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취업이 안된 상태에서 졸업하면 오히려 취업이 힘들다며 불안해한다. 대학원 졸업생은 더 힘들다. 정신적으로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힘들다. 수입이 없는 무직자이지만 생활비는 꼬박꼬박 들어간다. 공대나 이과대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따야 할 자격증도 많다. 이 때문에 학원비나 어학시험 응시료 등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열심히 하면 취업 걱정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자영업자 - 근거리 기업형 슈퍼…매출 40% 줄어
윤기희씨(44·슈퍼마켓 관리인)
서울 양재동에서 4년 전 문을 연 슈퍼마켓의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일하는 곳에서 20m 거리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나흘 전 개점했다. SSM이 아직 오픈 세일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 슈퍼마켓 매출은 40% 가까이 줄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잠을 못 이루고 있다. 한때 일평균 매출이 1000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경기가 죽으면서 최근에는 600만~700만원으로 줄었다. 하루 매출이 400만원도 안되는 날이 허다하다. 물품구매비에 임차료, 각종 세금과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빼면 적자를 면하기 힘들다. 정부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좋은 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재벌들이 이렇게 묻지마식으로 골목상권을 싹쓸이하는데 정부는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줘야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살 수 있다.
■ 회사원 - 소득 줄어 삼겹살 한 번 먹기도 어려워
문우성씨(43·회사원)
보험사에 다니고 있다. 2007년엔 매달 400만~500만원쯤 벌었다. 지금 수입은 당시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물가 인상분 등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더 크게 줄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 교육비를 빼고나면 식구들이 모여 한 달에 한 번 삼겹살 먹기도 힘들다. 지난 4년 동안 경제가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은 1년도 별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경기도 평택에 아파트 한 채 마련하느라 모아놓은 돈을 다 썼다. 앞으로가 더 걱정스럽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는데 직장생활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불안한 미래 때문에 가입하는 게 보험 상품이지만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판매가 잘 안된다. 노후 보장용 연금 상품에 가입하라고 고객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정작 내 노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출처 : MB 4년 ‘경제’ 평가… 시민들은 이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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